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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건축기행] 전주대 ‘숲속 초막 셋’…뾰족한 지붕 선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긴장감

전주대학교 교정의 가장 조용한 언덕을 오르면, 시선이 멈추는 지점이 있다. 나무들 사이에서 녹슨 주홍빛의 조형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데, 이것이 김준영 전주대 건축학과 교수가 설계한 작은 예배당 ‘숲속 초막 셋’이다. 건물의 모습은 마치 숲이 스스로 마련해둔 제단처럼 보인다. 이 건축은 존재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다. ‘숲속 초막 셋’은 김준영 교수가 화려함 대신 침묵을 선택해 만든, 아주 작은 규모의 기도 같은 공간이다. 이 건축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뾰족하게 서 있는 지붕의 선이다. 각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은 공격적이라기보다 조용한 긴장을 만든다. 기도하는 사람이 몸을 곧게 세울 때의 집중과 닮아 있다. 외벽을 이루는 코르텐 강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색을 띠며 단단한 녹을 입는다. 재료가 낡아가면서 스스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특성 덕분에, 이 작은 구조물은 성경 속 초막이 지닌 소박함과 일시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작은 것 속에서 오히려 더 근원적인 세계가 보이는 방식이다. 강판이 접힌 선은 예리하지만, 숲과 만나는 순간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멀리서 보면 바람을 타고 내려앉은 새 같고, 가까이 다가가면 나무들 사이에 조용히 걸린 천막 같다. 날카로운 형태가 자연 속에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이유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 건축이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지가 한눈에 드러난다. 삼각형으로 열린 내부는 기능을 채우기보다 시선을 비워두기 위해 존재한다. 천장의 꼭짓점에서 십자가가 가볍게 매달려 있는데, 벽에 고정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상징을 과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하늘과 실내 사이를 잇는 얇은 선처럼 보인다. 십자가 아래로는 투명한 프레임이 놓여 있어 바깥 풍경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온다. 안에서 무엇을 보라고 지시하지 않고, 숲과 하늘이 스스로 장면을 만들도록 여백을 남긴 구조다. 이곳에서 전시되는 것은 건축 자체가 아니라, 계절과 빛의 움직임이다. 이런 방식은 영적 공간이 가진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람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비워질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일. 이 건축은 그 빈칸을 빛과 풍경으로 조용히 채운다. 외부는 거칠다. 코르텐 특유의 붉은 녹이 표면에 스며들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비와 바람을 맞으며 생기는 이 색은 재료가 스스로 만들어낸 시간의 흔적이다. 하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벽면은 노출콘크리트 위에 찍힌 목재의 결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형태다. 콘크리트라는 단단한 재료 안에 나무의 흔적이 스며 있어, 표정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 외부가 직선과 강한 표면으로 긴장을 만들었다면, 내부는 목재 결의 흐름 덕분에 자연스러운 이완을 유도한다. 이 대비는 단순한 재료 사용의 차원이 아니라, 건축이 말하는 언어의 구조다. 밖에서는 스스로를 세우는 긴장감을, 안에서는 마음을 내려놓는 편안함을 경험하게 한다. 두 감정이 충돌하지 않고 조용히 균형을 이루는 방식, 바로 그 점에서 작은 건축이 깊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드러난다. ‘숲속 초막 셋’의 형식은 성경 마태복음 17장 4절의 한 구절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예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베드로가 변화산에서 한 이 말은 서로 다른 세 존재가 한 순간을 공유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건축은 바로 이 순간을 공간으로 번역한다. 그래서 이 예배당은 세 개의 작은 집이 서로 이어진 구조를 가진다. 평면상으로는 분명히 나뉘어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바라보면 경계는 흐릿하다. 독립과 연결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 모호함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구성이다. 각 초막은 예수·모세·엘리야를 상징하며 각각의 방향성과 고유한 의미를 지니지만, 세 지붕은 떨어질 수 없을 만큼 가깝게 맞닿아 하나의 몸을 이룬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 있고, 나뉘어 있지만 이어지는 구조다. 개별성과 공동체성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 은유는 소박한 6평 규모의 건축 안에서 겸손·순종·경건함 같은 초막의 상징을 조용하게 확장시킨다. 초막 셋은 그래서 작은 크기와 단순한 형태를 넘어, 한 순간을 함께 경험한 세 인물처럼 각자의 의미가 모여 하나의 깊은 울림을 만드는 건축이 된다. 밤이 되면 이 건축은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야간 사진 속에서 빛은 강판 표면에 부드럽게 번지며, 종교적 상징보다 이 장소가 가진 고요한 기도를 먼저 느끼게 한다. 외부를 비추는 조명은 형태를 강조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건물이 숨을 쉬듯 존재하도록 만든다. 실내의 빛도 마찬가지다. 삼각형을 이루는 구조의 가장자리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조명은 공간을 밝히려고 애쓰기보다, 사람의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는 흐름을 따라간다. 빛이 공간을 지배하기보다, 어둠이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가깝다. 이곳에서는 침묵이 자연스럽게 설계되어 있다. 어둠과 빛의 비율이 섬세하게 맞춰져 있어, 안에 서 있으면 호흡이 저절로 느려진다. 겉으로는 단순한 구조물이지만, 내부의 시간은 훨씬 더 깊고 조용하게 움직인다. 이 작은 건축은 규모로는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질문은 오히려 크다. 눈앞의 형태를 넘어서, 건축이라는 활동 자체가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 다시 묻게 만든다. 건축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공간은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는가. 크기와 성스러움은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 숲속 초막 셋은 이런 질문을 억지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방식으로 조용히 답을 보여준다. 크지 않아도 충분하다. 정직한 재료와 태도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풍경을 잘라내지 않고 품어낼 수 있을 때, 건축은 비로소 사람에게 가까워진다. 이 건축이 남기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하다. 작은 공간 속에서도 마음은 충분히 넓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건축은 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어떤 공간 앞에서 자연스럽게 침묵하게 된다면, 그 건축은 이미 제 역할의 절반을 한 것이다. 숲속 초막 셋이 가진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고, 시간을 적으로 두지 않으며, 숲과 사람 사이에서 아주 작은 숨처럼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건물의 것이 아니라, 바람과 빛, 그리고 그 안에 서 있는 사람의 내면이다. 작은 지붕 아래에서 건축은 다시 본질을 묻는다. 나는 무엇을 치유하고, 무엇을 회복시키는가. 그 질문이 조용히 오래 남는다. △김준영 건축가/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전북특별자치도 총괄건축가 김준영 교수는 건축을 ‘형태의 결과’가 아니라 삶과 시간, 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건축가다. 그에게 건축은 눈에 보이는 완성보다, 만들어지는 동안의 태도와 사용되는 이후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 서울대학교에서 해양학과 물리학을 전공하며 자연의 질서와 구조적 사고를 익혔고, 해군 학사장교로 복무하며 분석과 책임, 공동체의 감각을 몸으로 배웠다. 제대 후에는 건축시공 실무를 통해 현장의 구조와 물성을 경험했다. 2001년 미국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에서 건축설계를 다시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건축가의 길에 들어섰고,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활동하며 설계 경험을 쌓았다. 이 시기 HOK Dallas에서 참여한 삼성엔지니어링 서울 본사 및 연구소 프로젝트는 AIA Dallas 우수건축으로 선정되었다. 이 해외 경험은 이후 그의 건축관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그는 건축을 기술·예술·공공성·경험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종합적 실천으로 바라본다. 2012년 귀국 후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부임해 건축설계 교육과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는 건축학과의 5년제 건축학전문교육 인증을 이끌었으며, 기획처 부처장, LINC 창의인재양성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과 지역을 잇는 역할을 맡아왔다. 연구의 중심에는 저층주거지의 공존과 재생, 지역 건축자산의 보존과 활용, 학교의 새로운 교육환경 설계(Home Base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모두 지역의 삶을 존중하는 건축이라는 그의 일관된 문제의식으로 수렴된다. 2019년, 전주대학교 교정에 조성한 작은 기도공간 ‘숲속 초막 셋’은 그의 작업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6평 남짓한 이 작은 건축은, 규모를 줄이는 대신 사유의 깊이를 키우는 방식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김준영 교수는 이 작업을 통해 “건축가로서 마음의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말한다. 이 작품으로 그는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금상을 수상했다. 이종호 기자

  • 기획
  • 이종호
  • 2026.03.02 18:59

독자권익위원회 95차 정기회의 제안, 이렇게 반영했습니다

지난 2025년 11월 27일 열린 제12기 전북일보 독자권익위원회 제95차 정기회의에서 독자위원님들은 지방선거 정책·이슈 중심 보도, 사회적 약자·스타트업 등에 지속적인 관심, 지역현안 심층 취재 보도 등을 주문했습니다. 전북일보는 독자권익위원회의 다양한 제언을 반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와 정책·이슈 중심 보도 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역 자치단체장을 상대하는 도전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전북일보는 ‘지선 도전자들, 현역 비방 위험 수위’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2025년 12월 1일자 3면). 전북일보는 2026년 새해를 맞아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도지사·교육감 입지자들의 선호도와 후보 선택 기준, 리더십 선호 유형 등으로 조사했습니다(1월 2일자 1·2·3·4·5면). 아울러 설 특집호에서 도지사와 교육감, 14개 시장군수 선거와 관련 선거구도, 이슈 등을 조명했습니다(2월13일자 3~5면). △사회적 이슈 심층보도 통해 조명 고군산군도에서 ‘청곱창(학명:하이타넨시스)’은 가장 주목받는 품목입니다. 전북일보는 ‘산업화 위기 맞은 고군산 청곱창김’ 주제의 기사를 통해 청곱창을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와 제도적 공백을 2회에 걸쳐 짚어봤으며(2025년 12월 4일자 1면, 5일자 7면),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사하는 제주 이호동 현산포구방파제 등 채취 현장을 동행 취재해 보도했습니다(2월6일자 1·2면). 매년 도내 지자체 금고로 입금되는 예산은 수십조원에 이르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자 수익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합니다. 전북일보는 2차례에 걸쳐 지자체 금고 선정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2025년 12월 2일자 1면, 3일자 2면). 국토교통부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제도 강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제도 강화 앞둔 지역주택조합, 나아갈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실수요자들이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실수요자의 선택 기준과 지역 부동산 시장이 나아갈 방향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봤습니다(2025년 12월 22~24일자 6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어떤 희망의 메시지와 선물을 안길지 도민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전북일보는 행사를 앞두고 전북의 현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3차례에 걸쳐 살펴봤습니다(2월 23~25일자 각 1면). △지역 현안 심층취재 보도로 점검 새만금이 미래 전략산업의 실험장으로 다시 서려면 근본적인 재정·제도 전환이 불가피합니다. 전북일보는 ‘새만금 대전환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새만금의 현주소와 구조적 병목, 대전환의 조건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봤습니다(2025년 11월 28일자 1면, 12월 1~2일자 2면).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잠재력과 광활한 산업 부지를 바탕으로 남부권 첨단산업 입지로 거론되지만 전력망과 용수 연계, 정주 여건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합니다. 전북일보는 ‘첨단산업 입지 새만금’ 주제로 입지 경쟁 속에서 새만금이 서 있는 지점, 장점과 한계, 그리고 남은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점검했습니다(1월 28·29일자 1면, 30일자 2면). ‘피지컬 AI 골든타임’이라는 주제로 피지컬 AI 국가 프로젝트가 전북의 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이를 가로막고 있는 행정·정치적 쟁점도 2차례에 걸쳐 보도했습니다(1월 14일자 1면, 15일자 2면). ‘초광역 시대, 전북의 생존법’이라는 주제로 전북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기초자치단체 행정통합 기반 중추도시 구상도 2차례에 걸쳐 짚어봤습니다(2월 20일자 1면, 24일자 2면).

