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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벽 허물고 걷는 240km

전북도와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이 '2012 세계순례대회'를 처음 열고 종교 화합의 걸음을 내딛는다. 1일부터 11일까지 아름다운 순례길(전주~완주~김제~익산240㎞)에서 열리는 세계순례대회는 '아름다운 순례, 홀로 또 함께'를 주제로 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지도자와 신도 등 1만여 명이 참가한다. 1일 전주 풍남문 광장 개막식을 시작으로 참가자들은 9박10일간 도보 순례를 한다. 도보 순례는 한옥마을~송광사, 송광사~천호성지, 천호성지~나바위, 나바위~미륵사지, 미륵사지~초남이, 초남이~금산사, 금산사~수류, 수류~모악산, 모악산~한옥마을 등 총 9가지 코스로 제시됐다. 참가자들은 스님신부교무목사 등의 안내로 매일 7~8시간 20~30㎞씩 걷는다. 순례대회 기간에는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순례 음악회'와 가수 김태원(그룹 '부활'의 멤버)이 진행하는 '순례 토크쇼'가 기다리고 있고, 각 종단 지도자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화합을 다지는 '순례 한마당'과 순교와 박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지에서는 종교마다 깨달음을 전하는 '종교 교류의 장'도 이어진다.순례대회의 꽃은 세계순례포럼이다. 전북에 개신교 씨앗을 뿌린 네인놀즈 선교사 후손, 로마 교황청의 순례특사인 조셉 칼라피 파람빌 대주교, 티베트 종교문화부의 피마친조르 장관, 세계종교인평화회의 공동대표를 맡는 이오은 원불교 교무 등이 참석한다.김수곤 세계순례대회조직위원장은 "세계순례대회는 4대 종단이 종교간 화합을 이끌어낸 전북에서만 열 수 있는 행사"라면서 "순례자들이 맹목적으로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전북의 자연과 문화유산에 얽힌 많은 이야기를 온몸으로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01 23:02

