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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합격자 번복 사태, 재발방지 근본 대책을

전북지역 모 공립 직업계 고교가 2024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합격자를 번복하는 소동을 일으켜 논란이다. 이 학교는 최근 1차 합격자 명단을 발표한 후 이틀 만에 13명에 대한 합격을 취소하고, 재공지를 통해 다른 13명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수험생 26명의 당락이 뒤바뀐 것이다. 최종 선발인원의 120%를 뽑는 1차 합격자 수가 133명이니 당락이 뒤바뀐 수험생 수가 적지 않다. 전북지역 고교의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이미 발표한 합격자를 번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담당자가 실수로 신입생 선발기준을 잘못 적용해서 발생한 오류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단순한 실수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해당 학교 측의 단순 실수라기엔 당락이 뒤바뀐 10대 학생들에게 가해진 충격파가 너무 크다. 사춘기 수험생들에게는 자신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합격자 발표에 신경을 곤두세웠을 것이고, 학교 측 잘못으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10여 명의 학생들은 말 못할 절망에 빠져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또 한 순간에 합격자에서 불합격자로 180도 처지가 바뀐 수험생들이 감내해야 할 아픔도 클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이 시기의 아픔과 좌절이 사춘기 청소년의 마음에 어떤 상처를 남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 뿐이다.

학교와 교육청 등 공교육 기관이 지역사회로부터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점도 큰 문제다. 가장 신경써야 할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부터 학교와 교육청이 학생·학부모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교사에 대한 불신, 나아가 공교육 불신 풍조는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

전북교육청에서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학교 담당자의 실수로 한정 짓고,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애당초 담당자의 실수가 생길 수 없는 시스템 마련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합격자 발표 전 이중삼중의 검증을 의무화하는 장치를 마련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 담당자들의 업무부담이 따르겠지만 어처구니없는 일로 사춘기 청소년들이 충격을 받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교육행정의 중심은 학생이어야 한다. 학생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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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번복 #고교 #재발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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