  • 기획
  • 전북일보
  • 2026.02.26 17:14

[천년의 종이, 전북의 내일을 쓰다] 지역의 물·흙·나무가 만든 종이

한지는 원료와 색채, 염색 방식, 후가공, 용도와 쓰임, 크기와 두께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분된다. 이 가운데 생산지는 한지의 종류와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선자지(扇子紙), 간장지(簡壯紙), 유둔지(油芚紙), 태지(苔紙), 죽청지(竹靑紙), 화선(畵宣), 농선지(籠扇紙), 상화지(霜花紙) 등 도내에서 탄생한 한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종류가 월등히 다양하다. 왜 이처럼 다채로운 한지가 전북에서 꽃피울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짚어본다. 한지는 기술로만 만들어진 종이라기보다 자연 속에서 형성된 결과물에 가깝다. 종이를 뜨는 방법 이전에 종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먼저 여러 땅에 자리 잡았다. 그 중 물과 흙, 나무, 그리고 사람의 생활 구조가 맞물리며 전북은 오랜 시간 한지 생산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이처럼 전북의 한지는 공예품이기 이전에 지역 환경과 산업 구조가 함께 빚어낸 생활 기반 산업이었다. 전주와 완주를 둘러싼 노령산맥 줄기는 이러한 배경의 출발점이다. 이 일대는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풍화된 토양이 넓게 분포해 배수가 원활하고 완만한 구릉 지형을 이룬다. 산지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모이며 수분 조건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닥나무는 과습과 건조에 모두 약하지만 배수가 좋고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환경에서는 섬유가 길고 질기게 성장한다. 자연스럽게 양질의 원료를 지역 안에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다. 윤지환 전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전주·완주 지역을 둘러싼 노령산맥 줄기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완만한 구릉지를 형성해 양질의 닥나무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제공했다”며 “철분이 적은 전주천과 만경강 수계 역시 한지의 밝은 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주는 전라감영 소재지로 행정 수요가 많았고, 농한기 노동력이 결합되면서 한지 생산이 생활 산업 형태로 확산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북 지형의 또 다른 특징은 산지와 바다가 가까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서해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이 산맥을 타고 이동하며 형성하는 적절한 습도와 남부 특유의 온화한 기후가 결합해 닥나무 생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전주·완주·진안·장수 일대에 형성된 완만한 구릉과 침식 분지는 다양한 수계를 집중시키며 풍부한 수량을 확보하게 했다. 이러한 지형·기후 조건은 닥나무 재배에 필요한 요소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종이의 품질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물이었다. 종이는 물 위에서 태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닥섬유를 풀어 종이를 뜨는 과정에서 물의 성질은 색감과 내구성을 결정짓는다. 전주천과 만경강 수계는 노령산맥을 이루는 화강암 계열 암석을 거치며 철분 등 불필요한 미네랄 성분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철분 함량이 낮은 물은 종이 변색을 줄이고 밝은 색을 유지하는 데 유리해 전주 한지가 오랫동안 ‘곱고 질긴 종이’로 평가받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자연 조건만으로 생산 중심지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전북, 특히 전주는 조선시대 전라감영이 설치된 행정 중심지이자 경제·문화 거점이었다. 행정 문서와 기록, 출판에 필요한 종이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국가는 필요한 종이를 확보하기 위해 전주 지역 생산을 관리했다. 전주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가 설치됐던 점, 왕실 부채 생산을 담당했던 선자청이 운영됐던 사실도 종이 수요를 꾸준히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도시는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권력과 문화가 집중된 생산의 공간으로 기능했다. 이 같은 행정 수요는 농업 구조와 맞물리며 한지 생산을 생활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요인이 됐다. 전북은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벼농사가 활발했고 겨울철 농한기에는 활용 가능한 노동력이 풍부했다. 농민들은 농사와 병행해 종이 생산에 참여했고 이는 특정 장인 집단 중심이 아닌 마을 단위 산업 형태로 발전했다. 원료 재배와 생산, 소비가 동일 공간 안에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한지는 지역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기반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값싼 수입 닥나무 유입으로 지역 재배가 위축되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수질 관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생산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한 공간 안에서 이어지던 원료 재배와 생산, 소비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연과 산업, 생활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던 구조가 점차 분리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윤 교수는 한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원료 공급을 넘어 문화적 수요 기반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주시와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가 닥나무 재배지를 확대하고 장인들에게 원료를 공급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전주 장인들이 생산한 한지가 궁궐과 종묘 보수에 활용되는 것처럼 공공 수요 기반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는 전주가 전통문화의 중심 도시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지 수요를 획기적으로 늘릴 문화생태적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통 창호 개발, 출판·미술 창작 지원, 체험 관광과 이벤트 활성화 등이 한지 산업과 문화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현아 기자

  • 기획
  • 전현아
  • 2026.02.25 17:58

[동학농민혁명 세계기록유산 미등재 기록물] <동비토론(東匪討論)>과 <임영토비소록(臨瀛討匪小錄)>

<동비토론(東匪討論)>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강릉부사(江陵府使)로 있던 이회원(李會源)이 강원도 지역 동학농민군 진압 문서를 모아 놓은 것이다. 동학농민군 진압과 관련한 감영(監營), 순영(巡營), 의정부(議政府) 등의 상급 기관의 관문(關文) 및 전령(傳令), 이들에게 올리는 강릉부의 첩보(牒報), 그리고 주변 관아를 상대로 보낸 관문(關文) 및 전령(傳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문서들을 <동비토론(東匪討論)>으로 묶은이는 이회원으로 추정된다. 그의 생몰년대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선원속보(璿源續譜)> 효령대군파(孝寧大君派) 권39(卷之三十九)에 따르면 1830년(순조 경인) 4월 19일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효령대군파 15대손이다. 족보에 따르면 생원(生員)에 급제하고 음승지(蔭承旨)를 거쳐 소모사(召募使)를 지낸 것으로 되어 있다. 이회원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관동소모사(關東召募使)를 역임하였으므로 이 족보에 나온 인물임이 확실하다. 이회원은 그의 조상인 효령대군 11대손 가선대부(嘉善大夫) 무경(茂卿) 이내번(李乃蕃, 1703∼1781)이 강원도 강릉에 정착하여 선교장(船橋莊)을 건립한 이래 1830년 출생하여 1844년(헌종 10년) 생원시에 입격하고 1883년(고종 20년) 순창원(順昌園) 수봉관(守奉官)으로 관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1886년 사헌부 감찰, 이듬해에 의금부 도사와 공조좌랑을 지냈으며, 이후 상서원(尙瑞院) 별제(別提) 등의 관직을 거쳤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1894년에는 당상관인 통정대부(通政大夫)가 되었고 승정원(承政院) 동부승지(同副承旨)를 제수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회원을 일컬어 ‘전승지(前承旨)’라고 하는 것이다. <임영토비소록(臨瀛討匪小錄)> 또한 동학농민군 토벌을 지휘했던 이회원의 관련 기록이다. 여기서 임영(臨瀛)은 강릉의 별칭이다. 그런데 작성자가 불분명하다. 작성자가 선교장 주인 이회원이라는 설과 이회원이 아니라 그의 지인일 것이라는 설로 엇갈렸다. 실제로 <임영토비소록>을 읽어보면 이회원을 ‘본읍(本邑) 정동면(丁洞面) 선교(仙橋)의 이(李) 승지(承旨)’로 지칭하여 작성자 본인과 이회원을 구분짓고 있어 이회원이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자료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회원이 본인을 3인칭으로 설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자료의 모두(冒頭)에는 이단의 성행을 개탄하고, 동학을 두고 요망한 술수이며 재물을 갈취하려는 방도로 규정하는 사설이 길게 실려 있다. 아무래도 강릉 지역 동학농민군 토벌의 총 책임을 맡았던 이회원 본인이 아니면 작성하기 어려운 사설로 보인다. 다음으로 1894년 8월 20일 이래 강릉 및 주변 지역에서의 동학농민군 활동 및 토벌에 대한 서술이 보이는데 11월 차기석(車箕錫)과 박학조(朴學祚)를 처형하고 수급을 원주 순무영에 보내어 관동 일대의 동비(東匪) 평정을 마무리 짓는 내용이 길게 이어진다. 여기서도 이회원은 ‘전승지(前承旨)’, ‘강릉부사(江陵府使)’만으로 지칭되고 이회원 본인이라고 서술되지 않는다. 그런 다음에 “어떤 객(客)이 돈천재(沌泉齋)를 지나다 주인(主人)이 쓴 토비소록(討匪小錄)을 보고 말하기를 ‘이것은 실록입니다’라고 말하니 주인이 쳐다보고 탄식하여 말하는” 문답이 이어진다. 여기서 돈천재(沌泉齋)는 이회원이 기거하는 선교장에 있는 활래정(活來亭)의 별호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미 토비소록(討匪小錄)을 언급하였다는 것은 문답 이전의 동학농민군 토벌 내용이 바로 <임영토비소록(臨瀛討匪小錄)>임을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의 문답은 “토비소록(討匪小錄)”, 즉 <임영토비소록(臨瀛討匪小錄)>의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문답을 보면 문답의 돈천재 주인이 “내가 수령의 지팡이를 짚고서”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다. 따라서 돈천재 주인은 수령, 즉 강릉부사의 지팡이를 짚은 이회원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임영토비소록>의 작성자는 이회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비토론(東匪討論)>이 강릉부사로 재직하던 이회원이 순영(巡營) 등 상급 기관 및 주변 관아와 주고받은 공문서를 엮은 것이라면, <임영토비소록(臨瀛討匪小錄)>은 그가 동학농민군 진압 과정에서 스스로 느낀 감정과 토벌 과정에 대한 자신의 서술, 그리고 객(客)과의 문답을 통한 자기 정당화를 담은 개인적인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두 자료를 동시에 검토하면 강원도 강릉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학농민군의 활동 상황과 토벌 과정에 대하여 공문서를 통하여 드러나는 공식 기록과 당시 토벌의 책임을 맡았던강릉부사 이회원의 개인적 인식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두 자료를 통하여 알 수 있는 강원도 강릉 지역의 동학농민군 활동 및 이에 대한 진압 상황은 다음과 같다. 1894년 8월 20일부터 동학교도들이 강릉 대관령 서쪽 대화면(大和面)을 침범하여 대관령을 넘어간다고 큰소리쳤다. 이들은 “강릉의 어떤 부잣집은 우리들을 위해 술을 빚고 소를 잡아 저장하여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선교의 이 아무개는 우리를 해치려고 창검을 점고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선교의 이 아무개’는 이회원을 지칭한다. 9월 4일에는 영월과 평창, 정선 등 5개 고을의 동학의 무리 수천 명이 강릉부사가 바뀌는 때를 엿보아 일제히 강릉 읍내에 들어와서 삼정(三政)을 바로잡을 것을 칭하고 백성을 구제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다만 이들은 다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10월 1일 이회원이 강릉부사에 제수되고 이후 관동소모사를 겸직하게 되었다. 이제 강릉 지역에서 동학농민군은 더 이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11월 2일 강릉 영서의 봉평(蓬坪) 등에 있던 동학농민군도 이미 토벌당하여 동학농민군 지도자 7명이 체포당하고 나머지 무리들도 모두 체포되었다. 더 이상 강릉을 공략할 수 없었던 동학농민군은 정선과 평창에 집결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이회원는 양양(襄陽)과 삼척(三陟)에서 군정(軍丁)을 모집하였다. 지금은 강원도 평창(平昌)에 속해 있는 봉평에서의 전투는 11월 4일에서 5일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때 동학농민군이 패배하여 9명이 참수되었다. 한편 내면(內面)에는 강원도 중부 영서 내륙 동학교단의 중심지였던 홍천(洪川)에서 도소(都所)를 꾸리고 홍천 서석 풍암리 전투에서 패배하고 쫓겨온 차기석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린(麒獜), 인제(麟蹄), 양양(襄陽), 간성(杆城) 등에 통문을 보내고 군호(軍號)로 동학농민군을 모아 봉평을 공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11월 9일 순영중군행진소(巡營中軍行陣所)가 정선(旌善)까지 진출하였다. 일본군도 정선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정선의 동학농민군은 도망가서 흩어졌다. 이미 11월 7일 강릉에서 나온 포군이 순영 중군과 함께 정선읍으로 가서 동서로 나누어 동학농민군을 물리쳤다. 한편 차기석은 정선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내면에 있다가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16일 무렵 관군이 내면 동학농민군 지도자 차기석과 오덕현(吳德玄), 그리고 집강 박석원(朴碩元) 등 3명을 사로잡은 보고가 도착하였다. 결국 11월 22일 차기석은 박학조와 함께 교장(敎場)에서 참수당하였고, 수급은 원주 순무영으로 보내졌다. 이로써 <임영토비소록>에 따르면 강원도 강릉 지역의 동학농민군 토벌은 사실상 일단락되었다. <임영토비소록> 말미에 있는 주인과 객(客)의 문답에 따르면 주인의 활동으로 인하여 “일본군이 동쪽으로 오는 형세를 모면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영동의 주민들이 안도할 수 있었다”는 객(客)의 질의가 나온다. 이는 이회원의 ‘밝은’ 지휘가 일본군의 영동 진입을 막은 점에서 동학농민군을 토벌한 행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사실 동학농민군을 진압한다는 점에서 강릉부사 이회원과 일본군은 같은 입장이었고, 일본군의 영동 진입을 막기 위하여 동학농민군을 토벌하였다는 것은 나름 본인은 일본군도 막았다고 하는 군색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그럼에도 일본군을 경계한 점은 조선의 고을 수령으로서 최소한의 중심은 잡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임영토비소록>은 “상(上)의 32년 을미(乙未) 국월(菊月) 하한(下澣) 돈천재(沌泉齋)에서 짓다”로 끝맺는다.