① 전북 음식의 현주소 - '족보'없는 전통식 고집…'그 나물에 그 밥상' 전락

전주시가 유네스코 공인 '맛의 도시'가 됐다. 유네스코가 인정한'맛의 도시'는 콜롬비아의 포파얀(2005), 중국의 청두(2010), 스웨덴의 외스테르순드(2010)로 전주는 네 번째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전북은 음식의 고장'이라는 평판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별한 맛에 대한 기대를 잔뜩 안고 온 관광객들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해서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명품 음식, 지역 식재료의 재발견'에서는 지역 식재료의 중요성을 간과한 전북 음식의 현주소를 짚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음식 부문으로 선정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능성을 엿보고자 한다.△ 전주비빔밥 비싸다? 근데 맛은 왜 비슷해가격이 비싸다고 비난을 받은 전주 비빕밥을 예로 들어보자. 비빔밥 업체들은 "반찬이 거의 필요 없는 값싼 비빔밥 보다는 한 상 푸짐하게 내놓는 전주 비빔밥상을 원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열 가지가 넘는 반찬을 곁들인 비빔밥 정식으로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받는 꼼수"라고 맞받아친다. 이 같은 논란의 불씨는 일부 업체들이 내놓는 비빔밥 정식에서 비롯됐으나, 사실 전주비빔밥 맛이 다른 지역의 비빔밥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오랜 불만에서 나온 것이다. 계절별 지역 식재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은 제쳐두더라도 같은 식재료라 하더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져야 하지만 비슷비슷한 맛이라는 것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쉽게 수긍하는 바다.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전주비빔밥을 옛 것 그대로 지켜온 장인들과 이미 다국적 음식을 접해본 현대인의 입맛 사이에서 충돌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역사적 근거는 불분명하지만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 비빔밥을 만드는 장인들과 그런 비빔밥이 오히려 음식을 박제화하고 있다는 반론이 공존해서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전주비빔밥 맛이 다 똑같다. 비빔밥의 고장이라고 하면, 집집마다 서로 다른 비빔밥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계절에 따른 식재료로 사용해 비빔을 내놓는 집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 음식의 정체성 핵심은 지역의 제철 식재료2000년대 들어 한국 음식의 세계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세계인이 즐기도록 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하는 정부의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한국 음식의 정의와 범위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한국음식은 전 세계의 식재료, 각양각색의 조리법이 동원될 수 있다. 세대에 따라 정갈한 조선 사대부 상차림부터 불판에 지글지글 삼겹살 굽고 소주를 곁들이는 왁자지껄한 판까지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음식, 더 나아가 전라도 음식의 정체성을 어떻게 찾을까. 음식문화가 발달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는 일일 것이다. 미식가가 많기로 유명한 프랑스일본 음식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핵심은 그 음식을 이루고 있는 그 나라의 식재료다. 지난 9월 '제3회 문화소통포럼'에서 한국 음식의 경쟁력을 이야기한 프랑스 요리 인간문화재 에리크 트로숑은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로카보(locavore) 운동'을 언급했다. '로카보 운동'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운송하는 식재료 대신 신선한 지역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먹자는 운동. 결국 프랑스 음식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핵심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란 뜻이다. 전라도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 주강현 우리문화연구소 소장(제주대 석좌교수)이 2009년 전주시의 '전주 음식 스토리 개발사업'의 연구물로 펴낸 '전주 음식'(전주 음식의 DNA와 한브랜드 전략)은 슬로푸드로 간주한 전주 음식의 주된 재료인 콩을 재발견한 선례. 단순한 조리법 소개가 아닌 전주콩나물국밥과 전주 비빕밥에 쓰이는 식재료인 콩의 DNA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주 음식'의 필진으로 참여한 박경하 중앙대 교수는 당시 "미쉐린 별 세 개를 얻은 일본의 유명한 스시집 주인의 가장 관심사는 다름 아닌 쌀, 원료에 있었다. 찰진 쌀 그리고 그 쌀을 섞어주는 스시의 맛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먹을거리의 주소 성명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통 조리법에 갇힌 지역의 귀한 식재료 많아전북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색다른 식재료가 많다. 고창 보리와 보리싹(봄)복분자(여름), 군산 '울외'(가을넝쿨 식물로 절임 형태)박대(겨울), 김제 찐 쌀(가을), 남원 미꾸라지와 시래기(가을), 부안 조개류(봄)와 꾸지뽕(가을), 순창 도라지(가을), 완주 고종시(곶감 홍시가을), 익산 마와 무(겨울), 임실 고추고구마(가을), 정읍 양하(생강과 비슷한 채소여름)와 녹두(가을), 진안 뽕잎(봄)과 오디머루(가을) 등이다. 그러나 지역 식재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보니, 일부 귀한 제철 식재료의 가치를 먼저 알고 싹쓸이하거나 그 종자를 가져가 자기들의 식재료로 만들어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남원에서 추어탕어죽 등에 넣어 매운 맛을 내는 초피나무 열매는 우리나라에선 고추가 대신하면서 잘 쓰이지 않게 됐으나 일본에서 일찌감치 가치를 알고 한국의 종자까지 가져가 재배하고 분말화해 전 세계에 팔고 있다. 후추의 매운 맛이 나면서 독특한 아로마 향을 지니고 있어 '동양의 신비한 후추'로 여겨지는 초피는 중국 사천요리에 가미 돼 '중국식 후추'(Chinese Pepper), 일본에서는 '일본식 후추'(Japanese pepper)라고 표기해 전 세계에 뿌려지고 있다. 최근 일본 외식업 관계자들이 전국의 음식 축제를 방문하는 이유가 한국에 직접 와서 식재료 생산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이야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고춧가루만 하더라도 산지별 고추의 특성, 고춧가루 분쇄 방법과 입자 크기에 맞는 맛과 향의 차이, 심지어 가짜 태양초 제조 방법까지 알 정도로 한국 식재료에 관한 정보를 꿰고 있는 업체까지 있다. △ 식재료 가치 파악정보화 콘텐츠화 필요 전북 음식의 맛이 다른 지역과 비슷하게 평준화가 된 것은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 식재료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현대인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다소 생소하다 싶을 만큼 각 지역에서 희귀하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대부분 장아찌 등과 같은 반찬 정도에 머물러 있다 보니, 그에 맞는 조리법 개발이 전혀 없는 상황. 지역 식재료로 조리법을 개선한다면 대중화, 더 나아가 세계화까지도 가능하지만 이 같은 노력은 게을리 하고 있다.더욱 문제는 이 같은 식재료에 관한 정보가 정부와 지자체, 생산자단체 등이 조금씩 언급하고 있으나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연구한 자료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대목이다. 게다가 식재료에 관한 정보들이 음식업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초피나무의 열매를 사다가 음식에 응용하고 싶어도 초피의 특징, 이와 비슷한 산초나무 열매와의 차이점, 산지별 생산시기와 가공법, 보관 방법, 가격, 구매처 등에 관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지 않고 있다. 물론 이는 전북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전국 최초로 음식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전주시가 힘써야 할 것은 무엇일까. 결국 전북 음식의 정체성을 찾자면 전북에서만 구할 수 있고, 전북에서 나는 것이 제일 맛있는 식재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음식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 맞는 고유성을 응축시킨 것인 만큼 식재료를 통해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음식 브랜드화를 위한 스타일 개발이나 조리법 정리 보다는 한국 식재료에 대한 가치 파악, 정보화 및 콘텐츠화가 먼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01 23:02

