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첫 허들” 넘겨…동맹 확인 속 후속 협상 과제
일본 순방 “셔틀외교 복원”…과거사 뇌관은 여전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화 필리조선소 방문을 끝으로 3박 6일간의 미·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은 새 정부 출범 후 첫 한미정상회담과 한·일 셔틀외교의 본격화를 알린 일정으로, 한미·한일 관계의 틀을 정비하고 향후 외교 기조를 가늠케 한 순방으로 평가되고 있다.
먼저,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받아 든 성적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재개 제안 등 우호적 동맹관계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제안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서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만나고 싶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올해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얻어낸 점도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서재필 박사 기념관 방문, 한화 필리조선소 국가안보다목적선 명명식 참석 등을 통해 경제·안보 협력 의지를 잇달아 발신하며 한미동맹 강화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들어서면 미국의 ‘청구서’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비롯, 대미 직접투자 확대 및 한미동맹 현대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현안은 향후 치열한 줄다리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취임 후 첫 양자 정상회담을 일본에서 가진 사례로, 외교가에선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담에서 “국제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공동언론발표문에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지를 명시하며 관계개선에 화답했다.
양 정상은 친교 만찬까지 이어가며 셔틀외교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비판받더라도 한일 간 협력은 해야 한다”며 현실적 접근을 택했지만,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달 23일부터 시작된 이 대통령의 숨가빴던 미·일 순방은 “큰 충돌 없이 첫 허들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후속 협상에서의 성과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편,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른 이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28일 새벽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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