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감기나 독감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오히려 소화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집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모임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는 오히려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속이 더부룩하다”, “명치가 타는 듯 아프다”,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를 한다”는 호소는 겨울철 외래에서 흔히 접하는 증상입니다. 많은 분이 이러한 불편함을 단순히 계절 탓이나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하지만, 사실 겨울은 우리 몸의 소화기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하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 조성되는 계절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추운 날씨로 인하여 신체의 혈관이 수축하면 위와 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소화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위로인한 활동량 감소와 수분 섭취 부족, 연말연시 잦은 과식과 과음이 더해지면서 위장관은 위장관은 평소보다 훨씬 큰 부담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평소 없던 소화불량이나 복통이 생기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철 가장 흔히 악화되는 질환은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명치 부근의 통증, 속 쓰림, 더부룩함, 메스꺼움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특히 연말에 잦은 모임과 외식으로 인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 숙취로 인하여 자극적인 국물요리를 먹는다던가, 또는 빈속에 마시는 커피 마시는 습관은 위 점막을 더욱 자극합니다. 이를 단순 스트레스로 여기고 방치하면 위궤양이나 위출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겨울철에 자주 악화됩니다. 몸을 웅크리는 자세,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야식과 과식으로 인해 위산이 식도로 쉽게 역류합니다. 가슴 쓰림, 신물 역류, 목 이물감, 만성 기침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급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위장염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내 난방 환경에서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쉽게 증식하며,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으로도 구토와 설사를 유발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고령자, 소아, 기저질환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추위로 인해 수분 섭취와 활동량이 줄면서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기간 방치하면 복부 팽만감과 식욕 저하와 함께 변비와 치질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평소에 없던 배변 습관 변화가 있다면 원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점은 일부 소화기 증상이 단순한 계절성 불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혈변이나 검은 변, 빈혈, 삼킴 곤란, 야간 복통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이는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40~50대 이후이거나 소화기 관련 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더라도 가벼이 넘기지 마시고 내시경등 정밀검사를 권해드립니다.
겨울철에는 몸의 면역기능도 일시적으로 저하되기 쉬워 소화기 관련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한 경우 위장관 운동이 둔해지고 통증에 더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피로가 누적되고 소화기관의 불편함이 동반된다면, 단순 체력 저하로 넘기지 말고 생활 리듬과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연말에 잦은 모임으로 속이 안 좋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면, 빠르게 가까운 소화기내과에 방문하여 검진을 받아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소화기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전주병원 소화기내과 민큰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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