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봤다. 한반도의 곡창, 지평선의 도시 김제가 친환경 생태도시로 급부상했다. 김제시가 오는 9월 5일 열리는 ‘제17회 자원순환의 날’ 기념행사 개최지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 행사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지를 공모했다. 특히 올해는 쓰레기 종량제 시행 30주년을 맞아 행사에 더 무게가 실렸다. 김제시는 생활폐기물 감소율과 재활용률 등에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올리면서 자원순환 도시로 주목받았다. 하루아침의 성과가 아니다. 탄소중립·환경보호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온 덕이다. 폐농약병 수거, 장례식장 다회용기 지원 사업,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1회용품 없는 날 캠페인, GGG(지구를 지키는 지평선) 캠페인 등을 들 수 있다.
김제시가 이번 정부 행사를 유치하면서 지역의 자원순환 환경축제인 ‘새로보미 축제’도 부각되고 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새로 본다’는 의미를 담은 전북지역 대표 환경축제로 올해 3회째를 맞는다. 축제에서는 대중 행사에서 널리 쓰이는 1회용품 대신 다회용기가 사용되고, 자원순환 체험·전시·교육 등 시민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놀랍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먹거리 부스로 가득 찬 행사장 중심에서 거액을 꽂아주고 부른 대중가수들이 노래판을 벌이는 ‘먹자판·공연판 축제’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자원재활용·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환경축제를 기획하고 판을 키워온 것이다. 김제시는 지역 대표축제인 지평선축제에서도 재활용품 교환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원순환 그린축제를 지향해왔다.
사실 전북을 대표하는 환경축제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 2008년부터 해마다 도청 야외광장 일원에서 열어온 ‘그린웨이 환경축제’였다. 지자체와 시민단체·기업이 함께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이를 실천하는 축제로 해마다 성황을 이뤘다. 지역 환경단체와 공공기관 주관으로 각각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다양한 환경 관련 행사와 이벤트를 하나로 묶어 국내 굴지의 환경축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이 축제가 2023년 제13회 행사를 끝으로 맥이 끊겼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해 효율성 등을 문제삼아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북지역에서는 이제 김제 새로보미축제가 유일한 환경축제로 남게 됐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축제는 아니지만 지역사회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자원순환·친환경 행사로 군산 ‘신재생에너지 체험 페스타’와 전주 ‘불모지장’이 민간 주도로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제시는 올 ‘제3회 새로보미 축제’를 정부 행사와 연계해 9월 5~6일 실내체육관 일원에서 열 계획이다. 올해는 축제 예산에 도비를 지원받아 판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먹자판·공연판 축제’ 홍수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잡은 자원순환 시민축제, 김제 새로보미 축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경축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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