"소리축제, 판소리 대중화 성공"

제12회 전주세계소리축제(9월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한옥마을)의 최고 수확은 22만 관람객이다. 문화마케팅 업체'기분좋은 QX'가 제출한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총 22만8000여 명으로 태풍'산바'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유료무료 관람객 수가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료 공연의 좌석 점유율은 90.1%, 초대권을 제외한 순수 유료 좌석 점유율은 75.3%로 나타났다. 축제 만족도 역시 50.6%(만족)37.5%(보통)으로 만족이라는 반응이 다소 높았으며, 특히 프로그램 면에서 70.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신설된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경우 전 공연 매진을 비롯해 다른 판소리 공연 프로그램도 100%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처럼 관람객 만족도가 높아진 요인으로는 판소리 원형부터 창작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프로그램, 해외 음악인과의 교류를 담아낸 실험성 있는 무대, 한옥에서 즐기는 판소리 공연에 대한 차별성 등을 꼽았다. 성공적인 축제 운영이라는 자체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계는 여전히 소리축제에 호의적이지 않다. 소리축제가 차별화된 브랜드 공연을 내놓기 보다는 스타 마케팅에 기대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서다. 12회를 넘겼건만 소리축제를 각인시킬 공연 보다는 김형석박칼린 집행위원장이 먼저 떠오르는 게 소리축제의 현주소. 전북도가 갈피를 못잡는 브랜드 공연의 콘셉트를 소리축제에서 발굴하려 했다가 접었다는 후문은 소리축제가 이젠 대표 브랜드 공연을 내놔야 할 때라는 말과 같다. 문제는 두 집행위원장이 너무 바빠서 혹은 상근직이 아니여서 충분한 관심을 갖고 참신한 기획력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역 문화계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는 두 집행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포함된다. 33명의 조직위원(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 포함)마저도 소리축제의 방향성에 관한 형식적 논의만 하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내부 지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집행부가 지역 문화계와 담을 쌓고 축제를 치르다 보면 위기가 찾아올 때 빛이 바래진다. 올해 소리축제가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다양한 행사를 연계하는 등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지만, 조직위 말고는 축제 전반의 방향성에 관한 소통은 거의 제한돼 있다. 지역 문화계와 같이 소통협력하면서 소리축제의 방향성을 고민할 줄 아는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화려한 스타에 의존하기 보다는 지역과 하나된 열린 판으로 거듭나는 모델이 축제와 더 어울리는 조합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01 23:02

지수영 전주영상위원회 기획홍보팀장 - 교육·홍보·회계까지 '악바리 살림꾼'

