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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 중 119 전화까지?…의회 행정사무감사 ‘꼴불견 백태’ 여전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일부 도의원들 고성과 고압적인 태도 눈살
피감기관 공무원에 대한 존중 바탕 행감 문화 개선과 재발 방지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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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제423회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정기 의원(부안)이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에게 질의를 하던 중 119에 전화를 걸고 있다. /전북도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캡쳐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이틀째인 지난 12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에서 김정기 의원(부안)이 청각·언어 장애인의 119 신고 관련 질의를 하면서 갑작스레 자신의 휴대전화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김 의원은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을 향해 “바쁜 119에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다시 전화가 걸려오자 옆 사람에게 대신 받아달라고 하고선 질의를 이어갔다.

김 의원의 이 같은 행태는 119 신고 상황에 처한 청각 장애인들의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구급대원들과 통화하기에 불편한 사항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한 질의란 취지라는 부분에 대해 일부 이해도 있지만, 담당자를 불러 확인하면 될 것을 굳이 화재신고나 응급환자를 위한 긴급전화인 119에 직접 걸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청직원들과 도민 사이에선 김 의원의 모습을 보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119 전화 파문이 떠올랐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2022년에 개의한 제12대 전북자치도의회의 마지막 행감이 진행중인 가운데, 전북자치도 등 피감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의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 및 고성, 고압적인 태도 등이 여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의정활동의 꽃으로 여겨지는 행감이 행정의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의원들의 ‘군기잡기’식으로 변질되면서 여전히 지방의회가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북도의회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전북자치도청 각 실국과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제423회 정례회 행감을 각 상임위원회별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언행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의원과 같은 상임위 소속 김성수 부위원장(고창1)은 전북도 도민안전실을 상대로 한 감사 도중 질의 초반엔 오택림 실장을 향해 “행감 준비로 고생했다”고 격려를 했는데 그 직후 사달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재난 및 안전 관리를 관장하는 안전관리위원회가 중요성을 놓고 봤을 때 무게감이 있다”며 “2022년도부터 총 10번의 회의를 했는데 서면회의가 7번, 영상회의가 2번, 대면회의는 고작 1번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각종 위원회 운영 조례를 보면 출석회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오 실장이 통상적으로 실장이 실무선에서 판단을 해 조정을 한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게 통상적이라고 말할 것 같으면 행정사무감사를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실장은 “기본적으로 도정 안전관리는 도민안전실장이 맡는데 조정을 못한다는 게 선뜻 이해할 수 없다”고 물러서지 않자 서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오 실장은 결국 “죄송합니다”라며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지만 김 위원장은 얼굴이 붉어진 채 “잠시 정회하겠다”고 의사봉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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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제423회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한정수 의원(익산4)이 유희숙 전북자치도 하계올림픽유치단장에게 질의를 하던 중, 유 단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전북도의회 인터넷방송 화면 캡쳐

같은 날 한정수 의원(익산4)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관련 질의를 했는데, 유희숙 하계올림픽유치단장이 심적으로 압박을 느꼈는지 감사 도중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경제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국회에서처럼 답변을 못하면 퇴장 조치가 내려질 것이란 이야기가 퍼져 피감기관 직원들은 ‘퇴장 1호가 누가 될지’ 초긴장 상태로 감사에 임했다.

일부 상임위에서 상임위원장이 거들먹거리며 피감기관을 윽박지르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한 상임위에서는 행감을 앞두고 본인이 발의한 조례의 예산을 도청 관련 부서가 세우지 않는다며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의 자료 요구를 하거나, 질의를 해놓고 답을 다 듣지 않는 ‘독불장군’ 행태도 여전했다.

한 도의원은 “몇몇 상임위원회가 유독 심하게 행감을 하는 것 같다”며 “그런 모습은 의회 전체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의회 외부에서도 한달새 국정감사와 행정안전부 정부합동감사, 도의회 행감까지 3번의 감사를 치르는 도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윽박지르고, 보여주기식 구태의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지양해야 한다”며 “피감기관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에 따른 합리적인 비판이 보다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지방의회를 만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타 지역의 경우 충북도의회에서는 도교육청 행감 둘째 날이던 지난 6일 피감기관 소속 공무원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개선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문승우 도의장은 “상임위별로 의원들의 특성이 달라 매번 행감 때마다 문제가 불거지는 것 같다”며 “의회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지시키고 건설적인 행감이 될 수 있도록 자체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백세종·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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