  • 기획
  • 기고
  • 2026.02.24 19:12

전북, 1400조 연기금의 땅 ‘대한민국 금융지도’ 다시 그린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자리 잡은 지 9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이끄는 ‘제3금융중심지’ 도전이 마침내 결승선 앞에 다다랐다. 그동안 3차례 대통령 공약에 이름을 올리고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전북은 포기 대신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금융사 유치라는 묵묵한 준비를 택했다. 특히 민선 8기들어 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한 기틀이 단단히 다져지고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부터 국내 양대 금융그룹까지 러브콜에 응답하기 시작한 지금, 1400조 원 규모 연기금의 땅이 대한민국 금융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00조 연기금의 땅, 미완의 금융생태계 2017년 2월, 약 14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수도권을 떠나 호남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역사적 순간이었다. 전북은 국내 유일하게 거대 연기금 운용 기능을 품은 지역이 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금융 생태계는 여전히 서울에 머물러 있었다. 운용 기능과 금융산업 집적 사이의 구조적 단절이라는 숙제가 전북 앞에 놓인 것이다. 민선 8기 김관영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그가 꺼내 든 해법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었다. 서울이 종합 금융의 심장이고, 부산이 해양·파생 금융의 거점이라면, 전북은 자산운용과 농생명, 기후에너지라는 세 축을 엮어 차별화된 금융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금융중심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전북 금융중심지의 꿈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지역 공약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래, 2022년 윤석열 정부, 2025년 이재명 정부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대통령 공약에 반영됐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2019년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추가 지정을 보류했고, 2023년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서도 전북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인프라 개선과 금융 모델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권고만 돌아왔다. △ 좌절 앞에서 택한 ‘뚝심 행정’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전북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전북은 지적받은 약점을 하나씩 메우는 데 집중하며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2021년에는 국민연금공단 제2사옥인 글로벌기금관을 준공하고, 금융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같은 해 전북테크비즈센터가 문을 열었고, 2023년에는 금융혁신 공유오피스가 조성되며 금융기업의 근무 여건이 한층 개선됐다. 제도적 기반도 차곡차곡 마련됐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자치도 출범에 맞춰 전북특별법에 금융산업 육성 특례 5개 조항을 반영했다. 입지보조금 50억 원 한도, 설비설치자금 30억 원 한도,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보조금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국 최초로 핀테크 육성지구 지정을 이끌어내며 디지털 금융의 교두보를 확보했고, 같은 해 11월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전북분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였다. 기금운용 전문인력 130명을 배출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해 백오피스 인력 210명을 양성했다. 핀테크 벤처기업과 금융빅데이터 기업을 연간 12개사씩 키워내며 금융 혁신 생태계의 씨앗을 뿌렸다. 공약은 반복됐지만 실현이 요원해 보이던 시기, 김 지사는 “때가 오면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며 묵묵히 기반을 다졌다. △ 뉴욕 월스트리트부터 KB·신한까지, 금융권 러브콜 김관영 지사는 국내 기반다지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그는 직접 미국 뉴욕과 보스턴을 찾아 BNY멜론 본사와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본사의 문을 두드렸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전북의 가능성을 직접 설파한 것이다. 현지 금융 주재원들과의 네트워킹도 병행하며 국제 금융계에 전북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실은 숫자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과 협력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사무소 9곳이 전북에 둥지를 틀었다. 2024년에는 BNY멜론 전주사무소가 확장 이전하며 글로벌 금융기관의 존재감을 키웠다. 같은 해 6월에는 우리금융그룹,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자치도와 금융산업 육성 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민관 협력의 틀을 다졌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도 화답했다. 최근 KB금융그룹은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을 조성해 총 250여 명의 인력을 상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KB증권과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 AI 기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KB손해보험 광역스마트센터까지 입점시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도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자본시장 핵심 거점을 전주에 구축하는 데 가세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전주 출신이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임실 출신이라는 지역 연고도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금융업계에서는 김 지사의 끈질긴 설득과 체계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2월 중에는 도-KB금융-국민연금 간 업무협약 체결과 신한 금융허브 출범식이 예정돼 있어, 전북 금융 생태계는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마침내 던진 승부수,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로 올해 1월 29일, 전북도는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공들여 작성한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이 안에 담겼다. 부처·전문가·유관기관 자문을 거치고, 도민설명회와 금융기관 간담회, 도의회 의견 청취를 진행한 뒤 도시계획위원회의 원안 가결을 끌어낸 결과물이다. 주요 개발 계획으로는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일원 3.59㎢ 부지에 중심업무지구, 지원업무지구, 배후주거지구를 배치한다. 중심업무지구에는 전북국제금융센터와 금융혁신 클러스터 복합단지가 들어서고, 자산운용·농생명·기후에너지라는 세 특화 금융 영역을 키운다는 청사진이 담겼다. 새만금 해상풍력단지와 신공항 개발에 따른 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AI 데이터센터의 제2 백업 거점으로 새만금을 육성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전북이 금융중심지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금융데이터 분석, 회계·법률 서비스까지 청년 선호도 높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금융산업의 수도권 과밀로 지방의 일자리와 청년 인재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중심지 지정은 단순 개발이 아닌 ‘지역소멸 대응형’ 국가전략 거점 구축이라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제7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평가단 구성과 현장 실사,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의결을 앞두고, 10년 가까이 달려온 전북의 여정이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국민연금이라는 세계적 자산이 전북에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금융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은 지역의 숙원이자 국가적 과제”라며 “그동안 쌓아온 인프라와 제도,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가 어우러져 마침내 제3금융중심지의 꿈을 현실로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북 금융중심지는 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 정치일반
  • 백세종
  • 2026.02.19 19:08

[설 특집] 전주, 도시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다 - ② 전주 관광타워복합개발사업

옛 대한방직 부지, 멈춰 있던 시간 깨우다 전주서부신시가지 내 20년 넘게 활용되지 못했던 옛 대한방직 부지가 본격적인 개발 절차에 들어갔다. 녹슨 굴뚝과 노후 공장 건물이 자리하던 공간에 관광 타워와 주거·상업·문화·공공 기능이 결합한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1970년대 조성된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은 한때 1000여 명이 근무하며 전북 섬유산업과 지역 제조업을 이끌던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섬유산업이 쇠퇴하고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공장은 문을 닫았다. 이후 도심 한복판의 거대한 공장 단지는 철조망에 둘러싸인 채 장기간 방치됐다. 2000년대 이후 서부신시가지가 형성되며 주변은 빠르게 신도심으로 변화했지만, 대한방직 부지만은 공업지역 모습 그대로 남아 ‘도심 속 단절된 섬’으로 남았다. 도심 한복판에 23만㎡가 넘는 대규모 부지가 수십 년 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남아있다는 사실은 도시 구조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이었다. 단절된 공간은 주변 상권의 흐름을 가로막았고, 기반 시설 확충과 도시 재편의 기회 역시 제한해 왔다. 전주 대변혁 출발점의 신호탄 지난 2017년 ㈜자광은 대한방직 부지를 1980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 7년 만에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지정돼 2024년 12월 전주시와 사업 시행 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해 9월 ‘전주 관광타워복합개발사업’ 주택건설 사업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총사업비 6조 4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의 상징은 470m 높이의 관광 타워 전망대로, 360도 파노라마 뷰로 설계돼 도심 한복판에서 새만금 일대까지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관광 타워는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기능하며, 전주시 관광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49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3536세대와 200실 규모의 8층 호텔, 복합쇼핑몰도 2030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주거·상업·문화시설이 결합한 복합 공간이 형성되면 도심의 상시 유동 인구는 증가하고, 상권과 생활 인프라의 밀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그동안 유휴부지로 인해 단절됐던 생활권이 다시 이어지며, 정체돼 있던 도시의 흐름에도 새로운 활력이 더해질 것이다. 이 사업으로 전주시는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토지가치 상승분을 공공기여로 환수해 총 2528억 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1100억 원은 △홍산로 지하차도 개설 △홍산교~서곡교 언더패스 설치 △마전교 확장 △마전들로 교량 신설 △세내로 확장 △효자5동 주민센터 신축 등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투입된다. 나머지 1428억 원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과 기반 시설 설치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도로, 경관녹지, 근린공원, 공영 지하주차장 등 약 467억 원 규모의 시설이 무상 귀속되며, 360억 원이 투입되는 전주시립미술관은 건립 이후 전주시에 기부채납될 예정이다. 또한 ㈜자광은 지역사회 공공기여 증대를 위해 △교육 장려 △소외 계층 돌봄 △지역 문화 지원 △지역 경제 상생 등의 사업을 공사 준공 후 연간 25억 원 이상씩 20년간 자발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시설과 현금 환원을 합치면 총 3855억 원의 규모에 달한다. 부지 개발은 생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학교 경제연구소는 공사 기간 건설·장비·자재·숙박·식음 분야는 물론, 중소상인 중심의 소비 유발 효과까지 더해 연간 2조 5000억 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 협약에는 개발사업 공사 시 지역업체 30% 이상, 공공시설 공사 시 50% 이상 참여를 명시해 지역 경제와의 직접적인 연결 구조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공사 기간 중 약 3만 개, 향후 복합시설 운영 단계에서는 약 3천 개의 상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주 관광 타워, 새로운 도심 관광 거점으로 국내외 주요 도시들은 대형 타워를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사람과 자본이 순환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남산서울타워, 도쿄 스카이트리, 마카오 타워는 관광·상업·문화 기능을 집적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주변 상권과 도시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런 사례들은 초고층 타워가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엣 대한방직 부지에 들어설 관광 타워 역시 전망대 관람을 중심으로 문화·상업·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조성돼 방문객의 체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인근 상권과 생활권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로 계획됐다. 관광 수요가 특정 지점에 집중되지 않고 도심 전반으로 확장되며, 지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 타워는 전주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상징적 건축물이자 도심 관광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기존의 공장 부지는 관광과 일상이 공존하는 도시 공간으로 재편돼 전주의 미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우범기 전주시장 “전주의 미래 100년 책임질 사업” “MICE 복합단지 조성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은 전주의 향후 100년을 책임질 핵심 사업입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MICE 복합단지 조성은 전주시가 직접 추진하는 공공사업이고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은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이라며 “추진 주체와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업은 전주시의 도시 구조를 재편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의·문화·창업·숙박·상업 기능이 결합한 MICE 복합단지는 전주 경제의 거점이 되고, 관광 타워와 주거·상업·문화·공공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은 관광·상업의 중심이 되어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전주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시장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들어 가는 이 변화가 전주를 강한 경제도시이자 글로벌 MICE 거점도시로 도약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원 기자

  • 기획
  • 강정원
  • 2026.02.16 14:24

[설 특집] 전주, 도시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다 - ① 전주 MICE 복합단지

물길이 바뀌어야 땅의 모양이 달라지듯, 도시의 변화 역시 사업이 만들어 낼 ‘흐름’에 달려 있다.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전주 도심에 변화의 신호가 켜지며, ‘MICE 복합단지 조성’과 ‘대한방직 부지 개발‘이라는 거대한 물줄기가 트였다. 이 두 개의 프로젝트가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전주의 공간 구조와 도시 기능에 어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갈지 살펴본다. 옛 전주종합경기장, 전주 경제 심장부로 다시 뛰다 옛 전주종합경기장은 수십 년 동안 각종 체육대회와 행사, 축제가 열리며 전주 시민의 일상과 도시 성장의 변화를 함께 기록해 온 상징적인 장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시설이 노후화되고 이용이 줄어들면서 활용도가 점차 낮아졌고,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됐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장기간 표류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전주시는 방향을 잡지 못했던 옛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MICE 복합단지’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체육시설로 사용되던 공간을 전시·회의·문화·상업 기능이 어우러진 MICE 복합단지로 재구성해 전주 경제의 심장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주컨벤션센터 중심으로 완성되는 MICE 복합단지 전주 MICE 복합단지가 조성되는 옛 전주종합경기장 일원은 약 12만 1231㎡ 규모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문화·산업·숙박·쇼핑 기능을 갖춘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착공식을 시작으로 올해 7월까지 내부 도로와 주차장, 구조물 등을 철거하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2027년 1월에는 도로·주차장·녹지 등 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2단계 사업에 착공할 계획이다. 전주 MICE 복합단지의 핵심 시설인 전주컨벤션센터는 전북 최초의 복합 전문 전시·회의 시설로, 이를 통해 전주는 전국 단위 대규모 전시와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을 처음으로 갖추게 된다. 전주컨벤션센터는 연면적 8만 3000㎡, 총사업비 3000억 원 규모로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며, 면적으로는 현재 국내 20여 개 컨벤션센터 중 7번째 규모다. 실내 전시장 1만㎡와 옥외 다목적 광장 1만㎡는 대형 전시와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2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회의실과 22개의 중·소회의실, 화상회의실과 중역회의실을 갖춰 국제회의부터 학술대회, 산업전시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변에는 개방형 광장과 녹지를 함께 배치해 특정 행사에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된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 전시관은 연면적 7300㎡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2027년 개관 예정이다. 전주의 전통과 지역 문화 자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체험형 공간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통해 관람 중심의 전시가 아닌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전시 환경을 구현한다. 전주시립미술관은 연면적 1만 2000㎡,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조성되며 MICE 복합단지의 문화적 중심 역할을 한다. 기획전시실·상설전시실·어린이갤러리·수장고·교육체험실 등을 갖춰 국내외 기획전과 지역 작가 전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복합 문화시설로 구성된다. 컨벤션센터 방문객이 별도의 이동 없이 문화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돼 국제행사와 문화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G-타운은 연면적 1만 600㎡에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의 AI 실증혁신센터다. AI 기반 콘텐츠 제작·실증 스튜디오와 AI 창업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한 기업 입주 공간 등으로 구성돼, 전주시가 추진 중인 피지컬 AI-J 밸리 조성과 맞물려 MICE 복합단지의 산업적 기능을 담당한다. 방문객 체류 기반 구축을 위한 200실 이상 규모의 4성급 호텔과 지하 4층·지상 5층 크기의 판매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숙박과 쇼핑 기능을 집적해 행사 참가자의 체류와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들 시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설계됐다. 컨벤션센터에서 일정을 마친 방문객은 인접한 체험관과 미술관으로 이동하며, 비즈니스로 시작된 체류가 문화·예술 경험으로 확장된다. 이후 판매시설로 동선이 이어지면서 소비 활동으로 연결된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 덕진공원 등 주요 관광지와 인근 먹거리 상권과의 연계를 통해 MICE 복합단지는 단순한 행사 공간을 넘어 문화와 산업, 소비가 어우러지는 도시 활동의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전주컨벤션센터 운영 위한 준비 본격화 전주시는 시설 조성과 함께 전주컨벤션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시컨벤션센터 운영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전담 조직 구성과 단계별 운영 전략을 마련해 개관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외 전시·회의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 주력 산업 기반의 전주형 특화 MICE 콘텐츠 발굴도 추진된다. 전북 지역 내 60여 개 혁신도시 공공·연구기관의 회의·전시 수요를 연계해 초기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대형 국제행사뿐 아니라 중·소규모 회의와 산업전시, 공공기관 행사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운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1월 개최된 ‘제1회 전주 MICE Day’에서는 전주컨벤션센터 홍보와 함께 지역 MICE 산업 활성화를 위한 유관기관 간 협약이 체결됐다. 전주를 MICE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성을 공유하며 운영 준비와 전주형 글로벌 MICE 브랜드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컨벤션센터 운영이 본격화되면 국제회의와 전시, 세미나 등 대형 MICE 행사를 유치해 지역 내 신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성장, 관광객 유입 확대 등 다양한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컨벤션센터 건립은 전주가 글로벌 MICE·비즈니스 이벤트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운영 역량과 도시 기반을 함께 키워가는 과정으로, 전주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강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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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원
  • 2026.02.16 14:23

