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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집 없는 게 취미”⋯비수도권에 푹 빠진 서울 청년

전주서 24시간 책짓기 생활 중인 20대 청년 전소현 씨
전주서 첫 지방살이⋯"더 다양한 이야기 보여 주고 싶어"

‘로컬 생활자’ 전소현 씨

“왜 정착해야 하나요?”

전주에서 24시간 책짓기 생활 중인 전소현(27) 씨의 취미는 집이 없는 것이다. 그에게 정착은 마치 마감 기한이 정해진 숙제처럼 불편하다. 전주 또한 머무르는 종착역이 아닌 하나의 무대일 뿐이다.

그의 첫 지방살이는 2020년 전주다. 집 없이 여러 지역을 옮겨가며 생활하는 유목민인 ‘로컬 생활자’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그렇게 전주를 비롯해 거제·부여·인천·함양·대구 등을 돌아다녔다.

모든 곳이 서울처럼 빌딩이 빽빽하고, 사람이 많은 줄 알았던 전 씨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 6개월 동안 전주에서 지내면서 원하는 삶을 실험해 봤다. 그동안 서울에서만 살아서 어딜 가도 다 서울 같은 줄 알았다”며 “전주의 남부시장, 한옥마을 등 풍경이 너무 신기했다. 도시적 다름, 문화·사람 차이가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때만 해도 내 삶을 실험해 보는 것만 중요했지, 전주에 관심이 없었다”며 “2020년에 전주 서학동에서 두 달 살이를 했는데, 소비하는 사람으로만 머물렀다. 생산자가 꿈이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지난해 다시 전주를 찾은 이유다. 전주가 가진 책방, 도서관, 책쾌 등 ‘책’으로 엮인 도시 브랜드가 전 씨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만큼 책을 만드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는 “올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주라면 ‘책짓기 생활’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에 동네 책방이 3~4곳 있는데, 일주일에 2번씩은 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화가 제게 자양분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게 24시간 동안 책짓는 생활을 하는 저를 발견했다”며 “정말 공간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생활을 바꾼다는 것을 느꼈다. 이 도시와 제가 시너지를 내는 것을 느끼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죽기 전까지 계속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사는 것이 꿈이다. 계속해서 ‘나'라는 사람도 바뀌고, 삶도 변하는데, 왜 꼭 한정된 공간에만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삶을 보여 주고 싶다. 다양한 지역의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다. 그걸 콘텐츠로 공유하는 에디터로도 활동하는 이유다”면서 “저를 통과시켜서 보여 주고 싶은 지역이 아직도 너무 많다”고 전했다.

‘로컬 생활자’의 최종 목표를 묻는 말에는 “저를 보고 용기 있게 로컬 생활자에 도전해 봤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왜 정착 안 해?' 이런 말이 아니라 ‘왜 정착해야 해?’ 이런 질문을 하면서 각자의 삶을 뜨개질하며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울 출신인 전 씨는 지난해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복닥맨션(서울 밖에 살면 어때서?>를 출간했다. 올해 전주 책방 ‘일요일의 침대’ 대표와 함께 준비하는 문집, 커뮤니티 워크숍을 하는 대표와 함께 커뮤니티 디자인 책, 에세이·소설 결합 책, 로컬 매거진 등을 펴내려고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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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주시 #비수도권 #수도권 #서울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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