전주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장호 감독은 전주를 '촬영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는다. 전통과 현대가 어울린 시가지가 거대한 촬영 세트나 마찬가지인 데다 촬영 지원체계도 가장 잘 갖춘 곳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전북을 배경으로 한 영화·영상물의 촬영이 늘어나 전북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고, 전북의 상징물들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은 전주시의 영화·영상 산업을 뒷받침하는 전주영상위원회(이하 전주영상위) 덕분이다. 전주영상위가 바빠질수록 기획홍보팀장 지수영(33)씨는 도통 여유가 없다. 12월 출산을 앞두고 최근엔 몸이 잔뜩 무거워져 버겁지만, 벌려놓은 일이 많아 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영상위에서 기획홍보팀장의 업무 범위는 로케이션 매니저 외에 교육·홍보·회계까지. 2003년 전남영상위원회 시작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온몸으로 부딪쳐 일해온 덕분에 2007년 전주영상위원회에 와서도 '일복'은 이어졌다. "여자이다 보니 현장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싫어" 선택한 영상위라지만, '악바리'가 아니면 이곳 역시 버티기 힘든 또 다른 전쟁터. "고등학교 이후로 집안에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은 괜한 자기 자랑이 아니었다. 그는 "처음 보도자료 쓰는 법을 익히기 위해 기자에게 기사작성법 지도를 받았다. 1년을 트레이닝 한 뒤에서야 기사 작성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전주영상위가 운영하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J1스튜디오와 야외촬영센터에서는 '쌍화점'을 시작으로 '하모니', '최종병기 활', '평양성' 등 지난해 53편을 포함해 그간 439편의 영화·영상물을 유치해 672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뒀다. 최근에도 드라마'보고 싶다'(가제·박유천 윤은혜 출연)와'조선 미녀 삼총사'(하지원 강예원 가인 출연), '관상'(송강호 이정재 출연), '마이쌤'(나의 파바로티·한석규 이제훈 출연)까지 촬영되거나 예정이어서 '전주 = 영화·영상 도시'라는 공식이 반기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전주 영화 제작 인큐베이션, 전주 시나리오 스쿨(장·단편), 전주 영화 제작 인력 인턴 모집, 전주 로케이션 인센티브 등은 전주영상위가 해오고 있는 굵직한 사업은 20개가 훌쩍 넘는다. 특히 전주 영화 제작 인력 인턴 이나 전주 영화세트 제작 마스터링 워크숍, 전주 영화인을 위한 극영화 피칭 교육 등은 전주영상위가 발굴해 안팎의 호평을 받는 프로그램. 그는 "전주 영화 제작인력 인턴 과정을 거친 친구들이 PD·미술팀장·제작실장 등으로 성장해 영화를 찍기 위해 다시 전주로 돌아오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세트장을 관리·감독하는 인력을 배출하는 영화세트 마스터링 워크숍, 영화 제작지원금을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훈련시키는 피칭 교육 등은 단순히 영화의 제작 지원을 넘어서서 영화 인력까지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프로그램". 그러나 전주영상위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좋은 사업을 선점하더라도 부산영상위 등과 같이 다른 지역의 영상위가 막대한 자본으로 이를 본 뜬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전주가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도 속상함과 뿌듯함을 교차되는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올해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두 번째 실내스튜디오'J2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다. 전주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792㎡ 규모(2층)로 지어진 J2스튜디오는 병원 응급실과 경찰서 유치장 등 특수공간 세트를 구성해 다른 지역과 차별성 있게 운영될 예정. 그는 "특수 스튜디오까지 갖춰낸 노력이 전주를 영화·영상의 도시 메카로 자리잡게 하는 결실로 이어졌으면 한다"면서 "전주가 충무로·부산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의 트라이앵글이 될 수 있도록 안팎의 지원에 힘쓰겠다 "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01 23:02