[설날, 여기 어때] 가족·친구들과 특별한 추억 여행…전북관광 명소 14선 추천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됐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새해의 기운과 고즈넉한 전통 문화,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도내 관광지 14선을 추천했다. 가족·친구 할 것 없이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내 14개 시·군의 관광 명소를 엄선했다. 추천 명소는 시(市) 단위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 군(郡) 단위 완주·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고창·부안 순으로 정리했다. 손미정 전북도 관광산업과장은 “전북 곳곳에 숨은 관광 자원을 둘러보며 정겨운 지역의 멋과 온기를 느끼고, 가족·친지들이 함께 의미 있는 설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색장정미소는 100여 년 된 정미소를 전시형 카페로 재해석한 문화 쉼터다. 고가구와 민속품 전시를 감상하며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해 명절 연휴에도 실내에서 관람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기 좋은 관광지다. 군산 은파호수공원은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수변 조명이 어우러진 전북 대표 힐링 관광지다. 겨울 설경 속 산책과 조명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적합하다. 익산 왕궁보석테마관광지는 실내·외 체험 콘텐츠를 갖춘 복합 관광지다. 보석광장부터 보석박물관, 다이노키즈월드, 공룡테마공원,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함께 모이는 설 명절 기간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정읍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관 1894 달하루는 정읍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빛과 미디어 아트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 전시관 공간이다. 체험형 콘텐츠와 어린이 참여 공간을 갖춰 세대별 관람 수요를 충족하는 실내 관광지다. 매주 월요일 휴무이며, 설 명절 당일에는 쉰다. 남원 바래봉 눈썰매장은 허브밸리 내 운영되는 겨울 체험 명소다. 일반·어린이 눈썰매와 눈놀이 동산 등 다양한 가족형 콘텐츠를 마련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운영 유무가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김제 지평선 새마루 스마트복합 쉼터는 구 동진강 휴게소를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1층에는 편의점, 북 쉼터, 수유실, 식당과 농특산물 판매장인 지평선몰이 있다. 2층에는 카페, 휴게(전망) 공간이 있어 여행객과 지역 주민 모두 쉬어가도록 구성돼 있다. 완주 삼례 비비정마을은 ‘맛과 풍경’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나들이 명소다. 대표 공간인 농가 레스토랑 비비정에서는 시골 밥상을 맛보고, 카페 비비낙안에서는 전통차와 함께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비비정 전망대는 겨울 하늘과 들녘이 어우러져 명절 연휴를 감성적으로 마무리하기 좋다. 진안 부귀산 전망대는 진안고원과 마이산 풍광이 한눈에 담기는 곳이다. 겨울 산행 부담 없이 탁 트인 조망이 장관을 이룬다. 맑은 날에는 고원지대의 시원한 능선과 마이산 실루엣이, 일출·일몰 시간에는 겨울 하늘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주 초리넝쿨마을은 매년 12~2월 초리꽁꽁놀이축제가 열린다. 눈썰매, 얼음썰매, 깡통기차, 빙어잡기 등 겨울 놀이 체험이 운영된다. 연탄불로 군밤, 떡 굽기와 달고나 만들기 등 시식 체험까지 더해 겨울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장수 방화동 생태길은 장안산 군립공원 입구에서 방화동가족휴가촌까지 이어지는 계곡형 탐방로다. 맑은 물소리를 따라 숲길을 걷는 이 코스는 도심에서 벗어난 정적인 힐링을 선물한다. 겨울철에는 계곡의 투명한 물빛과 차분한 숲의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임실창고 1964는 쌀 창고의 구조와 분위기를 최대한 보존한 카페다. 옛 창고의 원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미를 제공하며, 임실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지정환 신부를 기리기 위해 임실군에 처음 부임한 연도 1964년에서 착안해 가게명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창 썬웨이어드벤처글램핑은 총 42채의 독채형 객실로 구성된 글램핑 장소다. 가족·커플은 물론 애견 동반도 가능하다. 숙소 앞 개별 마당에서 바비큐와 불멍을 즐길 수 있어 감성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바로 옆에 순창발효테마파크도 있다. 고창 옛도심 조양관 카페는 1935년에 건립된 고창의 대표 근대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식 목조 여관에서 출발해 기생들이 머물던 고급 사교장, 연극을 가르치던 공간으로 이용됐다. 광복 이후에 조양관 식당으로 운영됐으며,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카페형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부안 휘목미술관은 야외 조각 정원과 실내 전시 공간, 카페 갤러리로 구성돼 있다. 실내형 문화 쉼터로, 전시 관람과 아트 카페 휴식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 명절 연휴 나들이 코스로 부담 없이 들르기 좋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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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6.02.15 16:19

[전북에서 시작한 선택, 새로운 기업이 되다] 동선식품 오지훈 대표, 익숙한 식재료에 새로운 쓰임을 더하다

진안군에서 2022년 사업을 시작한 제조기업 동선식품(대표 오지훈)이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앞세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누룽지를 쌀과자로 재탄생시킨 간식류부터 한우를 활용한 조림 반찬까지, ‘익숙하지만 신선한 식품’이라는 방향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전북지역에서 활동 중인 청년 창업기업의 사업 모델과 성장 사례를 소개한다. 기업의 창업 배경과 사업 철학 등을 소개해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기록할 계획이다. 학원·요양기관 거쳐 식품업으로 현장에서 발견한 ‘간식 시장’의 가능성 동선식품의 출발은 일반적인 식품 창업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오 대표는 전주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 운영 경험을 거쳐 요양기관을 먼저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후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먹거리, 특히 간식이 차지하는 비중과 시장의 크기를 체감하게 됐다. 오 대표는 “어르신 간식부터 가족이 함께 먹는 간식까지, 식품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며 “먹는 것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쌓이면서 직접 제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식품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튀룽’으로 재해석한 누룽지 ‘건강식에서 젊은 간식으로의 전환’ 현재 동선식품의 대표 제품은 누룽지를 활용한 쌀과자 ‘튀룽’이다. 기존 누룽지가 건강식 이미지에 머물며 딱딱하고 담백한 식감으로 소비됐다면, 튀룽은 유탕 공정과 다양한 시즈닝을 접목해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 대표는 “전통 누룽지를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목표였다”며 “건강함은 기본으로 가져가되, 선택의 기준은 ‘맛’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에 튀룽은 간식은 물론 술안주로도 즐길 수 있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조림 반찬으로 확장하는 사업 축 ‘간편식 시대의 ‘허전한 식탁’을 채우다‘ 최근 동선식품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축은 조림 반찬류다. 연근조림과 고추조림 등에 한우를 더한 제품으로, 간편식 위주의 식사 문화 속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반찬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오 대표는 “요즘은 레토르트나 배달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림 반찬 하나만 있어도 식탁이 훨씬 든든해진다”며 “조림류는 간식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일상에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선식품은 이 조림 반찬류를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있다. 매출 8억 원…성장 뒤에 있었던 위기 플리마켓 현장에서 찾은 돌파구 동선식품은 2025년 기준 약 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그러나 이 과정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 대표는 “2024년에는 매출이 크게 줄어들며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신제품을 출시하고, 직접 플리마켓 현장을 뛰며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현금 흐름을 확보한 것이 위기를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힘든 시기일수록 더 움직여야 한다는 판단이 결국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진안 쌀로 직접 만드는 공정 ’원물부터 관리하는 제조 경쟁력‘ 동선식품의 경쟁력은 원료 선택과 제조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시중 유사 제품 상당수가 수입 반가공 원료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동선식품은 진안 지역 쌀을 사용해 직접 밥을 짓고 누룽지를 만들어 가공한다. 오 대표는 “직접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더 들지만, 품질과 신뢰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 제조라는 점 역시 회사가 지향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다 ‘소규모 조직이 안고 있는 현실과 과제’ 현재 동선식품에는 가족을 제외하고 3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 지역 특성상 청년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점은 오 대표의 큰 과제이다. 대표는 “농촌 지역이다 보니 고령 인력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해 사업을 꾸준히 키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청년사관학교 통해 성장 기반 강화 ‘네트워크와 지원사업의 시너지’ 동선식품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가 운영하는 전북청년사관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사업 확장 기반을 다졌다. 오 대표는 “비슷한 고민을 가진 창업가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이 큰 도움이 됐다”며 “마케팅과 설비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지원사업과 아이템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조림 반찬, 해외로 나간다 ‘급속 냉동 통해 수출 확대 구상’ 동선식품은 향후 조림 반찬류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진 뒤, 급속 냉동 기술을 접목해 해외 수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표는 “이미 해외 바이어들과 거래 경험이 있어, 3년 이내 조림 제품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이 목표이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치기 전에 결과를 만들어야” ‘창업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시작하기 전에는 충분히 의심하고 고민해야 하지만, 막상 시작했다면 지치기 전에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버티는 힘과 실행력이 결국 사업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조언했다. 오지훈 대표는 “앞으로도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하지만 신선한 식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며 “사업의 성공을 통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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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 2026.02.11 17:52

[동학농민혁명 세계기록유산 미등재 기록물] 홍재일기(鴻齋日記)

홍재일기.hwp<홍재일기(鴻齋日記)>는 1책(19.5cm×22cm), 2책(23×19), 3책(21.5×19.5), 4책(20×20), 5책(19.5×20), 6책(21×21), 7책(21×19.5)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라도 부안군 남하면(현재의 주산면)에서 활동했던 유생 기행현(奇幸鉉, 1843∼?)이 1866년 3월 10일부터 1911년 12월 30일까지 45년간 농촌 지식인 기행현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 장기간에 걸쳐 직접 경험하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탐문한 내용을 일기로 작성하였다. 그가 살던 시기는 개항 이후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기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정치사회의 변동 양상은 어떤 시기보다도 급격하게 전개되었다. 일기의 최종 부분은 그의 중년과 만년에 해당하는 근대화와 정치 사회적 격변과 이후 식민지로의 진행 과정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보고들은 내용과 주민들의 사정과 생활 형편, 조세 부과, 날씨와 자연재해, 호구조사, 물가와 시세 변동 등을 기록으로 남겼다. 일기에서 서술하고 있는 시기는 병인양요 무렵부터 시작해서 경술국치로 인한 대한제국 멸망 무렵까지이다. 기행현의 일기는 근대 이행기 정치사회 변동은 물론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자료로, 동학농민혁명을 전후로 한 부안과 고부지역 사람들의 삶의 내용을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내용은 1893년과 1894년의 기록으로 금구 원평의 동학집회, 고부농민항쟁과 안핵사 이용태의 작폐, 백산대회 등과 관련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1894년 4월 9일 자 일기에 “동학인이 지나간 곳은 풀 한 포기 밟히지 않고 벌레 한 마리 죽지 않았다”라고 하여 동학농민군의 생명 존중 사상을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러나 1894년 6월 17일 자 일기에 “곳곳의 동학인들이 당당하게 횡행하면서 나쁜 짓을 하고 폐해를 끼치며 거리낌 없이 살인을 하니 대소 인민들이 그 기세에 두려워하였다”라고 적고 있듯이 농민군에 대한 기행현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뒤늦게 홍재일기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전북대학교 이재연구소에서 부안군의 지원을 받아 이를 탈초하고 2권의 책으로 번역 발간하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안지역의 새로운 사례를 전해주는 귀중한 사료이자 1894년 전후의 국내 상황을 폭넓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최근 발견된 국내 자료 중에서 매우 가치 있는 사료로 판단된다. 기행현은 1866년부터 1911년까지 일기를 썼는데. 특히 1894년 동학농민혁명 중심지에 거주하면서 동학농민군⋅관군⋅일반백성⋅장사꾼⋅민보군⋅유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활동 내역을 기록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홍재일기는 동학농민혁명을 이해하는 데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홍재일기에서 담고 있는 주요 사건과 내용을 간략히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이후에도 동학농민군 잔여 세력의 활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색출과 토벌을 위해 부안지역에도 유회소(儒會所)가 설치되었고 농민군 체포와 처단은 1895년부터 1904년 러일전쟁 시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기행현은 이들도 ‘구 동학도’와 ‘신 동학도로’ 구분하여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동학농민군 색출을 위해 전라도 각 군과 읍에는 오가작통제(五家作統制)와 사상통제를 위한 향약(鄕約)이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는데, 특히 개항 이후 일상화되었던 오가작통제는 러일전쟁 시기에 이르기까지도 부안지역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의 작통제는 각 마을에서 매달 2회에 걸쳐 시행하였는데 주민들은 각기 호신용 무기를 소지하고 훈집소에 모여 점검하는 형식인데 그 내용을 두 권의 책으로 작성하여 비치해 두었다. 그는 동학농민군 외에도 여타 변혁운동에 대해서도 일기에 언급하였다. 고산 등지에서 활동하다 이후 대둔산으로 근거지를 옮겨 활동한 동학농민군 최후항쟁과 전봉준⋅손화중이 서울에서 교수형으로 처형된 사실도 들었다. 기행현은 이후 경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민란소식을 들었고, 대한제국 시기 초반 제1⋅2차 제주민란과 서울의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활동과 함께 특히 전라도 정읍과 고창⋅흥덕⋅김제 등 주변 지역에서 크게 활동하던 영학당(英學黨) 관련 내용도 일기에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당시 정부에서는 영학당을 ‘서양 종교를 빙자하여 침학하고 폐단을 일으키는 무리’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는 영학을 동학의 변형으로 평가하면서도 영학⋅동학⋅서학 등으로 엄밀하게 구분하여 이해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거주지인 부안지역은 영학이 없어 태평하다며 안도하고 있었다. 홍재일기는 을미사변 이후부터 시작되어 남한대토벌 작전까지 이어지는 호남의병에 대해서도 많은 기록을 남겼다. 국망 직전의 일기에서 그는 “‘무신 난리는 웬 난리? 기유 생난리에 큰 개 작은 개가 시냇가에 드러누워 임자를 기다리네’”라는 당시 회자되던 동요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인의 왕궁 매입과 철거 등을 통해 무너지는 조선 왕실과 망국적 사태를 우려하면서 일본에게 대한제국의 권리를 양위하는 조칙 번역문과 칙령을 보았다고 적고 있다. 한편 호남의 곡창지대인 부안지역은 일본인들의 토지 점탈과 식민지 농업기반의 거점이 되었다. 일기에 그는 일본인의 부안지역 토지 점탈과 그들의 소작인과 마름 고용의 사례를 적고 있다. 그의 아들도 일본인의 논을, 그 역시 후지모토 합자회사의 논을 소작하였다. 부안지역의 일본인 토지매입과 그로 인한 소작권 변경은 일제의 대한제국 병합 직후부터 본격화되었고 그 여파는 기행현 자신에게도 피부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자료는 그의 후손 기곤 씨가 소장하고 있으며, 2024년 국가유산청에 의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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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10 09:13

