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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등록 의혹으로 얼룩진 부안군수 선거…“사전 검증 제도 시급”

검증 권한 없는 선관위, 선거 막판 ‘이의제기 공방’ 유권자 혼란만 가중
등기부등본·과세증명서 등 관공서 증빙서류 ‘의무 첨부’ 법 개정 시급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부안 투표소 전역에 부안군수 후보자 재산공개에 대한 이의제기에 따라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이의제기 대상 후보자들의 재산상황 축소·과다에 대한 결정사항을 공고했다./ 김동수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막바지, 부안군수 선거판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정책 대결이 아닌 ‘후보자 재산등록 의혹’이었다.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재산 축소·과다 신고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고, 급기야 투표 당일 투표소 입구가 재산등록 이의제기 결정사항을 알리는 선거관리위원회 공고문으로 도배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지역 발전을 이끌 적임자를 가려야 할 선거가 정책 검증 대신 재산 공방으로 얼룩진 데 대해, 선관위의 사전 검증 제도 부재와 현행 공직선거법의 허점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관위는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 신고서의 서류상 형식적 요건만 확인할 뿐이다.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사전에 전수 검증할 법적 권한도, 시스템도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사전 검증 제도가 없다 보니 이의제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손을 쓸 수 있는 게 없다”며 “이런 구조라면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주식이나 예금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후보자 본인만 아는 내용이라 누락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후보자 사전 설명 때 특별히 강조해 주의를 당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선거 직전 터져 나오는 재산 폭로전은 유권자에게 심각한 정보 혼선을 안기고, 올바른 후보 검증을 가로막는다.

선관위가 떠안는 행정 부담과 신뢰도 저하도 심각하다. 선거 직전 단 며칠 사이에 집중되는 이의제기를 한정된 인력과 짧은 조사 기간으로 완벽히 검증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검증 결과 발표 시점과 수위를 두고 양 진영에서 ‘편파 판정’, ‘늑장 대응’이라는 정치적 공격까지 쏟아지면서, 선거 관리 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마저 의심받는 실정이다.

지금은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을 증명할 서류 제출 의무가 없다 보니 고의 축소나 오기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등록 시 △부동산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있는 ‘등기부등본’ △실제 소유 부동산을 확인할 수 있는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토지·건물 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 확인서’ 등을 해당 관공서에서 발급받아 반드시 첨부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예금·주식 같은 현금성 재산도 후보자 등록 단계에서 선출직 현직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검증을 받도록 시스템을 일원화해야 실효성 있는 검증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산 관련 증빙서류가 사전에 첨부되면 선관위의 1차 검증이 가능해진다. 선거 기간 중 불필요한 폭로전과 이의제기가 줄어 선관위의 업무 과부하를 크게 덜 수 있고, 무엇보다 후보자의 고의적인 신고 누락을 원천 차단해 유권자에게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구멍 난 선거 제도가 남긴 과제는 묵직하다. 허술한 재산등록 제도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도 정책은 실종된 채 부정확한 정보가 빚는 혼란과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부안에서 벌어진 촌극이 마지막이 되려면, 제도 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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