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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 장기화...전북 의료 상황은?

전북 상급종합병원 주1회 외래 휴무 선언
재정 위기 도래, 전북대병원 마이너스 통장 200억 사용
원광대병원도 매출 10% 이상 줄어, 종합병원은 병상률 90% 이상
“온라인 사직서 제출 처리 안돼”...교수들 사직서 전달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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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일부 국립대 총장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결정했지만 의료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하면서 불거진 의료파업이 80일 가까이 지나면서 전북지역 병원들의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학병원들은 남은 의료진의 피로감 때문에 주 1회 휴무를 결정하고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등 재정위기가 도래한 모습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자와 가족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도내 대형 병원들의 현 상황들을 정리해봤다.

△전북 대학병원들 결국 주 1회 휴무, 재정위기 코앞

전북대학교병원 측은 28일 "인건비와 주사기 등 재료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의 마이너스 통장 규모는 2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병원의 전공의 파업 이후 발생한 매출 감소는 한 달에 1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폐쇄한 병원 5층 병동은 여전히 문이 닫힌 상태며 전체 수술실 중 50%가량만을 가동하고 있다. 주1회 휴무로 외래진료가 줄어든다면 매출 감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광대병원 측은 현재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원광대병원의 가동률은 현재 65% 정도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입원환자만 감소했을 뿐 교수님들의 외래진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달 축소된 4개 병동분 정도의 매출 감소폭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아직 마이너스통장은 사용하지 않고 있고, 지출 부분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 교수들은 가운반납과 사직서 전달 예정

전공의가 있는 도내 병원은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 3곳이다. 이중 전북대병원은 기존 206명의 전공의들 중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병원을 떠난 상태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은 126명의 전공의 중 90여명이 병원을 떠난 상태다. 예수병원은 기존 95명의 전공의 중 12명만 남아 환자를 지키고 있다. 병원들의 전공의 비율은 대부분 50%가량으로 전공의 사퇴로 병원들의 의사수는 절반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원광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오전 8시 30분 가운 반납 및 사직서 전달식을 예고했다. 원광대의교 교수 150여명 중 110여명은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 의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제출된 사직서가 병원 전산에만 머물러 전달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종이로 출력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의 의대 전임교수 150여명도 최근 내부 회의를 갖고 직접 사직서를 학교에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5명으로,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직서가 전산상에만 머물러 있을 뿐 대학본부 측에 전달되지 않았다.

△대학병원 위기 속 종합병원은 병상 가동 최대치

전주대자인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후 응급환자와 중환자 위주로 환자 숫자가 10%가량 늘었다”며 “90% 이상 병상가동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병원 관계자는 "95% 이상 병상가동률이 이어지고 있다”며 “병원 내 중증환자가 많아지면서 종합병원들의 피로도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종합병원들은 대부분 입원환자가 일순 증가했지만 의료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환자수 감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사태 장기화...종료 후 후폭풍 걱정

우리나라 병원들은 모두 영리법인화가 금지돼 있다. 병원 수익이 발생할 시 재투자가 원칙으로, 과거에 발생했던 수익들 모두 시설비, 인건비 등 재투자가 이뤄진 상태다. 쌓아둔 곳간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계 파업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병원들에게 큰 피해로 다가왔다.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거부감 형성 또한 문제다. 의대 증원을 통한 의사 숫자 확대로 이루고자 했던 필수의료 분야 확대는 오히려 필수의료 기피를 넘어 혐오로 변화했다는 게 의료계의 정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의 경우 현 사태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보며 "자신이 전문의가 됐을 때 저렇게 된다"라는 의견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영석 전북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도내 병원들의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에 전공의들이 복귀해도 병원들이 쉽게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고, 나중에 의료기관의 재정적인 문제와 함께 지켜봐야 할 문제가 의료인력난일 것"이라고 말했다.

 

육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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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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