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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선호투표제를 시범실시 하는 몇 가지 방법들

박명호 (동국대/정치학)

6월 3일 지방선거가 5개월 앞이다. 계엄과 탄핵 그리고 조기 대선과 새 정부의 출범이라는 1년에 한 번 있을뻔한 대형 정치 이벤트의 연속에 가렸을 뿐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역대급으로 지각 출범한 이유다.

정개특위가 당장 처리해야 할 과제는 지방선거의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이다.이게 확정되어야 기초의원 선거구가 정리된다. 작년 10월 헌법재판소는 전북 장수군이 도내 선거구 평균 인구 대비 –57%로 인구 편차 기준을 벗어났다며 2월 19일까지 시정토록 판결했다. 장수군은 인구 2만 명으로 5만 이하 기초자치단체가 전국에 50개가 넘는다.

‘하나의 자치군에 최소 1명 의원 보장’의 관행이 ‘유권자의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표의 등가성’이 우선이다. 인구 밀집의 도시 특히 수도권과 인구 소멸의 농산어촌의 인구 대표성과 지역 대표성의 충돌이다. 선거구 조정을 넘어 선거제도 개혁 나아가 정치 리더십 구성의 거버넌스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까닭이다.

핵심은 ‘승자독식의 단순다수+소선거구제’다. 대량 사표 발생이 불가피한 선거제도다. 득표율-의석률의 비례성은 악화되고 대표성은 당연히 왜곡된다. 거대 양당은‘적대적 공생의 카르텔’속에서 반사이익을 챙기며 각자 양극단으로 치닫는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습이다.정치 양극화와 갈등 조정 실패의 정치가 바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부터 출발한다.사표 양산-비레성과 대표성의 붕괴-양당 독점 구조 강화-각당의 에코 챔버 속 극단화의 악순환이다. 

선호투표제와 중대선거구제의 결합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다. ‘정치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불리는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자 전원에게 선호 순위를 부여하는 투표 방식이다. 소선거구제와 결합하면 대안투표제 또는 즉석 결선투표제고 중대선거구제와 함께하면 단기이양식투표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키고 그 표를 차순위 후보에게 이양하여 사표를 최소화하고 정치적 다양성을 높이며 당선자의 정치적 정당성을 제고한다.

선호투표제의 어려움은 투개표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는 점이다. 유권자 이해가 어려워 무효표 발생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점진적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

첫째, 정당의 당내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002년 민주당 노무현 대선후보 선출 때 사용되었다. 양당의 ‘당원 1인 1표’와 ‘당심 70%’ 논란은 핵심 지지층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다. 중도 이탈과 본선 경쟁력 약화는 당연한 결과다. 선호투표제는 조직표의 위력을 약화시키고 광범한 지지를 받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인다. 정책적 연대와 중도 지향의 포용적 캠페인으로 정치적 다양성과 당내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양당 지도부의 의지가 결정한다.

둘째, 교육감 선거부터의 적용이다. 교육감 선거는 공식적으로 정당 공천이 아니지만 사실상 진영 대결의 선거다. ‘깜깜이 선거’고 ‘로또 선거’로도 불린다. 후보 난립으로 과반 이하의 낮은 득표율 당선이 속출하여 교육자치의 대표성 위기는 깊어진다. 선호투표제는 후보 단일화 과정의 잡음과 혼란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셋째, 헌재 판결로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진 농어촌 복합 선거구와 일부 기초의회 선거구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다. 전북 장수군을 중심으로 한 적용도 가능하고 제주도나 세종시 같은 특별자치도에서 우선 시행할 수도 있다.

넷째, 대통령 선거의 결선투표제 도입 논의에 앞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먼저 테스트하는 기회로도 선호투표제는 필요하다. 한번의 투표로 결선투표의 효과를 낼 수 있는‘즉석 결선투표’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통합과 문제해결의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양당의 텃밭 지역부터 각자 시도해 보는 방법도 있다.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남은 정개특위 최악의 선택은 문제가 된 선거구를 중심으로 한 농산어촌의 한정된 유예 또는 소규모 특례 적용 등‘부분적 보완’이다. 결국 소선거구 중심의 현행 제도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며 비례대표 확대 등의 일부 조정이다. 이를 위해 지방의원 정수를 확대할 수도 있다.

문제는 미몽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표의 등가성’이 우선되는 상황에서 농산어촌의 의석 축소 압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구 편차 기준 완화와 별도 보정 의석 등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선호투표제 시범 실시는 승자독식에 기반한 야수의 정치를 끝내고 숙의와 타협과 합의 정치의 선진 민주주의를 향한 출발점이다. 6월 지방선거의 선호투표제 실험은 한국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개특위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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