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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분 거리에 대학병원 있는데"…교통사고 부상자 수술 못하고 사망하는 전북

-지난 18일 익산 여산면 신리교에서 70대 운전자 단독사고로 발목 절단 등 큰 부상
-당시 소방, 도내 상급종합병원에 문의했지만, 수술 불가 통보, 원광대병원과의 거리 26분 가량이었지만, 총 4군데 병원 거쳐 전주예수병원에서 사망
-전북도, 관련 사항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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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전북에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70대 환자가 치료할 의사를 찾지 못해 병원을 돌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부실했던 지방의 의료체계에다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일인데, 보건당국이 진상 파악을 위해 조사에 나섰다.

2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오전 11시55분께 익산시 여산면 호신리 신리교 인근에서 전복된 차량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다급한 행인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씨(70대)는 이날 SUV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았고 차량이 전복되면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간 상태인 것으로 관계당국은 보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16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A 씨는 발목이 절단된 상태로 머리에 열상을 입은 긴급상황이었다. 의식은 있었으나, 횡설수설하는 등 증상은 악화되고 있었다.

이에 소방은 곧바로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원광대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안 된다’였다. 원광대병원에서 발목 접합 수술을 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는 현재 1명인데, 해당 의사는 사고 전날 당직 근무를 한 뒤, 퇴근한 상태였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인 전북대병원도 발목을 전담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는 1명이다. 이 전문의는 먼저 병원에 이송된 응급환자 조치 중이었기에 A씨의 치료는 불가능했다.

이에 119구급대원들은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정형외과 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다. A씨가 도착한 뒤, 상태를 판단한 병원은 A씨가 발목 절단 이외에 머리 열상 등 다발성 손상이 발생해 있어 다른 종합병원으로의 이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소방당국은 전주예수병원으로 A씨를 또다시 이송했다. 예수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19분이었다.

소방이 사고현장에 도착한 후 1시간 3분 만에 그는 전주예수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병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인공호흡 등 외에는 없었다고 한다. 예수병원 이송 후 30분 뒤 A씨는 숨졌다.

A씨가 사고가 발생한 신리교와 원광대병원의 거리는 차로 약 26분 거리이다. 하지만 전공의 파업 등으로 인해 원광대병원에는 해당 치료를 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없었다. 의료 파업 이전인 2월 이전에도 원광대병원과 전북대병원에 근무하던 족부 전문 정형외과 의사는 1명씩이었다. 애초에 부실했던 의료 현실이 전공의 파업, 전문의 사직 등 의료계 갈등이 이어지자 겉잡을 수 없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와 보건복지부는 현장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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