'누드와 앉아있는 남자'에 꽂힌 시선

지난 19일부터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개관 10일만에 1만5000명의 관람객을 돌파했으며, 입장수입도 8000만원대에 이른다. 적게는 2만명 정도 관람을 예상했던 상황을 보기좋게 빗나가게 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10억원의 총사업비를 입장료 수입만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란 섣부른 예상도 나오고 있다.특히 지난 주말에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으며, 단체 관람 예약이 줄을 이으면서 관람 시간을 조정할 정도라는 게 미술관 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이다. 현재까지 76개팀 5000여명이 단체 예약을 한 상태다.△피카소 작품서 퍼즐 찾기거장전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작가는 피카소다. 전시중인 총 120여점의 작품중 피카소 작품은 16점. 그중 '누드와 앉아있는 남자'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르고 있다. 100호가 넘는 대작인 이 작품은 400억대가 넘는 작품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왜 그렇게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만큼의 그림 가격이 매겨졌을까. 무엇이 그리 특별한가, 어떤 부분이 누드고 어떤 부분이 앉아있는 남자일까'. 그림 앞에 선 관람객들이 이런 궁금증을 갖고 퍼즐찾기 같은 마음으로 그림 읽기에 나선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피카소가 작고하기 4년 전인 89세의 고령의 나이에 그리 큰 대작을 그릴 수 있다는 점, 또 그런 나이에 에로틱한 상상력을 작품에 드러내고 있다는 점 등에서 대단한 작품이라는 게 미술관 관계자의 설명이다.△일각서 위작 논란 일기도샤갈, 피카소, 마네, 모네, 세잔, 몬드리안, 미로, 앤디 워홀 등 인상주의 화가부터 입체파, 초현실주의, 팝아트 작가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작가들을 대거 아우르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어떻게'1천만원대'에 임대할 수 있을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위작들이 포함된 것이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또 그림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이에 대해 이흥재 도립미술관장은 얼토당토않다고 일축했다. 운송비나 보험료가 많이 들긴 했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경우 그림 임대료가 아주 싸다는 것. 또 스페인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베네수엘라 미술이 아주 발달해 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위작 여부를 철저히 가렸을 것으로 보았다. 다만 본래 유화작품 원본이 아닌 작품들이 절반 정도 된다고 했다. 원본은 아니지만 작가가 원본을 판화로 찍어낸 작품이어서 위작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장은 "128점에 이르는 그림 원본만 전시하려 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 등 다른 전시회에서도 원본만으로 전시회를 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그는 또 유일본인 원본이 아니라 판화로 찍어낸 작품이라고 해서 그 작품 가치가 결코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그림을 지켜라최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한 미술관에서 피카소 작품 등 걸작 7점이 도난당한 사건을 계기로 전북도립미술관도 그림 방범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영화 같은 그림 도난 사건은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미술관측은 방범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은 완벽하다는 입장. 야외와 내부 전시장·복도 마다 36대의 CC TV가 설치돼 24시간 감시하고, 옥상에는 철제 방범창과 적외선 센서가 설치돼 있다. 일단 거장전에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센서가 워낙 촘촘해 모기가 들어올 때도 경보가 울릴 정도라는 설명이다.여기에 순찰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3명의 파견 청병을 추가로 배치했으며, 숙직 활동도 강화했다. 또 청경 수를 두 배로 늘렸으며, 경찰청에 외곽경비를 요청한 상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01 23:02

익산문화재단 '환경조각전·아트마켓' 문화예술의거리 조성하는 중앙동서 첫 행사

지난 27일 익산 중앙로 일대(황해사~국빈반점)엔 비닐 비옷을 입고 빨간 우산을 든 작가들이 나타났다. 익산문화재단이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연 '환경조각전 및 아트마켓'의 '현대조각 - 거리를 걷다' 일환. 원광대 미술대 졸업생들이 출품한 야외 환경조각전은 시민들에게 환경조각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참여작가는 김영배 강충모 김원금 김희태 노영석 안치홍 임선규 정진호 이송준 박성욱 백재현 신현준 장이슬 최용진 최원석 황상태 이강원씨.백종옥 익산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은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앙동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첫 번째 문화예술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시민들은 물론 익산 지역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예술의 거점이 될 문화예술의거리의 성격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발점"이라고 했다.11월3일 오전 11시 중앙로 일대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은 지난 27일에 이어 지역 예술인들과 원광대 미술대 졸업생 16팀이 소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환경조각 전 및 아트마켓 = 11월26일까지 익산 중앙동 문화예술의거리.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1 23:02

