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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13년의 침묵, 공직 현장에서 길어 올린 ‘문학적 고백’

덕진구 선관위 이효순 계장, 필명 이서란으로 시집 ‘내 몸에서 번개가 자랐다’ 펴내

이서란 시인. 사진=작가 제공 

동료들이 서너 권의 시집을 내며 앞서갈 때, 그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침묵을 선택하며 문학적 내공을 쌓아왔다. 전주시 덕진구 선거관리위원회 이효순 선거계장이 필명 이서란으로 펴낸 신간 시집 <내 몸에서 번개가 자랐다>(미네르바)는 30년 베테랑 공직자가 업무의 틈바구니에서 길어올린 단단한 내면의 고백록이다.

이서란 시인은 미네르바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미네르바문학, 청사초롱문학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단과의 교감을 이어오고 있다. 2012년 첫 시집 <별숲에 들다>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던 그는 13년 만에 두 번째 결실을 맺게 됐다.

시인은 격무에 시달리는 공직생활 속에서도 펜을 놓지 않았다. 시 쓰는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집 출간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인은 21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를 쓸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래서 시집 출간을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시집 표지. 사진=작가 제공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는 상징적인 언어들로 채워졌다. 시인에게 시는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라 삶의 고비마다 찾아온 위로이자 친구였다. 특히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선거 행정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가 유일하게 숨을 쉬고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줬다.  삶의 굴곡이 깊어질수록 그의 시어는 더욱 단단해졌고 그것이 이번 시집의 핵심 주제인 번개와 같은 생명력으로 치환됐다.

이러한 시적 성취를 두고 문단에서도 그의 시를 주목했다. 김정수 시인은 해설을 통해 “부분과 전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삶과 세계관에 깊은 울림을 준다”며 “삶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단단한 문학적 세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상의 격무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읽어내는 문학적 성찰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인은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시편들이 독자들에게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으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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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순 #이서란 #시집 #내 몸에서 번개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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