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도민 떠난 빈자리 외국인으로 채우자는 전북

지방소멸 해법으로 이민정책 꺼내든 전북도…외국인 적극 유입 시도
"사회적 갈등 심화될 것"vs "뭐라도 시도해야"…지역여론 분명한 입장차
전문가 "수도권 기업 지역에 이전해 고급 외국인 근로자 우선 확보해야"

image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인구 176만 명 선도 무너진 전북이 지방소멸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중앙 정부와 협약을 맺고 외국인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같은 도의 정책에 도내 농촌 주민들은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청년들이 떠나면서 지방소멸이 더욱 가속화되는 농촌 지역 특성상 이민정책을 확대하는 동시에 더욱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반면 도심의 주민들은 상대적 문화 차이에 의한 사회적 갈등 우려를 내비치는 등 찬성과 반대로 지역 여론이 갈리고 있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0월 30일 법무부와 대규모 외국인 이민자 유입을 시도하는 '테스트베드(실험장)'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도는 외국인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데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법무부가 지역과 처음 추진한 ‘지역특화비자 시범사업’에서 전국 최다 할당 인원(400명)을 확보한 후 대상자를 조기 모집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 총 외국인 주민은 6만 5119명으로 총인구 대비 3.7%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13년(2만 3067명)에 비해 약 세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image
8일 고창군 대산면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생강 수확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농촌 몰락 당장 눈 앞에…외국인이라도 받아야 

"한국말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지난 8일 새벽. 고창군 대산면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생강을 캐던 박 모 씨(65)는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대산면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박 씨는 일거리가 많은 시기엔 종종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함께 일을 하곤 한다.

박 씨에 따르면 이미 이곳 대산면엔 젊은 사람들을 보기가 힘들다.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직장을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청년들이 늘면서 2015년 4400여 명이었던 대산면의 인구수는 올해 2000여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일손을 구하려고 해도 나이 든 노인들만 구해질 뿐이었는데, 최근 외국인 계절근로자 등 외국인 주민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조용한 마을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박 씨는 "외국인 근로자 한 명이 나이 든 노인 10명치 일을 할 정도로 아주 열심이다"며 "비록 언어는 잘 안통하지만 마을 주민들도 다들 좋아하며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분기마다 왔다 가지 말고 아예 한국 국적을 받고 정착해서 함께 지내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이 이민정책 실험장?…득보단 실이 많은 현실타개형 정책 

이민정책에 대해 대환영하고 있는 농촌지역과 달리 전주를 비롯한 도심의 주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북에 유입되는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의 근로자로 국한되면서 지역내 청년층을 더욱 수도권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동네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리는 곳이 생기면서 기존 주민들과의 양극화 문제와 이로 인한 부작용도 따라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 엑스(옛 트위터) 등 SNS와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전북이 이민정책 실험쥐도 아니고 섣부른 것 같다", "외국의 사례만 봐도 이민 사업은 이미 실패한 정책", "젊은이들 살 집도 없는데 외국인 난민촌이 대거 생겨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도내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도심 외곽부터 저임금을 받는 외국인이 유입되면 사회 초년생 등 청년층은 전주시 상급지로 이동하는게 아니라 아예 지역을 버리고 재산 수준에 맞춰 타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전북이 받으려는 외국인은 경제적 수준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들에 의한 상권 발달 및 지가 상승 등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동진 순천향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올해 한국이민정책학회에 발표한 논문 '지방소멸 해법으로 지방 이민정책의 선진 사례 및 적용가능성'에서 "호주와 캐나다 등 외국의 사례를 봤을 때 이민정책은 지역 인구감소 문제 해결과 경제 활성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자체에 권한을 부여, 단순 저임금 노동자가 아닌 외국인 유학생 및 고급 기술자들이 지역에 우선 유입될 수 있도록 과밀한 수도권 사업체들의 비수도권 지역으로의 이전을 위한 각종 세제 혜택 등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이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준서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