[동학농민혁명 세계기록유산 미등재 기록물] 이병춘의 ‘이풍암공실행록’

지난해 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85건을 소개하는 긴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지면을 통해 소개된 기록물들은 130여년 전 이 땅을 뜨겁게 달구었던 혁명의 증거이자,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185건이 동학농민혁명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등재 당시의 절차적 이유나 소장처의 사정, 혹은 뒤늦게 발굴되어 미처 그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수많은 기록물이 여전히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이에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전북일보와 함께 <동학농민혁명 세계기록유산 미등재 기록물>이라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연재에는 신영우(충북대 명예교수), 배항섭(성균관대 교수), 왕현종(연세대 교수), 조재곤(서강대 연구교수), 유바다(고려대 교수), 김양식(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 이병규(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가 필진으로 참여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비록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목록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지만, 역사적 가치만큼은 등재 기록물 못지않은 ‘숨겨진 기록’들을 세상에 내보일 계획이다. 역사는 기록을 먹고 자란다. 특히 격변기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주류를 이루기 마련이어서, 그 시대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낸 민초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학농민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관변 기록이나 훗날 정리된 회고록들이 존재하지만,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사를 넘나들고 이후의 삶까지 일관되게 기록한 당사자의 육성 자료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 줄 귀중한 사료가 세상에 나왔다. 바로 풍암(灃菴) 이병춘(李炳春, 1864~1933) 선생의 활동을 기록한 《이풍암공실행록(李灃菴公實行錄)》이다. 이 자료는 이병춘 선생의 손자인 이길호 천도교 전주교구장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기탁함으로써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선생이 구술하고 문하생 김재홍이 정리하여 1915년에 완성된 이 기록은, 동학 입도부터 동학농민혁명 참여, 도피 생활, 갑진개화운동, 그리고 천도교 활동에 이르기까지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 근대사의 격랑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이병춘은 1864년 전라도 임실 상동면 왕방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지극한 효심으로 마을의 칭송을 받던 인물이었다. 엄동설한에 병든 어머니를 위해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구했다는 일화나, 위독한 어머니를 위해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흘려 넣었다는 이야기는 그가 지닌 성실함과 간절함을 대변한다. 이러한 ‘성력(誠力)’은 1888년 동학에 입도한 후, 개인의 효(孝)를 넘어 광제창생(廣濟蒼生)이라는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었다. 《이풍암공실행록》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그동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역사적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준다는 점이다. 역사학계의 오랜 쟁점 중 하나였던 1893년 전봉준 장군의 행적이 명확히 드러났다. 기록은 “四月에 更會于忠淸道報恩郡帳內)하야 始設倡義所하니 其時에 古阜郡全琫準은 亦會于全羅道金溝郡院坪이라”, 즉 4월에 충청도 보은 장내에 모여 창의소를 설치하니, 이때 고부군 전봉준은 전라도 금구군 원평에 모였는데 내응자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 라고 적고 있다. 이는 보은집회와 대칭되는 원평집회를 전봉준이 주도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그동안 정황상으로만 추정되던 사실이 당사자의 기록을 통해 입증된 셈이다. 또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교단의 최고 지도자였던 해월 최시형의 구체적인 동선이 밝혀진 점도 놀랍다. 우금치 전투 패배 이전인 1894년 10월부터 11월 사이, 최시형이 남원과 임실 등지를 순행하며 겪었던 일들이 날짜와 장소, 동행인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패퇴한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임실 갈담까지 내려온 손병희가 최시형을 만나 다시 북상하는 과정은 혁명 지도부의 최후 항전과 도피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퍼즐 조각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봉준이 이끄는 동학농민군 주력과 최시형의 동학교단이 어떻게 연결되고 소통했는지를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역사적 사실의 나열을 넘어, 이 기록은 당시 혁명에 참여했던 이들이 겪어야 했던 처절한 생존의 기록이기도 하다. 진산에서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처형 직전까지 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야기, 민보군(내부의 적)의 추적을 피해 산속에서 솔잎과 나무껍질로 연명했던 도피 생활의 참상은 활자로 읽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다. 특히 필자의 눈길을 끈 대목은 1895년 3월의 일화다. 잠시 집에 들렀던 이병춘이 다시 도피를 결심하며 아내와 짜고 벌인 ‘위장 부부싸움’ 장면이다. “아무 까닭 없이 떠나면 마을 사람들이 동학 때문에 떠난다고 의심할 테니, 우리가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척합시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고 살림살이를 집어 던지며 아내와 싸우는 시늉을 하고는 집을 나섰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고 자신의 신념을 이어가기 위해 연극을 해야 했던 한 혁명가의 인간적인 고뇌와 기지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후 이병춘은 “해월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면 집에 돌아가지 않으리라” 맹세하고 전국을 떠돌고 있다. 상주에서 꿈속의 계시처럼 최시형을 만나고, 최시형 사후에는 다시 강원도 산골을 뒤져 손병희를 찾아내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그는 단순한 추종자가 아니었다. 스승을 잃고 방향을 잃은 교도들을 다시 규합하고, 손병희를 중심으로 교단을 재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자료는 갑진개화운동과 천도교 성립 과정에서의 비화도 풍부하게 담고 있다. 1904년 손병희의 지시에 따라 단발을 단행하고 흑의를 입으며 개화운동을 이끌던 모습, 이에 대한 관의 탄압과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동학이 어떻게 근대 종교인 천도교로 탈바꿈하며 민족운동의 구심점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병춘은 이후 3·1운동을 주도하고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대는 등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독립운동에 투신하였다. 《이풍암공실행록》은 단순한 개인의 회고록이 아니다. 이것은 구조와 제도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소외되었던 ‘행위자’의 복권이다. 우리는 이 기록을 통해 혁명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효자이자 남편, 그리고 신실한 구도자였던 이병춘을 만난다. 그리고 그가 겪어낸 고난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동학농민혁명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피와 눈물,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쓰인 살아있는 역사임을 깨닫게 된다. 이토록 귀중한 자료가 130여년이 넘는 시간을 건너 우리 앞에 도착하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연구자들의 몫이다. 이 자료에 담긴 풍부한 사실들을 기존 사료들과 교차 검증하고 분석하여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더욱 온전하게 복원해야 한다. 특히 최시형 사후 교단의 분열과 재편 과정, 손병희와 김연국의 갈등 등 교단 내부의 내밀한 사정에 대한 기록은 심도 있는 후속 연구를 기다리고 있다. 끝으로 소중한 집안의 보물을 기꺼이 내어주신 이길호 교구장님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풍암공실행록》의 발굴이 동학농민혁명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그 정신을 현대에 되살리는 새로운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빛바랜 책 속에 담긴 치열했던 삶의 기록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최진욱, 「이풍암공실행록」의 내용 검토와 사료적 가치 분석」, 『기록과 자료로 본 동학농민혁명』 동학농민혁명연구소 학술총서 5, 2025.12, 이병규, 「자료소개 이풍암공실행록」, 『동학농민혁명 연구』 3,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혁명연구소, 2024.1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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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6 16:49

[뉴스와 인물] 권영철 전북병무청장 “도민에게 신뢰받는 병무행정 구현”

권영철 제46대 전북지방병무청장이 취임했다. 전북지방병무청장은 전북 지역의 병역자원 관리부터 현역병 입영, 사회복무요원과 예비군 운영까지 병무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신임 권 청장은 형식보다 현장을, 관행보다 국민 불편 해소를 강조하며 취임 직후부터 직원 소통과 현안 점검에 나섰다. 특히 공정한 병역이행 문화 정착과 경제적 취약자 지원, 디지털 병무행정 고도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전북일보는 신임 청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병무행정 운영 방향, 전북 지역 병역의무자들을 위한 정책 구상을 들어봤다. 신임 청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전북지역의 대표 언론사인 전북일보를 통해 취임 소감을 말씀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해 12월 29일부로 전북지방병무청 제46대 청장으로 부임했습니다.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전북지역의 지방병무청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전북지역 병역의무 이행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청장 취임 후 다짐하신 것이 있다면. “부임하는 날 국립임실호국원을 찾았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참배하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많은 희생으로 지켜진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받들어 공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무행정을 구현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전북병무청의 주요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병무청은 법률에 따라 국민의 신성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관리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안정적인 국방력 유지를 위해 병역자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행 문화를 조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북지역 병역자원 관리, 현역병 입영, 사회복무요원 소집 및 복무관리, 예비군 편성 및 병력동원소집 등 병역이행 전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또한 병역의무자의 입영연기, 국외여행 허가, 병역이행 관련 각종 증명서 발급 등 다양한 민원업무도 처리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각 과 순시 후 호국원 참배로 업무를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평소 형식보다는 실용을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취임식과 같은 행사보다는 각 부서를 직접 방문하여 직원들과 눈을 맞추고 가까이서 직접 소통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처음 만나는 직원들과 신뢰를 쌓고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업무적으로는 새로 부임한 후에 시급한 현안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히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기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되새기면서 2026년 한 해의 각오를 다짐하고자 호국원을 참배했습니다.” 현장 중심의 적극 행정을 강조하셨는데, 병무행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병무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역의무는 모든 국민이 법률에 따라 부담해야 하므로, 병역을 이행하는 과정 및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병무행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될 경우 병무행정 뿐만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됩니다. 따라서 병무청에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무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병역이행의 모든 과정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방병무청은 이러한 병무행정이 집행되고 국민들과 직접 만나는 접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현지 실정이 다를 수 있으므로, 현장을 중심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우리 기관의 모든 직원이 낡은 규제나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전북 지역의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현황, 그리고 병역명문가 예우를 위해 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병무청은 병역이행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병역이행자의 헌신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자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병역명문가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전국적으로 3만 1000여 가문, 우리 전북도 내에는 600여 가문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전북도 내 모든 지자체가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자체가 운영하거나 위탁하는 시설에서 이용료, 입장료, 주차료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 전북지방병무청에서는 ‘병역명문가 직계가족 장학금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사)개벽장학회와 협약을 맺은 이후 2023년 5명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6명, 2025년에는 8명으로 지원대상이 매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병역명문가 예우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동참이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민간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확대하여 더 많은 병역명문가들이 지역사회로부터 존중을 받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전북병무청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먼저 전북병무청에서는 ‘경제적 취약자에 대한 무료치료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지정병원과 협약을 맺어 무료로 치료를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2016년에 대자인병원과 처음으로 협약을 맺은 후 2024년 예수병원과 추가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최초에는 정신과 질환만 지원하였으나 현재는 모든 진료과목에 대해 무료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 행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의 관행과 규정에 머물러 있는 행정서비스는 국민에게 불편함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청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자체 제안 경진대회를 반기마다 개최해 제도개선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병무행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전북 지역은 도농복합지역으로 분류되는 시·군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안내와 행정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상대적으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과 정보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구분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직접 찾아가는 병무행정 서비스를 해당 지역 여건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전북지역 병역의무자가 어느 곳에 살고 있든 소외나 불편을 겪지 않도록 현장에 맞는 병무행정을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내 목표하시는 바가 있다면. “우선 공정하고 도민에게 신뢰받는 병무행정을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것입니다. 병역판정검사, 현역병 입영, 사회복무요원 소집 및 복무, 예비군 편성 및 병력동원소집 등 병역이행의 모든 과정을 점검하여 공정성이 더욱 제고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즐겁게 출근하고 일할 수 있어야, 국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기관장이 되겠습니다. 끝으로 디지털 병무행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자 합니다. 병역의무자들이 젊은층이고, 거의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병역의무자들이 병무행정 서비스를 더욱 간편하고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병무행정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 지역 병역의무자와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북지방병무청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전북도 병역의무자와 도민분들이 병무행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병무행정과 관련된 제언은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전북지방병무청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영철 제46대 전북지방병무청장은 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행정고등고시 37회에 합격해 공직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국방부 전력정책과장, 국방부 보건복지관, 방사청 국방기술보호국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2월 전북지방병무청장으로 부임했다. 권 청장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받들어 공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병무행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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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5 15:26

[뉴스와인물] 박춘원 신임 전북은행장 “트랜스포메이션 원년으로 만들 것”

