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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된 마지막 졸업식...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무지개' 초등학교

58년 역사 가진 김제 금남초등학교 이번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 예정
6학년 2명의 졸업식, 동문 및 선생님들 찾아 아쉬움 토로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졸업식, 학교 지키지 못했다는 마음에 '먹먹'
앞으로 시골지역 학교 폐교 계속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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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9시 30분 김제시 금산면 금남초등학교. 정문에는 ‘제55회 금남초등학교 마지막 졸업식’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무지개 색으로 색칠된 학교 건물은 약간의 색이 바래 있었지만 학교의 역사를 느끼게 했다. 학교내 다목적실에 마련된 졸업식장에는 그동안의 학교 졸업앨범들이 배치돼 있었다.

이날 금남초 졸업식은 여느 학교 졸업식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교직원과 학부모, 모교의 마지막 졸업식이라는 것을 알고 찾아온 동문들까지 50여 명이 다목적실에 모여있었지만,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라기보단 이제는 사라지는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다른 교실에서 우쿨렐레 졸업공연 준비에 한창이던 졸업생 김예나 양(13)은 “학교가 문을 닫으면 선생님도 못 만나고 놀러 오지도 못하니까 속상하고 아쉽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졸업식 행사시간인 10시가 가까워지자 동네 주민과 타지에서 먼길을 마다하고 찾아온 동문들, 과거 근무했던 교사들까지 학교는 모처럼 북적거렸다.

이들은 학교의 마지막을 안타까워하면서 저마다 수십 년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겼다. 몇몇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4회 졸업생 유경상 씨(65)는 “우리가 심었던 나무도 그대로, 수업 듣던 교실의 모습도 아직 남아있다”며 “공을 차며 친구들과 놀던 순간이 5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하며 함께 온 동창들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졸업생 김 양의 어머니는 "저와 남편 모두 이 학교를 나와 추억이 깊다. 이제 전주로 이사를 갔지만 아이들은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채 전주에서 통학시키기 까지 했는데, 학교가 사라지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거렸다.

졸업식은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만든 영상으로 시작됐다.

수학여행과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에 방문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학생들의 표창장과 장학금 등이 수여될 때마다 참석자들은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졸업식이 진행되던 중 양향숙 교장의 회고사는 졸업식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양 교장의 회고사 한마디 한마디에는 학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고, 동문들과 학생, 교직원들은 눈물을 닦아내기 바빴다.

양 교장은 “고사리같은 어린이의 손길이 담긴 금남초에서 6년 간의 시간에 머물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선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드린다”며 “참석하신 분들은 마지막 후배들에게 마음껏 축하를 전해주시고, 구석구석에 숨겨둔 여러분의 추억을 하나하나 찾아 마음에 새겨달라”고 말하며 눈물과 함께 졸업식 회고사를 마무리했다.

58년 역사를 마지막으로 이날 졸업식 후 폐교되는 금남초는 1963년 원평초등학교 분교로 문을 열고 1966년 정식 개교한 뒤 올해까지 총 241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1970년대 농촌 활성화시기에는 전교생이 700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학생은 총 4명이며, 이날  2명이 졸업한 뒤 올해 폐교가 예정돼 있다. 나머지 2명은 전학을 가게 된다.

올해 전북지역에서 폐교가 예정된 학교는 9곳이며, 인구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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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금남초등학교 #마지막졸업식 #인구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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