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길어지는 헌재의 시간, 잠 못자는 국민들

image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완주진안무주

‘피고인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한마디에 국가가 대혼란이다. 국민에게 총을 겨눈 내란수괴 우두머리는 체포 52일 만에 석방되었고, 수하들은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국민의 힘으로 구속시킨 내란수괴가 다시 대통령에 올라 계엄을 발동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신속한 탄핵 심판을 촉구했다.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전하며, 헌법재판소의 결단을 간절히 호소했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최후의 보루다. 국민들은 이번에도 헌법재판소가 흔들림 없이 헌정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사상 유례없는 혼란 속에 탄핵 심판이 지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법원은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되었다는 절차문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가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권한 문제로 내란수괴 윤석열의 석방을 결정했다. 모두 ‘내란죄’라는 혐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들이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사법부가 71년간 적용해 온 '날짜' 단위 계산법을 이례적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에게만 '시간' 계산법으로 적용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검찰의 태도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 항고를 포기했고, 내란수괴를 석방했다.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이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을 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윤석열의 석방 후폭풍은 정치와 경제를 동시에 뒤흔들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을 민주주의 후퇴의 사례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등 거침없는 미국발 폭풍까지 더해져 한국경제가 먹구름이다. 트럼프 리스크는 어떻게 못해도 윤석열 리스크는 해소해야 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이 혼란을 끝내야 한다. 그런데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끝난 지 15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고기일조차 발표되지 않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변론 후 1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14일 만에 선고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심판의 지연은 국민들에게 더욱 깊은 혼란과 불안을 안기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등불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정의를 지켜왔다고 믿어왔고, 이번에도 그 신뢰를 저버리지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흔들림 없는 결정을 내려 법치와 민주주의가 다시 굳건히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헌재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한민국 밤도 길어지고 있다. 거리마다, 집집마다, 사람들의 숨결마다 오직 하나의 순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내려질 그 한마디.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할 단 한마디. 이 땅의 모든 이들이 뜨거운 눈물로 마주할 수 있는, 헌법재판관들의 마지막 한마디를 우리는 간절히 기다린다.

주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완주진안무주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