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명령에 인근 중학교로 이동…"비 잦아들어 다행"
 
   "장마철도 다 지났는데 진짜 이게 뭔 난리야"
7일 극한 호우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전북 전주시 덕진구 진기마을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주시의 대피 명령에 따라 이날 오전 8시 20분부터 대피소가 마련된 용소중학교로 속속 모여든 주민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기 바빴다.
주민들은 "아니 장마 끝났다면서", "어제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잠을 한숨도 못 잤네"라며 지난밤의 악몽을 떠올렸다.
한 주민은 "비보다 밤새 끊이지 않은 천둥소리가 더 무서웠다"며 "밤에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졌으면 큰일이 났을 텐데 (비가 소강상태여서) 다행"이라고 눈을 질끈 감았다.
주민들은 체육관 앞에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거나 준비해온 음료와 음식을 이웃과 나누며 같은 처지의 서로를 독려했다.
전주천 인근 진기마을은 만경강 지류가 합쳐지는 곳에 있어 집중호우로 인한 범람 위험이 있을 때마다 대피 명령이 내려진다.
2023년 7월에도 장마전선 영향으로 전주지역에 이틀 동안 183.1㎜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마을 주민 100여명이 인근 중학교와 주민센터로 몸을 피했다.
당시에는 삽시간에 강물이 불어나면서 짐도 제대로 못 챙기고 집을 나섰지만, 이날은 그나마 오전에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대피가 수월했다.
덕분에 주민들은 각자 자차를 이용하거나 이웃의 차를 얻어타고 체육관에 도착해 밤새 쌓인 긴장을 풀었다. 일부 주민은 빗줄기가 잦아들자 '더 큰 피해는 없을 것 같다'면서 마을 근처에 있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마을을 떠난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대피 시설 점검과 구호물자 지원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주지역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171.8㎜의 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4시 10분을 기해 만경강 인근의 전주시 전주천 미산교 지점에, 오전 5시에는 완주군 소양천 제2 소양교 지점에 각각 홍수주의보를 내리고 피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에도 오전 5시10분 완주군 만경강 용봉교 지점, 오전 6시20분 완주군 만경강 삼례교 지점, 오전 6시30분 전주시 서천교 지점에 잇따라 홍수주의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차츰 물러가자 전주에 내려졌던 호우경보를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로 하향했다.
전주기상지청은 이날 밤까지 전북 지역에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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