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매월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되며 문화 향유의 일상화 꾀해 다만 예산과 콘텐츠가 부족한 지역서 실효성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 지역 예술계 “제도 변화에 걸맞은 콘텐츠 개발과 지속 가능한 지원 구조 마련돼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운영돼 온 ‘문화가 있는 날’이 오는 4월부터 매주 수요일로 확대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은 문화 향유의 일상화를 목표로 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 4.5일제 확산이라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문화 인프라와 예산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최근 문체부 업무보고를 통해 ‘문화가 있는 날’ 제도 확대 시행 계획을 보고했다. 정광열 지역문화진흥원장은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 관람객 수가 다른 평일보다 29.6% 많고, 약 1510만 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 달에 한 번으로는 문화의 일상화에 한계가 있어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확대 시행을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와 근무시간 유연화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일이나 금요일 오후 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면서, 평일 낮 시간대 문화 향유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판단이 정책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가 있는 날’ 역시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 집중됐던 문화 소비를 평일 일상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문체부는 제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섭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관은 “2월 중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4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도 관객 회복 방안으로 구독형 영화 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역 문화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내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이 운영되고 있으나, 제한된 예산과 낮은 공연 단가로 인해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문화 향유층이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진아 전북문화관광재단 경영기획본부장은 “제도 확대는 향후 관련 사업비를 마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주 4.5일제 확산과 맞물려 평일 오후 문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에서 매주 수요일을 채울 콘텐츠와 운영 주체를 발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제도 안착까지는 1~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문화공간 현장에서는 운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홍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문화사업부장은 “전당이 자체 제작 공연으로 문화가 있는 날 우수 사례로 선정된 경험은 있지만, 매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고민이 크다”며 “공연 준비에 이틀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대관 일정과 공연장 관리 부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설공연이나 요일 고정 프로그램이 많은 지역 구조상, 단계적인 운영과 현실적인 지원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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