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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응의 미학이 절묘하다⋯전호균 시인 '봄은 아픈가'

시의 삼 요소 균등히 배분돼, 특별한 색채 선사
활발한 시적 변용 활용한 우수한 작품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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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아픈가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삐져나온 마음/ 복숭아나무 서너 가지에/ 아기 꽃잎들을 깨우고 있다/ 옆에, 옆에/ 가지에서도 꽃들이 기지개를 켠다/ 투명한 향기가 여기에 있다고/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나비 떼 찾아들어 꽃들을 어우른다/ 꾼들이 지나가고 나면 씨방에/ 생살이 부풀 텐데/ 저들의 봄도 참 아프겠다/ 나는 붓끝에서 시간을 빨기 전에/ 잠시 고단한 기억을 터놓고/ 복숭아나무 그늘에/ 한 줄의 화제를 또박또박 못질했다/ 봄은 아픈 거다”(시 ‘봄은 아픈가’ 중)

미술작가임과 동시에 시인이기도 한 전호균이 시집 <봄은 아픈가>(제이비)를 그려냈다.

총 5부로 구성돼 90여 편의 시가 실려있는 시집 속 전 시인의 작품에는 시의 삼 요소가 균등하게 배분되면서 또 회화적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특별한 색채를 띤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전 시인의 이번 시집을 ‘서정성이 회화적 이미지를 띤 영활의 시’라고 총평했다.

그는 “시인의 시는 감성적 정조는 알맞게 조절되고 감상은 사뭇 절제된다”며“또 그림으로 형용되는 상징물들은 이미지즘의 단계를 밟는다. 이미지의 아우라 변용으로 다양한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 몇 편을 골라 깊이 음미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책 속 시편들을 감상해 보면, 수직적 교응의 교합이 시편마다 합융해 있다. 화가이기도 한 그는 피사 되는 만물의 질료를 그 근원적 실재에서 통찰하고 소위 견자의 논법대로 아우라를 묘사해 낸다.

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오랫동안 생각의 무늬만 붙잡고서 좋아하는 붓을 들지 못했다”며 “그림을 가을옷으로 지어 입히고 까치의 노래 듣는 소나무의 푸른 그늘에서 먹물을 달빛에 말렸다, 때때로 밤낮없이 그림이 내 귀속에 자꾸만 말을 할때마다 시어들을 가족으로 불러 모아 놓고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스케치하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날 당신과 함께 같은 꿈을 키웠던 기억의 언어에 채색해 당신이 몹시 그립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시를 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인은 동국대 미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월간<한국시>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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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화가 #시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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