6. 서정주(徐廷柱)편 - 친일 논란에도 한국 최고 시인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 것도 뉘우치지 않을란다. -「자화상」에서, 1937'애비는 정말 종이었을까?', 가난한 농촌의 아들이었다면 미당이 어떻게 서울 중앙고보에 다닐 수 있었을까? 왜 두 번이나 학교를 퇴학하고 또 불교전문강원마저 뛰쳐나오고 말았을까? 등등…늘 궁금한 게 많았다. 몇 년 전 고창에 있는 미당 문학관에도 들렀다. 그곳은 여전히 허술하고 썰렁했다. 전시된 내용도 빈약하고 그저 여기저기에 있는 작품들을 그대로 모아 나열해 놓은 듯 중복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시는 오자(誤字)를 그대로 복사하여 게시해 놓기도 하였다. 다른 지역의 문학관에 비하여 그 관리가 너무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곳에서 미당의 아우 서정태 옹을 조우하게 되어 미당가(家)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미당의 아버지(서광한)는 구한말 무장현에서 치른 과거(초시)에 응시하여 장원한 수재였다고 한다. 그러나 갑오경장 때 과거제도가 폐지되어 복시(覆試)의 기회를 잃게 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당시 무장 현감이 미당의 부친을 오늘 날 경기고등학교의 전신인 한성학원에 보내 신식교육을 받게 도와주었다고 한다. 미당의 부친은 이후 측량기사가 되어 고창군에서 근무하다 총독부가 토지개혁을 실시하게 되자 당시 호남의 대지주였던 인촌 김성수 집안에서 농토관리 일을 맡게 된다. 이런 연고로 미당이 인촌이 설립한 중앙고보에 입학하게 되자 부친은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그런 미당이 중앙고보를 퇴학당하고 또 어렵게 편입한 고창고보에서까지 퇴학을 당하자 집에서 쫓겨나 서울로 갔다. 이후 마포구 도화동 빈민굴에서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을 때, 박한영 선사가 그를 중앙불교전문학교로 불러 아버지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그를 자애롭게 보살펴 주었다. 그를 시인의 길로 그리고 평생토록 부처님 세계와의 인연을 심어준 유일하고 절대적인 스승이 박한영 선사였다. 1936년 『동아일보』에 신춘시「벽」이 당선되고, 이듬해에「자화상」이 발표된다. 그의 초기 시에는 이처럼 식민지 노예로 살아가야만 했던 청년 미당의 울분과 자조, 아버지에 대한 불효의 고통이 그대로 배어 있다. 이런 미당이 일부 친일 시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그의 시는 일제의 암울한 질곡 속에서도 한민족의 정한을 격조 있게 승화시켜 아름답게 엮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럼에도 일부 친일시를 문제 삼아 그의 시 전체를 배척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나친 배타(排他)는 결국 배자(排自)로 돌아오는 법, 오히려 이를 반면교사로 교훈 삼아 보다 성숙한 미래를 열어가는 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한다. 시인·백제예술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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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31 23:02

'문화예술의 거리' 제대로 가고 있나 - (하)부산 '또따또가'사례 - 예술가와 주민 끊임없는 소통

부산의 문화예술 전성기는 아이러니하게도 6·25 전쟁 전후였다. 임시 수도가 된 부산에 피란 온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각양각색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한 씨앗을 뿌려놓았다. 그 중심이 바로 부산 중구 중앙·동광동이다. 인쇄업이 발달했던 이 일대에 터를 잡은 부산의 원도심 창작공간'또따또가'가 안팎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북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의 나아갈 방향을 부산의 사례에서 찾아보았다.부산의 원도심 중앙동·동광동 일대는 6·25 피란민들이 피란을 와 둥지를 튼 곳. 부산문화예술연합회가 부산시에 제안하면서 시작된 '또따또가'는 2010년 문화예술의 향기를 입혀 원도심을 재생하자는 취지로 첫 발을 내디뎠다. '또따또가'는 문화적 다양성을 뜻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tolerance)와 '따'로 활동하지만 '또' 같이 활동한다는 의미를 담은 한글에 거리를 나타내는 한자 '가'(街)를 합성한 말이다. 중앙동 40계단 주변 빈 건물 13곳(21개 명칭)을 빌려 2509m²(약 760평) 규모의 43곳에 작업실을 꾸린 '또따또가'는 예술가만의 단절된 창작공간이 아니라 시민들과 소통해나가며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을 조성 중이다. 미술창작 공간부터 문학 집필실, 독립영화갤러리 디렉터리 존, 소극장, 인문학센터, 수공예창작 공간, 전통예술아티스트센터, 청년인디창작공간, 갤러리, 무대예술트레이닝센터, 문화여행정보센터까지 공간 구성은 다양하다. 지역의 40세 미만 젊은 예술가들로 구성된 작가들은 '공간대표자회의'를 꾸리고, 또따또가 운영지원센터를 통해 386명(예술가 48명·예술단체 333명)의 입주 작가들은 주민들과 소통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부산시가 운영지원센터를 통해 지난 3년 간 투입한 예산은 4억(2010~2011), 3억5000만원(2012). 예산은 각종 작업실 운영을 위한 임대료 외에 운영지원센터의 인건비·사업비 등으로 충당된다.'또따또가'의 시도가 의미있게 평가되는 것은 예술가만을 위한 단절된 창작공간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서다. 미술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 동판 작품을 만들어 수공예품 가게 입구를 장식하는가 하면, 작가들이 일대 인쇄 골목에서 인쇄 과정을 배우고 그 느낌을 예술작품으로 내놓기도 하며, 작은 도서관 살리기 등과 같은 문화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세미나·포럼 등까지 이어진다. '또따또까'의 성과 이면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올해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건물주와의 재계약 문제다. 운영지원센터는 당초 침체한 원도심을 문화로 살리자고 몇몇 건물주를 설득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혹은 보증금 없이 공간을 빌렸다. 그러나 작가들이 임대료를 부담할 만큼 자생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황. 결국 시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임대료 50%를 지원키로 했다. 전북도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의 성패는 각 지역별 구간이 문화적 인프라를 갖춘 곳인가에 면밀한 점검과 함께 지역 예술인들의 협조를 이끌어내 시민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 기획 여부에 따라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의 경우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했던 동문거리 일대(갑기원~농협·새누리당사)에 입주한 작가들이 이미 있는 데다 헌 책방들이 밀집돼 있던 골목이었다는 점, 익산의 경우 일제 근대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중앙동 일대(황해사~구 이리극장)라는 점에서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개복동에서 장미동으로 구간 변경을 요구받은 군산, 광한루 등과 같은 관광지와 연계해 추진할 남원은 인적·물적 문화 인프라가 척박한 곳에 선정 돼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예술의거리를 조성하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지자체의 예산 확보도 사업의 성패를 담보하는 중요한 요인. 창작공간을 매입이 아닌 임대로 할 경우 초반에 입주했던 작가들이 훌쩍 뛴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많기 때문이다. 김희진 또따또가 운영지원센터장은 "장기적으론 건물을 사들여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가장 최선의 대안은 충분히 검토해 천천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1 23:02

