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버티고 있었는데 좋은 분들을 만나 살았습니다. 두 명의 목숨을 구해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1동 주민센터와 전주다시서기지원센터가 민관협력을 통해 타향에서 숨을 거둘뻔했던 위기 가구를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효자1동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충남 아산에서 노숙하고 있는 A씨(70대)와 관련된 사연이 주민센터로 보고됐다. 당시 A씨는 비강암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아산의 한 공원 자동차 내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아산시는 A씨에게 병원 진료를 받자고 설득했으나, A씨는 원래 살던 전주에서 죽고 싶다며 진료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었다.
A씨의 주민등록상 주소가 효자1동으로 되어있어 관련 보고를 받은 효자1동 주민센터와 완산구청 생활복지과는 전주에 거주하고 있던 A씨의 형 B씨(80대)에게 연락했다. 소식을 들은 B씨는 지난 1일 견인차를 보내 A씨를 노숙하던 차량과 함께 전주로 데려와 거주지를 제공했다.
주민센터가 현장에 나가 확인한 A씨의 건강은 매우 좋지 못했다. 비강암이 진행돼 얼굴의 뼈가 드러나고 고름이 흐를 정도였으나, A씨는 전주에 온 이후에도 정신과적 문제로 인해 병원 진료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에 효자1동 주민센터 동네복지팀 소속 김미균 팀장요원은 진료를 거부하는 A씨를 계속 설득하면서 입원을 위한 서류 작성을 도왔다. 동시에 효자1동 주민센터와 김 요원은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A씨가 다시 기초수급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완산구청 생활복지과의 도움으로 A씨의 기초수급 관련 처리는 빠르게 완료됐다.
민간 단체도 A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효자1동 주민센터로부터 A씨와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은 대한성공회유지재단 소속 전주다시서기지원센터는 입원을 완강히 거부하는 A씨를 입원시키기 위한 행정입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A씨가 정신질환과 비강암을 동시에 앓고 있어 받아주는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수소문을 통해 완주군 봉동읍의 한 병원을 섭외했다.
이후 효자1동 주민센터는 지난 7일 전주완산소방서 등과 통합사례회의를 추진해 퇴원 이후 장기 요양 보험, 돌봄 등을 논의하고 A씨의 입원 계획을 신속하게 확정했다.
이러한 주민센터와 다시서기지원센터의 노력을 통해 A씨는 지난 8일 무사히 병원에 입원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A씨는 입원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형 B씨는 “동생도 70대지만 나도 80세가 넘어 동생을 돌보는 게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며 “기적적으로 김미균 요원처럼 좋은 분들을 만나 나도 살고 동생도 살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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