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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윤 장편 소설 '신유년에 핀 꽃'

황보윤 작가 '신유박해' 역사적 사건 모티브로 
이존창과 주문모가 목숨 걸고 지켜낸 신앙의 길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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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윤 소설 '신유년에 핀 꽃'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조선 정부가 천주교인들에게 가한 대규모 탄압을 소재로 한 소설 <신유년에 핀 꽃>(바오로딸)이 출간됐다. 

황보윤 작가는 역사에 신유박해로 기록된 사건을 모티브로 천주교 사도 이존창과 청나라 출신 카톨릭 사제 주문모의 여정을 쫓는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신해년(1791년)부터 신유년(1801년)까지 10년에 걸쳐 있다.  소설은 밀사 윤유일이 북경에서 조상 제사가 우상숭배라는 주교의 밀지를 가져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로부터 1년 뒤 진산의 양반 윤지충이 모친의 상례를 유교식 제사가 아닌 천주교식으로 치르면서 사촌 권상연과 함께 참수되고 갈등은 심화된다. 

종교가 아닌 학문으로 받아들여진 천주교는 실학이라는 흐름과 맞물려 학인들의 탐구 대상이 됐다.  부패한 지배 체제에 반발하며 민중 속으로 퍼져나갔고 진산의 순교로 당쟁 갈등으로 번졌다.  천주교 탄압이 점차 거세지면서 1975년 은밀하게 활동하던 중국인 선교사 주문모 신부의 체포 작전은 활개를 친다. 그렇게 신부의 도주와 잠행을 도운 신자들도 체포돼 순교한다.  

작가는 주문모 신부가 사제품을 받기까지의 우여곡절과 조선에서 겪은 어려 박해 상황을 편지 형식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해 극의 몰입감을 부여한다. 또한 세 번이나 배교(다른 종교로 개종하다)한 이존창의 배교 과정과 심리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소설은 갈등과 위기, 고뇌와 번민, 용서와 화해 그리고 뼈아픈 참회의 통곡이 한데 어우러져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한 시대의 인물들의 다양한 얼굴까지 생생하게 담아내 감정에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김연수 소설가는 추천사를 통해 “역사책에 건조한 문장으로 기록된 단편적인 사실을 다채로운 소설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문장들이 인상적”이라며 “신앙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따라간 것도 눈에 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카톨릭의 여명기를 이끈 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가장 어두운 때가 지나면 새벽이 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황 작가는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우석대 경영행정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2009년에 전북일보와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집 <로키의 거짓말>, <모니카, 모니카> ,장편소설 <광암 이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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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윤 #소설 #신유년에 핀 꽃 #신유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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