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호반 도로 따라 흐르는 철쭉의 설렘
벚꽃이 바람에 흩어져 떠난 자리, 그 공간을 채우는 또 다른 빛. 5월을 맞아 진안 용담호에 선홍빛 철쭉 물결이 절정이다. 용담호를 따라 이어진 길목마다 철쭉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상춘의 여운을 좇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4월 초순은 벚꽃의 시간이었다. 하얗고 연분홍이던 벚꽃의 시간이 저물고, 이젠 진분홍과 자줏빛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바로 계절의 여왕 5월이다. 5월은 또 다른 빛깔의 봄을 빚어낸다. 계절은 풍경의 바통을 스스로 건넨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말이다.
용담호를 끼고 도는 약 64km 호반 도로. 그 길 위로는 선홍빛 철쭉 물결이 흐르고, 길 아래로는 호수의 물결이 숨을 쉰다. 햇빛을 머금은 용담호 위의 윤슬은 무희처럼 춤을 추고, 그 곁에 늘어선 꽃들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무성한 녹음의 계절을 향해 손짓한다. 눈길 닿는 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가 아닌 곳이 없다.
완만하게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가슴을 두드린다.
나들이객들은 “풀과 나무와 꽃이 발산하는 5월의 냄새가 온몸을 감싸며, 떠나는 봄을 배웅하고 다가오는 여름을 마중하는 듯하다”며 “이 길이 많은 이들에게 인상 깊게 기억되는 이유는 어쩌면 그 감각의 순간들 때문일 것”이라고 느낌을 피력하곤 한다.
진안군은 이 꽃길이 보다 아름답게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로수를 다듬고, 길을 살피며, 방문객들이 불편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호반을 가꾸고 있다.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까지 방문객들이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이경영 진안군수 권한대행은 “용담호변의 꽃길은 계절이 건네는 가장 따뜻한 인사”라며 “이 길을 찾는 모든 이들이 봄의 여운과 숨결을 온전히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히 가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꽃은 지고 또 피어난다. 그 사이에 계절이 바통을 넘긴 조용한 호반의 약속, 설렘이 윤슬처럼 흐르고 있다.
진안=국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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