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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 장기미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씨 실종사건’

당시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의혹
이윤희 씨 컴퓨터, 조사 이후 삭제된 실종 전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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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윤희씨/사진제공=이윤희 실종사건 대책위원회 제공

 

전주시에서 사라진지 18년이나 지났지만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의문투성이인 여대생 실종사건이 부모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북대학교 수의학과생 이윤희 씨(당시 29세)는 지난 2006년 6월 종강 총회 후 실종됐다. 윤희 씨를 기억하는 가족들은 지난 16일 2019년 수사부실 진실 규명 요구에 응하지 않은 당시 전북경찰청장과 전주덕진경찰서장을 직무유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앞서 지난 2월 16일에는 실종 당시 수사를 진행한 덕진경찰서 사이버팀 A경장과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증거 인멸죄로 고소했다.

살아있다면 올해 47세의 중년이 됐을 윤희 씨. 아버지 이동세 씨(87)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서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내 딸을 찾고야 말겠다"고 말했다. 

 

△사건 개요

2006년 6월 5일 밤 전북대 앞 식당에서 열린 수의학과 종강 총회에 윤희 씨(당시 29세)를 비롯해 교수와 학생 40여 명이 참석했다. 윤희 씨는 6일 새벽 2시 30분께 1.5㎞ 떨어진 자신의 원룸으로 귀가한 뒤 다음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강원 철원 출신인 윤희씨는 이화여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전북대 수의학과에 편입해 마지막 학년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 결석을 하지 않던 윤희 씨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걱정된 친구 4명은 이틀 뒤 그녀의 원룸에 찾아갔다. 하지만 방 안에서는 인기척이 없었고, 윤희 씨가 기르던 반려견이 짖는 소리만 흘러나왔다. 

이상함을 느낀 친구들은 경찰과 119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문을 강제 개방했다. 특별한 점이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윤희 씨의 친구 2명과 함께 가출인 보고서를 작성한 뒤 복귀했다.

2006년 6월 8일 이 소식을 접하고 불안해진 윤희 씨의 언니는 원룸으로 찾아와 그녀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확인했다. 컴퓨터 포털사이트 검색창에는 '성추행'과 '112' 두 단어의 검색기록이 남아있었다. 이를 확인한 윤희 씨의 언니는 단순 가출이 아님을 직감했다. 이후 컴퓨터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실종 단서를 찾으려 6월 13일 경찰에 컴퓨터를 임의제출했다.

△경찰 수사

당시 전주 덕진경찰서는 사건 초기 윤희 씨에 대한 실종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당시 주변에는 CCTV가 없었고 새벽 시간이기에 목격자도 없었다. 경찰은 윤희 씨가 거주하던 원룸 부근인 전북대학교와 전북대학교병원, 전주 덕진동 건지산 일대 야산, 폐가 및 공사 중단 건축 현장, 기도원 등 숙식이 가능한 합숙 시설, 성매매 집결지, 펜션 및 찜질방 등 숙박업소 등을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윤희 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종강 총회 이후 윤희 씨를 원룸까지 데려다 준 동급생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모두 '진실' 반응이 나오면서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졌다.

연인원 1만 5000여 명의 경력까지 투입되는 등 대대적인 수색까지 이뤄진 수사는 5년 이상 진행됐지만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고 현재 장기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세월이 흘렀다.

△여전한 의혹들

당시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주 뒤 해당 컴퓨터 조사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가족들에 따르면 윤희 씨의 언니가 확인한 '성추행', '112' 등의 검색기록은 삭제돼 있었다고 한다.

실종 며칠 전 소매치기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던 윤희 씨의 주요 연락 수단은 컴퓨터 메신저였다. 컴퓨터에는 실종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측됐지만, 윤희 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6월 6일 전후의 기록인 4일 오후 10시 45분부터 8일 오후 3시 4분까지의 기록은 누군가에 의해 삭제돼 있었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다.

또 가족들은 2020년 1월 진행한 윤희 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체 포렌식에서 기존에 있던 12가지 항목 중 10가지에서 삭제 정황이 확인됐고 여기에는 경찰이 실수를 인정한 인터넷 검색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가족들은 도난당한 휴대폰 사용내역 조사와 정보공개요청 거부 등의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 측은 "예전 컴퓨터의 경우 시일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기능이 있을 수 있어 자연적으로 삭제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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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윤희씨/사진제공=이윤희 실종사건 대책위원회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부터 실종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가족들이 많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18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어려움이 있겠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건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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