'문화예술의 거리' 제대로 가고 있나 (상) 현황- '제2의 홍대 앞', 관 주도 부작용 속출

부산시가 추진한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가 성공을 거두면서 고양울산 등 전국 7개 지자체가 앞 다퉈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 역시 올해 40억을 들여 전주익산군산남원에 문화예술의거리 조성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터덕이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지역의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진단하고 다른 지역의 사례를 검토하기로 한다.올해 전북도가 추진 중인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 문화예술 인프라가 전혀 없는 구간에 인위적으로 조성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당초 문화예술의거리를 조성하려던 개복동 일대가 전북도의 제동으로 구간 변경이 검토되면서 아예 착수조차 못하고 있으며, 남원시는 젊은 예술가 유입이 어려운 광한루 일대에 창작공간을 조성할 예정이어서 예술촌 건립이라는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전북도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총 40억(도비 20억시비 20억)을 투입, 전주익산군산남원 등 4개 지역에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외부 기업 유치 시 새로 유입된 주민들과 기존 시민들을 위한 문화향수권을 확대하기 위한 시민예술촌 건립을 전제로 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은 올해 거점공간 확보 등 인프라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가 '제2의 홍대 앞 거리'를 목표로 시작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 일부 지역에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종합 추진계획 일환으로 문화예술의거리를 추진해오던 군산시는 최근 전북도로부터 인구 유입이 떨어지는 개복동 일대(우일극장~국도극장8억)에서 장미동 인근(청소년 문화광장~국도극장)으로 구간 변경을 요구받아 추진위 구성도 못하고 있는 처지. 군산시는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을 민선 5기 공약과도 맞물린 원도심 활성화 위한 사업으로 해석해 구간 변경을 요구받자 민원의 소지가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남원시 역시 구 군청사거리 일대(구 군청~하늘중학교6억)에 단기적으론 빈 공간을 매입해 창작공간으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광한루 인근 관광사업과 연계한 시민 예술촌을 건립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정작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예술인들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전주시와 익산시도 창작지원센터를 통해 시민예술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난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전주시는 문화재단을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입주한 전주 동문거리 일대(갑기원~농협새누리당사14억)에 창작지원센터 1호점(다목적 문화공간)2호점(공연장)을 임대해 열고 이 일대에 사는 지역 예술인들과 '동문예술거리 협의회'를 구성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익산시 역시 문화재단이 중앙로 일대(황해사~구 이리극장12억)에 빈 점포를 매입해 원광대 미대 출신 작가들과 함께 예술인시민들과 교감하는 창작지원센터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전주시와 익산시의 경우 도가 올해 조직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네트워크'와 연계한 공간 운영에 관한 것은 운만 띄워둔 채 본격적 논의는 아직 없는 데다 전주의 경우 이미 조성된 창작지원센터가 협소하고 익산의 경우 원광대뿐만 아니라 폭넓은 지역 예술가들의 지속적 유입이 과제라는 점에서 시민예술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난관이 제각각 있다. 게다가 전주의 경우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으로 인한 동문거리 일대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창작지원센터를 비롯해 이곳을 개척하다시피 했던 예술가들이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골목이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날 위험 부담까지 안고 있다. 최영만 전북도청 문화예술과 과장은 "군산과 남원의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은 현재로선 관련 인프라가 적기는 하나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라면서 "사업 초반에 진통이 있을 수는 있으나, 현재 그 지역에 맞는 콘셉트를 찾아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이라고 답변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0 23:02

