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만인 지난 31일 무안국제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유족들은 분향소를 찾아 부모·형제·자매·자식·친구를 추모했다.
이날 오후 6시 50분. 굳게 걸려있던 분향소의 흰 천이 걷어졌다. 분향소 앞을 지키던 한 유족은 분향소 안에 걸려진 이름표와 영정 사진을 보자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자원봉사자들은 유족들이 분향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정리한 뒤 “유가족 분향줄입니다”를 외치며 추모를 도왔다. 분향을 시작한 뒤 짧았던 줄은 금새 길게 늘어섰다.
분향을 기다리던 한 자매는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 멀리 걸려져 있는 명패와 영정 사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5분 여간을 분향소 안을 바라보던 유족도 있었다. 분향소 밖에서 고개를 숙이고 두손을 모아 추모하는 이들도 있었다.
분향소에 들어간 유족들은 사진을 가까이 바라보거나 명패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부모·자식·형제·자매·친구를 확인했다. 터진 울음을 감추기 위해 눈을 가리기도 했다. 분향소 안에 설치된 몇 개의 영정 사진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유족들은 분향소 관계자가 나눠주는 하얀 국화를 받았다. 이어 국화를 분향소에 올려두고 고개를 숙였다.
분향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정해진 시간을 두고 진행됐다. 아쉬워하는 유족들이 있었으나 “다음에 또 오면 된다”는 입모양이 전해졌다. 분향소 앞 줄은 약 30분이 지나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 분향소를 바라보던 이들 중에는 “도저히 계속 보고 있을 수가 없다”며 자리를 벗어나기도 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는 정부가 참사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오는 4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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