전북은행 제14대 박춘원(59) 은행장이 취임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전북은행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역동의 시기. 리더의 책임감과 능력에 따라 전북은행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행장은 전북은행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책임을 말하며, 질적 성장과 디지털 전환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JB우리캐피탈 대표 시절 이뤄낸 수익성을 토대로 전북은행을 이끌어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전북은행이 지역 금융의 버팀목이자 미래 성장의 주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전북일보가 박춘원 은행장을 만나 그의 다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북은행 신임 은행장으로 취임하신 소감과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전북은행은 JB금융그룹의 모기업이자, 반세기 넘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저력이 있는 은행입니다. 이러한 전북은행의 책임자로 일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금융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엄혹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만큼,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전북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변화의 시기에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적자본, 문화자본, 시스템자본 등 3대 자본을 구축하고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실행 중심의 경영을 통해 전북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습니다” -앞서 강조하신 ‘3대 자본’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본인이 생각하는 경영의 핵심은 인적자본, 문화자본, 시스템 자본이라는 세 가지 자본을 얼마나 균형 있게 구축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적자본입니다. 성과와 전문성을 기준으로 평가받는 조직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외부의 우수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입니다. 둘째로 문화자본입니다.상하간의 벽을 낮추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토론문화가 일상화 된 조직을 만들고자 합니다. 셋째는 시스템 자본입니다. 손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AI기반 업무 혁신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지역 및 금융 환경이 녹록치 않습니다. “현재 금융환경은 단순한 경기 순환의 조정 국면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 산업은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산업인 만큼,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전략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전북은행 역시 분명한 위기 앞에 있지만, 그러나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리스크를 정확히 진단하고 빠르게 대응하며, 선택과 집중을 명확히 한다면 지금의 환경은 전북은행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은 무엇입니까. “전북은행의 ‘트랜스포메이션’을 키워드로, 핵심 전략을 설정했습니다. 먼저 자산 포트폴리오의 고도화와 리스크 관리의 전략적 혁신입니다. 외국인 대출, 자동차담보대출, 햇살론 등 전북은행이 강점을 가진 전략대출을 중심으로 핵심사업을 확대하고 한층 정교화 된 리밸런싱 전략으로 기반사업의 내실을 다지며 RORWA기반의 자산 운용을 통해 흔들림 없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입니다. 계좌별 손익관리, 손익 빈티지 분석 등을 통해 리스크와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위기는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기회는 조기에 포착하는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실현할 것입니다” -디지털과 AI, 가상자산 전략에 대한 구상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경쟁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크립토 뱅크(Crypto Bank)’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할 생각입니다. 국내 최초 가상자산 담보대출과 같은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새로운 금융 수요를 선점하고, 스테이블코인 사업 참여 등 디지털 금융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 특히 고팍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유망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자산 관련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AI Agent를 도입해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추진하겠습니다" -외국인 금융과 IB, 해외 사업 등에 대한 전략도 궁금합니다. “전북은행이 외국인 금융 분야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채널 전략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타행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야 합니다. 외국인 금융라운지 확대, 무빙라운지 운영, 브라보코리아 앱 고도화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과감한 프로세스 개선으로 명실상부 ‘외국인 종합금융 NO.1’ 은행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새로운 기업금융 기회 창출로 전북은행만의 차별화된 IB경쟁력을 구축할 것입니다. 해외 자회사인 PPCBank 역시 캄보디아를 넘어 동남아 금융 시장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룹사간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캐피탈과 은행은 형식은 다르지만 금융의 본질은 같습니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JB우리캐피탈에서는 자산 규모 확대보다는 수익성과 자산의 질을 우선하는 전략에 집중했고,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확대, 사업성 중심의 투자로 실질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캐피탈에서 쌓은 포트폴리오 재편과 리스크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자산구조를 다각화하고 캐피탈과의 협업을 통해 VC투자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지역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북은행은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선택이 아닌 사명입니다. 지역의 정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지역 금융의 중추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과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사회 곳곳에 온기를 더할 수 있도록 꼼꼼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026년을 전북은행 역사상 가장 빛나는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북은행 임직원은 도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열정과 도전의 자세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 그 여정에 고객 및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남 해남 출신인 박춘원 행장는 서울대 자원공학과와 시카고대 MBA 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1990년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로 시작해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이사, 아주캐피탈 대표 등을 거치며 금융 및 경영전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박 행장은 “아무리 좋은 전략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실행의 힘은 조직 문화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무 전문성을 기반으로한 "유니버셜 뱅커 양성을 통해 강력한 전북은행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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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9 14:31

[신 팔도 핫플레이스] 평창 설원 겨울여행

강원도가 본격적인 겨울왕국으로 접어들었다. 태백산맥을 따라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는 1월, 평창은 국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설질을 갖춘 스키 명소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국 스키 문화의 뿌리이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평창에는 전통과 규모, 운영 노하우를 두루 갖춘 스키장들이 밀집해 있다. 모나용평 스키장, 휘닉스 스노우파크, 알펜시아 스키장은 각기 다른 개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스키어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며 강원도 겨울관광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모나용평, 스키로 시작해 특별한 여행으로 확장 1975년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식 스키장을 개장한 모나용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스키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개장 당시 리프트 시스템과 체계적인 슬로프 운영을 도입하며 한국형 스키 문화의 기반을 다져왔고, 축적된 운영 경험을 통해 국내외 스키어의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모나용평 스키장의 경쟁력은 발왕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형적 조건이다. 해발 1,458m의 고지대와 안정적인 기온은 설질 유지에 유리하고, 일조량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시즌 초반부터 슬로프 조성에 강점을 보인다. 여기에 수십 년간 쌓아온 제설과 정설 기술이 더해지며, 매 시즌 균일한 슬로프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 역량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 운영을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검증됐다. 국제스키연맹(FIS)의 기준을 충족하는 제설 설비와 안전 관리 체계는 올림픽 이후에도 유지·발전되며, 스키장 운영의 품질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총 28면의 슬로프와 14기의 리프트로 구성된 대규모 인프라는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다양한 수준의 스키어를 수용한다. 최근 모나용평은 스키장 운영의 방향을 ‘경험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시즌 말미를 장식하는 ‘발왕수플래시’는 물웅덩이 퍼포먼스를 결합한 이색 콘텐츠로, 관람과 참여형 요소로 재미를 더했다. 스키 외에 문화적 콘텐츠도 강화됐다. 발왕산 자락에 조성된 미디어아트 전시관은 빛과 소리, 향기가 어우러진 체험형 예술공간으로, 날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어 겨울 여행 동선을 입체적으로 확장시켰다. 여기에 왕복 7.4km로 국내 최장 거리를 자랑하는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는 스키를 타지 않는 방문객도 겨울 산의 풍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모나용평 관계자는 “50년간 축적된 설질 관리 노하우와 운영 기술, 발왕산이 가진 지형적 강점은 모나용평의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라며 “스키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경험에 문화·예술·체험 콘텐츠를 더해, 국내외 고객에게 스키를 넘어선 겨울 여행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휘닉스 스노우파크, 30년 전통에 ‘환대’를 더하다 휘닉스 파크는 해발 700m 청정 고원지대에 자리한 평창의 대표 종합리조트다. 휘닉스 스노우파크를 중심으로 호텔 및 콘도미니엄, 휘닉스 컨트리클럽, 워터파크 블루캐니언 등 다양한 휴양·레저시설을 갖추고 있어 숙박과 휴식, 여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매 시즌 국내에서 가장 이른 개장을 이어온 스키장으로, 기후 대응과 제설 운영 면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설상 종목 경기장 중 하나로 지정돼 ‘휘닉스 스노우 경기장’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슬로프 조성과 경기 지원 시설을 갖췄다. 특히 올 시즌은 개장 30주년을 맞아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휘닉스 파크는 2026년 1월부터 모든 리프트권을 ‘웰컴패스(Welcome Pass)’로 통합 운영한다. 단순히 리프트 이용권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을 맞이하는 환대의 개념을 담았다. 웰컴패스에는 따뜻한 음료 ‘웰컴 드링크’가 기본 혜택으로 포함돼, 리프트를 이용하는 동안 몸을 녹이며 쉴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휘닉스는 이번 시즌 국내 스키장 최초로 시즌권 구매 시 만 19세 미만 소인 2인 무료 혜택을 도입하는 등 가족 단위 이용객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웰컴패스 역시 이러한 이용자 혜택 확대 흐름의 연장선이다. 현재 휘닉스 스노우파크는 파크 슬로프를 포함해 총 18개 슬로프를 보유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전면 개장을 진행 중이다. 주간과 야간은 물론 주말과 연휴에는 심야 운영까지 이어져 다양한 일정의 이용객을 수용하고 있다. 스키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휘닉스 파크의 또 다른 강점이다. 휘닉스 스노우파크 관계자는 “30주년을 맞은 올 시즌에는 안전한 슬로프 관리와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웰컴패스 도입을 비롯해 이용객들이 스키를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여행의 베이스캠프,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 겨울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설질과 환경, 그리고 편의성이다. 대관령 청정 자연 속에 자리한 알펜시아 스키장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겨울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평가받는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매년 안정적인 제설과 설질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쾌적한 슬로프 환경을 유지해 왔다. 눈썰매장 1면을 포함해 총 7면의 슬로프로 구성돼 있으며, 4인승 리프트 1기와 6인승 리프트 2기 등 총 3기의 리프트를 갖춰 최대 3,00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슬로프 구성 또한 초급자 코스 ‘알파’, 중급자 코스 ‘브라보’, 상급자용 ‘찰리·델타·에코’, 최상급자 코스 ‘폭스트롯’까지 갖춰 자신의 실력과 취향에 맞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알펜시아 스키장은 완만하고 넓게 설계된 슬로프가 특징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구조 덕분에 스키어와 보더 모두 여유롭고 쾌적한 라이딩이 가능하며, 매일 진행되는 정설 작업을 통해 최상의 설질을 유지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초보자에게 부담이 없는 이유다. 알펜시아 스키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시설을 넘어 자연조건에서 드러난다. 생체리듬에 적합한 해발 고도, 대관령의 맑고 차가운 공기, 국내 최저 기후는 최상의 스키 환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눈구름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습기가 제거돼 만들어지는 ‘파우더 스노우’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설질로 평가받는다. 자연과 어우러진 스키장 풍광 역시 스키어들의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겨울 액티비티도 강화됐다. 새로 단장한 눈썰매장 ‘슬라이딩 파크’는 정상 출발 지점에서 내려오는 튜브형 썰매 코스로, 봅슬레이 코스도 함께 운영된다. 전 구간에 걸쳐 경사도 조정과 안전 펜스 설치, 보호매트 보강 등 안전 설비를 대폭 보강했으며, 하단에는 회전튜브를 설치해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각종 렌탈이 가능한 스키하우스와 정상의 스키힐 라운지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알펜시아는 스키와 휴식, 낭만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겨울 여행지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강원일보=강동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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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5 14:33

[뉴스와 인물]전북도선관위 문승철 상임위원 “도민 모두 결과 승복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 만들겠다”

