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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역사 엑스포로 국사 교육 새로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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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종 전 원광대학교 총장

북애자(北崖子)라는 별호로만 알려진 분이 있다. 조선 숙종 원년(1675)에 규원사화(揆園史話)라는 역사책을 펴낸 분이다. 나라의 줏대를 살린 역사책이 없는 상황을 개탄하며 우리나라의 상고시대와 단군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조선을 지배한 학자 관료들은 대부분 소 중화(小中華)주의자들이었다. 민족의 줏대를 버리고 중국 사람의 일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세하는 사대주의자들이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미국의 지역사회로 생각하는 잘못된 지배 세력과 같다. 북애자는 이들이 중국의 역사와 고전만을 숭상하고 교육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민족의 근본정신을 바로 세우자는 뜻을 세웠다. 그 당시까지 전해 내려오는 역사책들을 찾아내어 ‘규원사화’를 펴냈다. 규원사화의 글 중에 한 대목을 인용한다. 북애자가 여러 선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상고시대와 단군 시대에 우리 민족이 강성하여 중국 민족을 지배하였다. 공자가 ‘춘추’를 저술한 목적이 조선의 위엄을 상대하여 중국 민족이 살아날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여기서 중국을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친다는 말이 나왔다.” 공자도 조선을 큰 나라로 여겼다는 말이다. 이 말을 하니 냉소하는 사람과 놀라는 사람도 있고, 그렇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자기 말이 옳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은 자기를 미친놈이라고 하니 탄식할 노릇이라고 하였다. (명지대학문고 10. 규원사화. 신학균 옮김. 참조) 

오늘날의 강단사학자들은 당시의 사대주의자들처럼 이 책을 가짜라고 한다. 사료적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사대주의의 나쁜 지적 유전자가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하다 보니 정부에 국사편찬위원회는 설치되어 있지만, 국민의 보편 교재로서의 국사(國史)는 없다. 식민사학자들이 지배하고, 민족사학은 재야사학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슬픈 것은 자기를 미국인처럼 생각하고, 자기를 일본인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지배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 굴종하는 것이 국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민족의 줏대를 세우는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현 정부의 대일 외교 참사도 일어난 것이다.

대일 굴욕외교를 질타하는 사이에 부안에 독도체험관을 개관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어서 새만금에서 역사 엑스포를 열자고 제안한다.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장을 만들자는 것과 문화슬기모(콘텐츠)사업을 일으키자는 두 가지 차원에서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를 개최한 뒤 그 장소에서 '세계역사 박람회(엑스포)'를 열자는 것이다. 세계 주요국의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을 만들고 전시는 디지털 기술로 하는 것이다. 각 나라 간에 역사전쟁을 하고 있는 만큼, 이 공간에서는 “역사 중립지대”로 가자고 합의하는 것도 필수다. 역사 중립지대가 세계평화의 출발지가 될 수 있다. 각 나라의 역사관들 사이에 산책 공간과 숙박시설도 만들어 관광산업의 기반으로도 활용한다. 휴양지로서의 조건을 갖춘 변산반도이기 때문에 세계적 휴양지로서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반만년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연구와 교육의 계기를 획기적으로 마련할 수도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활동이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사 연구와 교육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도종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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