지난해 7월 1일자로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문승철(57) 상임위원이 취임했다. 상임위원은 광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종합사무를 총괄하고 지휘하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문 상임위원이 취임한지 6개월, 올해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50일도 남지 않은 지난 13일 상임위원을 만나 올해 선관위 선거관리와 감시등 각오를 들어봤다.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부임하신 지 어느덧 6개 월 여가 되셨습니다. 6월 3일에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치러지는데요.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도민 여러분과 소통하며 선거현장을 살핀 지도 벌써 반년이 흘렀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공직선거 가운데 가장 기초적인 단위의 선거이지만, 사실 우리 도민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지역대표를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준비하며 ‘공평무사’라는 고사성어를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조금의 사사로움도 없어야 한다’는 이 말은 우리 선관위원회의 존재가치와도 부합한다고 할 것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근간이 흔들이지 않도록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이번 지방선거관리에 임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도민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로 만들겠습니다. 유권자의 참여가 없는 선거는 그 본연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전북지역의 향후 4년을 이끌어갈 진정한 일꾼이 선출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방선거를 관리에서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선거관리의 핵심으로 삼고 싶은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완벽한 선거관리를 통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입니다. 후보자등록부터 사전투표, 투·개표에 이르는 모든 선거과정에서 빈틈이 없도록 준비하고, 주요 선거 과정은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여 선거결과에 도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엄중한 대처입니다. 위반행위의 사전예방에 초첨을 두고 할 수 있는 사례 중심으로 충분한 안내를 우선할 것입니다. 다만, 기부 및 매수행위, 공무원의 선거관여,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허위사실공표 및 비방행위 등 선거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선거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여 엄중 조치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 중심의 선거 정보 제공입니다. 유권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하여 방송·신문 등 언론을 비롯하여 위원회 홈페이지, SNS 등을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알 권리가 충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보통 지방선거는 많은 선거가 한 번에 치러지게 되는데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선거가 치러지고, 주요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선거, 교육감선거, 시·군의 장선거, 지역구도의원선거, 지역구시·군의원선거, 비례대표도의원선거, 비례대표시·군의원선거 등 7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집니다. 여기에 더해서 군산시에서는 대야면과 회현면을 제외한 지역에서 국회의원 재선거도 같이 치러집니다.” -구체적인 일정이 있을까요? “네, 이번 지방선거의 주요일정을 보면 먼저 2월 3일에는 도지사 및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등록이 이뤄지고요. 2월 20일에는 도의원, 시장 및 시의원선거 예비후보자등록, 3월 22일에는 군수 및 군의원선거 예비후보자등록, 5월 14~15일에는 후보자 등록신청, 이후 5월 21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6월 2일까지 선거운동기간입니다. 여기에 5월 29일과 5월 30일 이틀동안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선관위의 전반적인 준비상황도 궁금합니다. “우리 전북 선관위는 오는 1월 20일 도지사 및 교육감선거 입후보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선거관리에 돌입하게 됩니다.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투표소 인프라 구축’입니다. 도내 243개소 사전투표소와 560여개소 일반투표소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우리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꼼꼼이 점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권자의 투표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선거관리를 위해서는 약 1만 5000여명의 대규모 인력이 필요합니다. 공무원 및 공공기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확보된 인력에 대해서는 실무교육을 강화하여 완벽한 선거사무를 구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일부에서 선거에 대한 불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불신 해소를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요즘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실체 없는 허위사실이 마치 사실인 듯 나돌고 있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선관위도 지난 대선에서 일부 미흡한 선거관리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를 교훈삼아 (사전)투·개표 담당 사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이 외에도 선거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안이 있습니다. 사전투표소별 관내관외 사전투표자수를 1시간 단위로 공개하고, 사전투표함 보관장소는 CCTV로 24시간 공개하며, 우편투표 접수 전 과정에 정당추천위원 참여를 비롯하여 사전투표함 이송 시 참관인이 동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개표에서는 분류된 투표지에 대한 확인절차를 강화하여 투표지를 심사집계부 개표사무원이 직접 눈으로 하나 하나 확인하는 ‘수검표’를 시행할 것입니다. 또 도내 학계 등 중립적인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정선거참관단을 운영해 외부의 시각에서 절차사무 관리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고 선거관리의 신뢰성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지방선거는 아무래도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공무원의 선거개입이나 기부행위 등 선거법위반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신지요. “도내에서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25건,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44건,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 69건의 선거법 위반행위가 발생했습니다. 선거법 위반행위를 단속함에 있어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예방에 초점을 두고 할 수 있는 사례위주로 충분한 안내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다만, △기부 및 매수행위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허위사실공표·비방△여론조사결과 왜곡 공표 △유사기관·사조직 설치·이용 등의 행위는 중대선거범죄로서 선거에 미치는 파장이 크므로 무관용의 원칙으로 관계 기관에 고발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니 도민들께서도 이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선관위는 현재 광역조사팀과 지역별 공정선거지원단을 활용하여 감시·단속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에 있습니다.“ -요즘 AI시대로 선거 때마다 딥페이크 영상 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행위에 대한 금지 및 처벌기준이 있는지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등을 통해 제작한 영상이나 이미지 등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이러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활용할 때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상의 정보라는 사실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 100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제한기간에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편집·유포·상영 또는 게시를 하는 경우와 딥페이크 영상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공표할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되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허위사실공표·비방 특별대응팀’을 운영해 온·오프라인상의 왜곡된 정보에 적절하게 대응하겠습니다.“ -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전통적으로 다른 선거에 비해 낮았습니다. 선관위의 투표독려 홍보방식이 있으신가요. “역대 전북지역 선거의 투표율을 보면, 제8회 지방선거가 48.6%,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67.4%, 이번 21대 대통령선거는 82.5%로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다른 공직선거에 비하여 낮습니다. 투표율이 전체 유권자의 50%도 되지 않는다면 선출된 당선인의 대표성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 선관위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도내 대학교 미디어 전공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을 SNS에 게시하는 등 온라인을 활용한 홍보와 함께 유명 유튜버와 협업하여 유권자들이 알아야 할 선거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할 예정이며, 방송 등 언론매체를 활용한 투표참여 홍보, 스포츠 선수들의 투표독려 홍보영상 제작 방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권자의 투표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고 합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시고 투표에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와 전북일보 독자들에게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하신 말씀입니다. 올해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우리 지역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근거 없는 비방이나 허위사실에 현혹되지 않고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자질과 능력을 꼼꼼히 따져 우리 동네를 희망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를 선출하는 현명함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여러분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의 전 과정을 공정하고 흠결없이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월에 펼쳐질 민주주의의 축제에 주인공으로 참여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문승철 상임위원은 문 상임위원은 제주 출신으로 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과장, 총무과장, 지도과장, 제투특별자치도 선관위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신중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선관위 총무와 선거, 지도 부서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으며 선거 행정 업무의 ‘달인’이라고 불린다. 온화한 성품과 합리적인 일처리로 솔선수범하면서 구성원을 잘 이끈다는 평을 받는 등 조직 내 신망이 높다. 또한 부임지역에서 지역 선거 입지자들과 지역현안 파악에도 능통하다. 문 상임위원은 인터뷰에서 “최근 전북 현안이 많던데 그 현안들을 잘 해결해줄 분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 현안으로는 새만금 신공항 문제와 행정통합 찬반, RE100산단 조성 등 중요 현안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북선관위역시 맡은 선거관리 및 지도, 홍보 등의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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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세종
  • 2026.01.14 18:44

[여론조사] 설문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입니다. 저희는 내년 6월 3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응답하신 내용은 통계법 제33조 비밀의 보호 조항에 따라 절대 비밀이 보장되며, 본 조사 내용은 통계적 목적으로만 이용될 것입니다. 바쁘시더라도 잠시만 시간을 내어 응답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본 조사에 관한 문의사항은 02-3415-5100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SQ1. 지역 1) 고창군 2) 군산시 3) 김제시 4) 남원시 5) 무주군 6) 부안군 7) 순창군 8) 완주군 9) 익산시 10) 임실군 11) 장수군 12) 전주시 덕진구 13) 전주시 완산구 14) 정읍시 15) 진안군 99) 그 외 지역 ☞ 면접중단 SQ2 .성/연령 1) 남성 ( ____ 세) 2) 여성 ( ____ 세) ☞ 만 17세이하 면접중단 먼저,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여쭙겠습니다. 문1. 내년 6월3일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서 출마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음 인물 중 선생님께서는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보기는 무작위 순입니다. (보기 1~4번 Rotation) 1. 김관영 현 전북자치도지사 2. 안호영 현 국회의원 3. 이원택 현 국회의원 4. 정헌율 현 익산 시장 5. 그 외 인물 6. 없다 9. (읽지 말 것) 결정 못했다/모름/무응답 문2. 선생님께서 내년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보기 1~5번 Rotation) 1. 인물과 능력 2. 정책과 공약 3. 후보의 출신지역과 학교 4. 소속 정당 및 정치적 성향 5. 도덕성과 청렴성 6.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문3. 선생님께서는 도지사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 유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기 1~5번 Rotation) 1. 추진력과 결단력 있는 리더 2. 도민과 소통하는 협력형 리더 3. 행정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 4.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리더 5.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할 리더 6.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문4. 선생님께서는 도지사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기 1~7번 Rotation) 1.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 2. 농촌과 농업 기반 강화 3. 지방소멸 대응 및 청년 정책 4.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 5. 교통,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인프라 확충 6. 복지, 의료서비스 향상 7. 중앙정부와의 협력 확대 8.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문5. 선생님께서는 전북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기 1~8번 Rotation) 1. 피지컬AI, 방위산업,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2. 완주-전주 통합 3. 전주올림픽 유치 4. 공공기관 2차 이전 5.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6. 공공의대 건립 7.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추진 8. 새만금 신공항 건립 9. (읽지 마시오) 모름/무응답 문6. 정부가 매립 계획의 현실성과 예산 효율성을 이유로 새만금 사업 계획 수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도지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보기 1~2번 Rotation) 1. 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 설득에 나서야 한다 2. 사업이 축소되더라도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다음으로. 교육감 선거와 관련하여 여쭙겠습니다. 문7. 내년 6월에는 전북특별자치도 교육감 선거도 치러집니다. 선생님께서는 내년 전북자치도 교육감 출마가 거론되는 다음 인물 중 누가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보기 1~6번 Rotation) 1. 전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 자문위원, 현 우석대 대외협력부총장 김윤태 2.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 현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노병섭 3. 전 민주시민교육교원노조 정책실장, 현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유성동 4. 전 전북대 총장, 현 진짜배기 전북교육포럼 상임대표 이남호 5. 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현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천호성 6. 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부교육감, 현 전북대학교 특임교수 황호진 7. 그 외 인물 8. 없다 9. (읽지 말 것) 결정 못했다/모름/무응답 문8. 선생님께서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보기 1~5번 Rotation) 1. 인물과 능력 2. 정책과 공약 3. 전문성 및 현장 경험 4. 이념적 방향성과 가치관 5. 도덕성과 청렴성 6.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문9. 선생님께서는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교육감 선거에서 다음 중 어떤 유형의 인물을 가장 선호하십니까? (보기 1~5번 Rotation) 1. 교직 경력이 풍부한 교육자형 2. 교육행정 전문가형 3. 혁신교육 중심 개혁형 4. 학부모와 지역사회 중심 실용형 5. 안정과 균형을 중시하는 조정형 6.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문10. 선생님께서는 전북자치도교육청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보 1~7번 Rotation) 1. 교육시설과 학교 환경 개선 2. 교사 복지와 근무 여건 개선 3. 디지털.AI 기반 학습 확대 4. 진로.직업 교육 강화 5. 학생 인권과 학교 민주주의 강화 6. 학부모 참여 확대 7. 학력 신장 8. 기타( )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다음으로. 정당지지도와 국정운영 평가 관련하여 여쭙겠습니다. 문11. 선생님께서는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십니까? 보기는 무작위 순입니다. (보기 1~5번 Rotation) 1. 더불어민주당 2. 국민의힘 3. 조국혁신당 4. 진보당 5. 개혁신당 97. 그 외 다른 정당 98. 없다 ☞ 문11-1로 9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 문11-1로 문11-1. (재질문)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생각되는 정당은요? 보기는 이전에 불러드린 순서와 동일합니다. 문12. 선생님께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잘하고 있다 2. 잘하고 있는 편이다 3. 잘못하는 편이다 4. 매우 잘못하고 있다 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마지막으로 통계처리를 위한 질문입니다. DQ1. 선생님께서는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1. 경영/관리/전문/자유직 2. 사무관련직 3. 전문기술직(엔지니어, 전문기술인 등) 4. 자영업 5. 서비스/판매/영업직 6. 농/임/수산업 7. 생산/단순노무직 8. 주부 9. 학생 10. 무직/기타 99. (읽지 말 것) 모름/무응답 DQ2. 선생님의 이념 성향은 다음 중 어디에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진보 2. 진보적인 편 3. 중도적 4. 보수적인 편 5. 매우 보수 9. (읽지 마시오) 모름/무응답 ▣ 바쁜 시간 내어 조사에 참여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 기획
  • 전북일보
  • 2026.01.01 20:25

[전북에서 시작한 선택, 새로운 기업이 되다] ① 프롤로그 : ‘기술·아이디어 하나로’ 지역경제 미래를 여는 청년들

전주에 사는 김모(30대·여)씨는 오늘도 노트북을 펴고 사업계획서를 다듬고 있다. 아직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구하지 못했지만, 그의 모니터 안에는 분명한 목표가 담겨져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북 곳곳에서는 김씨처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사업가들이 전북을 출발선으로 삼아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시장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전북에서의 창업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농생명과 바이오, 지능형 기계·부품, 환경·에너지, 콘텐츠와 플랫폼 산업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전북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산업 기반 위에 기술과 아이디어가 결합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미 완성된 성공담의 주인공이 아니다. 이제 막 기업의 형태를 갖추거나,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에 있는 청년 창업가들이다. 전북일보는 올 한 해 동안 그들의 성장을 매월 1회씩 기록한다. 지역의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찾다. 전북에서 시작한 청년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지역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과 식품, 제조와 부품, 환경과 에너지 등 전북의 산업은 오랜 시간 지역 경제를 떠받쳐 왔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도내에서 운영 중인 창업기업은 4만3367곳에 달한다. 국가데이터 조사 결과 매달 2000~4000여 건의 신규 창업기업이 생겨난다. 최근에는 이 산업 위에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한 창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농생명 분야에서는 스마트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기계·부품 산업에서도 자동화·지능화 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은 자연스럽게 전북과 기업의 성장을 연결한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은 경쟁력을 쌓아간다. 전북에서 시작한 창업이 단순한 로컬 비즈니스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이유다. 창업이 지역의 미래가 되는 순간 청년 창업은 개인의 도전을 넘어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 하나의 기업이 만들어지면 일자리가 생기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지역 산업에 스며든다. 전북에서 시작한 기업이 성장할수록 지역 경제의 구조는 더욱 다층적으로 확장된다.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며 기업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은 곧 전북 경제의 지속성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 전북에서 창업을 선택한 청년 사업가들은 지역을 떠나는 대신, 지역에서 기회를 만들고 있다. 전북의 자원과 인프라, 사람들과 연결되며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은 전북만의 창업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북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창업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 이 같은 창업 흐름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도 점차 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창업성공패키지(청년창업사관학교·글로벌창업사관학교)는 청년 창업가들이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현하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사업화 자금 지원을 비롯해 창업 공간 제공, 단계별 교육과 멘토링, 투자 연계까지 패키지 형태로 운영되며 창업가들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전북(전주)캠퍼스는 농생명바이오와 지능형 기계·부품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된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역 산업과 맞닿은 창업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전북의 산업구조 역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이는 전북에서 시작한 기업이 지역에 뿌리를 두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창업 지원 정책의 성과는 매출,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등의 지표로도 확인된다. 최근 수년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거친 기업들은 다양한 성과를 쌓으며 성장해 왔다. 일부 기업은 전국 단위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까지 진출하며 전북에서 시작한 창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전북에서 기업을 시작하고 도전을 이어가는 청년 사업가들의 시도 자체가 전북 창업생태계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일수록 전북 경제는 더욱 탄탄한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다. 전북에서 시작한 선택의 의미 전북에서 창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지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산업과 사람, 환경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전북에서 시작한 청년 기업가들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기업의 정체성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은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전북 경제는 더욱 역동적인 구조로 변화하게 된다. 창업은 전북 경제의 다음 장을 여는 중요한 열쇠다. “청년 기업인들을 키우는 경험과 기회” 지난해 15기 전북청년창업사관학교에 했던 기업 관계자는 “창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막막했던 부분을 청년사관학교를 통해 많이 해소했다”며 “전북은 식품특화지역이기 때문에 지원 등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컸다. 기업들이 초기에 성장하고 자립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했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의 경우 국토의 중간에 있고 식품 생산지이기 때문에 현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부분이 컸다. 전북청년창업사관학교를 하면서 투자를 받게 됐는데, 창업을 시작하는 전북 청년들에게는 좋은 경험과 기회가 되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김경수 기자

  • 기획
  • 김경수
  • 2026.01.01 18:40

[천년의 종이, 전북의 내일을 쓰다] “아득한 시간 버티는 한지…만드는 시간도 이어져야죠”

전주의 한지 공방에서 가장 조용한 순간은 종이가 마를 때가 아닌 물을 올리지 않는 날이다. 대야는 비어 있고, 대나무 발은 벽에 기대 있다. 장인은 공방에 나와 있지만 종이를 뜨지 않는다. 햇빛과 바람, 물의 온도는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오늘은 안 뜹니다”라는 말이 돌아온다. 종이를 만들지 않는 날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한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라기보다 한지를 둘러싼 시간이 달라졌다는 징후에 가깝다. 견오백지천년(絹五百紙千年). 비단은 오백 년을 가고, 한지는 천 년을 간다는 이 말은 여전히 인용된다. 실제로 한지는 시간을 견뎌왔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한 장의 종이가 1300 년 가까운 세월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종이는 기록을 지켜냈고, 기록은 역사를 남겼다. 그러나 종이가 견딘 시간과, 그 종이를 만들어온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전주는 오랫동안 한지의 도시였다. 조선시대 전국 한지 생산의 상당 부분이 이곳에서 이뤄졌고, 전주한지는 왕실 진상품이자 외교 문서로 쓰였다. 닥나무가 자라고, 철분이 적은 물이 흐르며, 종이를 뜨는 기술이 지역 안에서 축적됐다. 종이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기록과 행정, 예술을 떠받치는 문화의 바탕이었다. 이 바탕 위에서 전주의 문화도 함께 성장했다. 출판과 서예, 공예가 종이를 중심으로 엮였고, 종이를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한지를 쓴다는 것은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일상이었다. 종이는 소비재이기 이전에 생활의 일부였고, 한지는 삶의 속도에 맞춰 쓰였다. 하지만 지금 전주에서 한지는 일상보다는 상징에 가깝다. 공방은 남아 있지만 매일 종이를 뜨지는 않는다. 생산보다 체험이 앞서고, 판매보다 전시가 많아졌다. 장인은 종이를 만드는 사람인 동시에, 종이를 설명하는 사람이 됐다. 한지를 사러 오는 사람보다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진 풍경은 한지가 놓인 현재의 좌표를 보여준다.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전통한지원을 운영하는 강갑석 전주한지장은 이 변화를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쓰임새가 없어지다 보니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한지를 만드는 일이 더 이상 ‘업’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뜻이다. 강 장인은 “예전에는 직원이 40~50명씩 있었고, 판로가 있었기 때문에 큰돈은 못 벌어도 유지는 됐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양길로 접어들더니 지금은 버틸 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방을 줄이고, 팔복동에 있던 공장도 정리했다. 한지 장판 생산을 위해 새로 지었던 시설 역시 코로나19를 거치며 문을 닫았다. 그는 “지금은 팔리지도 않는데 재고만 계속 쌓이고 있다”고 했다. 종이를 뜨는 일은 손의 노동이자 시간의 노동이다.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벗기고, 두들기고, 섞고, 뜨고, 말리는 과정은 수십 번의 손길을 거친다. 옛사람들이 한지를 ‘백지(百紙)’라 부른 것도 아흔아홉 번의 손길 뒤에 마지막 백 번째 손이 더해져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지금 그 백 번째 손을 이어갈 사람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밥벌이가 안 되는데 누가 이 일을 하겠습니까.” 강 장인의 말은 담담했지만 무거웠다. 기술을 온전히 이어받을 후계자는 없고, 오랜 세월 함께 일해온 인력만 남아 있다. 그는 “지금 남아 있는 분도 40년 가까이 함께한 사람이라 끝까지 같이 가는 것뿐”이라며 “그분이 그만두는 날이 오면, 그날이 한지원을 정리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그의 시선은 냉정하다. “등재가 된다고 해서 쓰임새가 생기느냐”는 반문이 먼저 나왔다. 그는 “기록으로 남는 건 의미가 있지만, 실제로 사용되지 않으면 만드는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며 “이제는 산업으로 보기는 어렵고, 문화로서 보존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국가가 장인을 고용해 보존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지속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지는 천 년을 간다고 말하지만, 장인은 그렇지 않다. 전주에 남은 전통 한지 장인들의 평균 연령은 높아졌고, 기술을 전수할 구조는 충분하지 않다. 종이는 남아 있어도, 종이를 만드는 시간은 줄어드는 역설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지가 ‘문화유산’으로 불리는 순간, 동시에 ‘현재의 기술’에서 멀어지는 아이러니도 함께 존재한다. 그럼에도 한지는 여전히 가능성의 재료다. 기록과 예술, 공예와 디자인, 보존과 복원의 영역에서 한지는 다른 종이가 대신할 수 없는 자리를 지닌다. 중요한 것은 한지를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길 것인가, 아니면 지금 이 시대의 선택지로 다시 불러올 것인가다. 본보는 이 질문에서 기획 ‘천년의 종이, 전북의 내일을 쓰다’를 시작한다. 이 기획은 한지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다시 증명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지금 이곳에서 한지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 종이를 뜨는 사람과 종이가 쓰이는 자리를 기록하려 한다. 천 년을 견딘 종이와, 지금 사라지고 있는 시간을 함께 바라보는 것, 그것이 이 기획의 출발점이다. 천년의 종이는 아직 남아 있다. 이제 묻는다. 이 종이를 만드는 시간은,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을까. 전현아 기자

  • 기획
  • 전현아
  • 2026.01.01 09:26

[2026 신년기획] 라면 한 봉지에서 시작된 기적, ‘전주 함께 시리즈’

전주시가 추진해 온 ‘전주 함께 시리즈’는 복지를 제도의 영역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라면 한 봉지에서 출발한 나눔은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일상의 공간에 스며들며 세대 돌봄과 지역경제로 확장됐다. ‘전주함께라면’을 시작으로 함께힘!피자, 함께미소, 함께주방, 함께장터, 함께라서로 이어진 흐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복지를 일상에 연결해 왔다. 함께 시리즈가 확장해 온 과정을 따라가며, 시민 참여가 일상의 공간 속에서 복지로 이어진 방식을 살펴본다. 라면 한 봉지로 만든 일상의 복지, 전주 함께 시리즈의 출발 ‘전주함께라면’으로 시작한 전주형 복지정책 ‘함께 시리즈’가 새로운 도시형 복지 생태계를 구축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이 모든 위기가구를 찾아낼 수 없었던 한계를 넘어 ‘시민이 직접 복지를 만드는 구조’를 구현한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주시는 혼자 사는 중장년과 은둔형 위기가구,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으로 어려움에 놓인 가정 등 제도 밖에서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주목했다. 기존 방식만으로는 이런 위기를 제때 발견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전주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복지 공간을 일상 곳곳에 마련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 첫 단계가 라면 한 봉지를 매개로 한 ‘전주함께라면’이다. ‘함께라면’은 복지관과 청소년시설 등에 라면 나눔 공간을 조성해 누구나 별도의 신청이나 심사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라면을 채우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아무런 부담 없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함께라면’의 핵심은 순환이다. 시민의 기부로 채워진 라면이 또 다른 시민의 식사가 되고, 복지관을 반복적으로 찾는 과정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일상적인 대화와 이용 과정에서 생활 상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상담을 통해 복지 신청과 지원으로 이어진다. 제도 밖에 머물던 위기를 발견하고 연결하는 통로로 기능하는 것이다. ‘함께라면’은 2024년 6개 복지관에서 시작해 2025년 청소년시설 2곳에 추가로 개소했다. 이후 라면에 커피와 책을 더한 복합 복지공간 ‘함께라떼’로 발전하며, 현재 함께라면 8개소, 함께라떼 6개소가 운영 중이다.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4년 12월 기준 ‘함께라면’ 누적 이용자는 6만 8000여 명, ‘함께라떼’ 이용자는 3만 2000여 명에 이른다. 두 공간을 통해 이어진 후원은 총 994회로 라면과 커피, 즉석밥 등 물품과 성금을 합쳐 약 1억 8000만 원 규모다. 이 과정에서 맞춤형 지원으로 이어진 위기가구 발굴도 211건에 달한다. 세대를 잇고, 나눔을 넓히다…함께 시리즈가 만든 변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전주함께라면’의 방식은 이후 확장되는 ‘전주 함께 시리즈’ 전반을 떠받치는 출발점이 됐다. 시민 참여와 일상 공간을 기반으로 한 접근은 세대 돌봄과 나눔, 지역경제 영역으로 확장됐다. ‘전주 함께 시리즈’의 세 번째 나눔 사업인 ‘함께힘!피자’는 세대를 잇는 복지 모델이다. 이 사업은 후원금으로 재료를 마련하고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간식을 아동·청소년 시설에 전달하는 구조다. 어르신에게는 일자리 기회를,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전주시 3개 시니어클럽이 참여해 피자 796판, 샌드위치 743개, 찐빵 85박스를 87개 지역아동센터와 공동생활가정 등에 전달했다. 독거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시민참여형 나눔 프로젝트인 ‘전주함께미(米)소(笑)’도 추진됐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한 민생소비쿠폰 사용 금액의 10%를 기부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온정을 나누는 방식이다. 지난 한 해 794건의 후원이 이어졌고, 성금과 물품을 합쳐 약 2억 3000만 원 규모의 기부가 모였다. 모인 후원은 돌봄이 필요한 독거노인에게 백미와 누룽지, 식료품 등의 형태로 전달됐다. 나눔을 실천하는 공유공간으로는 ‘전주함께주방’이 자리 잡았다. 함께주방은 시민과 자생단체, 봉사단체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 조리 공간이다. 사전 신청을 통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만들어진 음식은 이웃과 나누게 된다. 전주시는 노송동 천사마을, 전주푸드 효천점에 이어 최근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 3호점을 추가로 조성하며 운영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상생의 문화를 지역경제 회복으로 연결한 ‘전주함께장터’도 함께 추진됐다. 함께장터는 기업과 공공기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착한 소비 운동으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이용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이다. 특히 9월부터는 산업단지 노동자들의 건강 증진과 사기 진작을 위한 산단 노동자 아침 식사 지원이 본격 추진돼 큰 호응을 얻었다. 산단 거점지역 2곳에서 소상공인의 선결제와 시민 후원금으로 마련한 김밥, 컵밥, 샐러드 등을 새벽 출근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총 13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846개 업체, 4325명의 노동자가 든든한 아침 식사를 지원받았다. 일상 속으로 스며든 복지, 다음 장을 준비하다 함께라면에서 함께라떼, 함께힘!피자, 함께미소, 함께주방, 함께장터로 이어진 ‘전주 함께 시리즈’는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시·군 우수정책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지금까지 전국 45개 기관이 전주를 방문해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했고, 이 가운데 익산과 경기 광명시‧파주시 등 5개 지역에서는 ‘함께라면’을 실제로 도입해 운영하는 등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2025년 12월 덕진공원에서 열린 ‘전주와 함께라면 축제’는 함께 시리즈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라면 1개 기부 후 입장’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민들의 흥미를 이끌었고 누구나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행사를 통해 라면 6456개와 성금 120만 원이 모였으며, 시는 축제를 계기로 ‘쉬운 기부 문화’를 더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온정의 흐름은 책을 매개로 한 새로운 나눔으로 이어졌다. 전주시는 지난해 12월 책을 매개로 한 새로운 함께 시리즈인 ‘함께라서(書)’를 발표했다. 함께라서는 시민과 기업, 지역 서점이 참여해 책을 기부하고 나누는 방식의 복지사업이다. 기증된 도서는 독서 소외계층과 시민에게 전달되며, 책을 매개로 한 나눔 활동을 일상에서 이어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주시는 시민과 기업, 단체 등의 자발적인 책 기증을 바탕으로 나눔을 확산하고, 다 읽은 책을 다시 나누는 실천을 통해 참여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먹거리 중심으로 전개돼 온 기존 ‘함께 시리즈’에 책을 더해, 나눔의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전주 함께 시리즈’는 시민의 참여를 통해 복지를 생활 속에서 축적해 나가고 있다. 라면 한 봉지에서 시작된 나눔은 세대를 연결하고 지역 경제 회복으로 이어졌으며, 이제는 책을 매개로 한 새로운 나눔이 시작됐다. 이를 통해 시민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접점이 하나씩 넓혀지며 일상 속 복지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 함께 시리즈는 라면 한 봉지, 커피 한 잔 같은 작은 나눔이 도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생활권 기반 복지 공간을 넓히고 시민 참여형 나눔 문화를 만들어 ‘함께 사는 도시 전주’의 복지 패러다임을 차분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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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1 08:21

[2026 전북일보] 유익한 뉴스 다양화, 디지털 혁신 가속화

2026년 새해 창간 76주년을 맞는 전북일보는 독자 여러분에게 유익하고 다양한 뉴스를 지면과 디지털 등을 통해 제공하겠습니다. △지방선거 유권자 중심 공정보도 전북일보는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독자 여러분의 올바른 선택을 돕겠습니다. 후보자를 동등한 기준으로 보도하며 선거보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키겠습니다. 후보 선택의 올바른 판단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별 쟁점이나 현안 등 정책과 공약 중심으로 보도하겠습니다. △전북의 희망찬 삶 담은 연중기획 전북일보는 올해 다양한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청년 유출과 동시에 진행되는 중년 귀환의 흐름을 기록하는 ‘인생 후반전, 전북으로 향하다’,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과정에 있는 청년 창업가들의 이야기인 ‘전북에서 시작한 선택, 새로운 기업이 되다’, 과거 돌봄 안전망이었던 가족제도의 해체의 대안을 모색하는 ‘가족의 재발견’,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하는 한지를 조명하는 ‘천년의 종이, 전북의 내일을 쓰다’ 등을 연중기획으로 마련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경쟁력 강화 역점 전북일보는 새해에도 디지털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튜브·소셜미디어 기반 영상뉴스 제작에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자체 영상제작 스튜디오를 구축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겠습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로컬 콘텐츠 생산을 통해 전북 최고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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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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