내 발소리가 들리는 길

초등학교 다닐 때 나는 강 길을 걸어 다녔다. 6·25전쟁 직후 산판이라는 게 있었다. 산에 있는 소나무를 다 벌목해 갔다. 지에무시라는 전쟁 용 트럭이 비탈지고 험한 산들을 올라 다니며 베어진 소나무를 실어 갔다. 힘이 센 지에무시는 웬만한 곳을 어디든 다 갔다. 나무를 실은 지에무시는 우리가 다니던 강 길에 새로운 길을 내며 지나다녔다. 그러나 그 길은 금방 큰 비로 무너지고 패여 작은 방죽이 되어버렸다. 우리들은 여전히 우리가 우리 발길로 낸 길을 걸었다. 우리가 다니는 길에 구장 네 솔밭이라는 넓은 강변이 있었다. 솔밭에는 어른들 팔뚝보다 조금 큰 앙당앙당 한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키도 작았다. 큰 돌과 자갈과 모래로 된 그 길에는 우리 키보다 조금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곳으로 우리가 다니는 길을 나 있었다. 오솔길이었다. 작년 풀들이 쓰러지고 새 풀이 자라면 그 밑에 키 작은 가랑나무 잎이 피어나고 가랑나무 잎 뒤에 물새들이 마른 풀로 집을 짓고 알을 까 새끼를 길러갔다. 작은 소나무, 검은 바위와 작은 자갈들, 그리고 모래와 풀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은 그림이었다. 바람이 불고 풀들이 흔들리는 사이로 아이들의 까만 머리통이 보였다. 내가 기억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전주로 와서 살면서 나는 친구 한명과 함께 화산 공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서신동 롯데 아파트에서 예수병원까지 걷는 길은 흙길이다. 오르고 내리고 평평하게 걷는 길이 아주 적당하다. 숨이 차는가 싶으면 내려가고 내려가는가 싶으면 또 작은 비탈길을 오른다. 반듯한가 싶으면 구부러지고 구부러지는가 싶으면 금세 또 반듯하다. 오르고 내리고 구부러지고 휘돌고 반듯하고 평평한 그 길에 참나무 잎이라도 떨어져 있는 가을이면 길은 그냥 그대로 그림이고 사진이고 시고 노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어다녔다고 생각하면 길은 역사가 된다. 꿩이 살더니, 꿩은 보이지 않는다. 다람쥐가 살더니, 다람쥐도 보이지 않는다. 청설모가 이 쪽 가지에서 저쪽 가지로 뛰어 건넌다. 청설모와 다람쥐는 공생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도둑고양이들 때문에 꿩이 살지 못하는 모양이다. 생태계는 그렇게 변해 간다. 봄이면 그 길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생강나무 꽃이 피고, 진달래도 피고, 조팝나무 꽃도 피고 똘배 꽃도 피고, 이팝나무 꽃도 피고, 때죽나무 꽃도 핀다. 국수나무 꽃도 피고 자귀나무 꽃도 피고, 산벚 꽃도 피고, 개복숭아나무 꽃도 피고, 아카시아 꽃도 핀다. 그 길이 지난 여름 큰 태풍으로 풍비박산이 났다. 오래 된 참나무 아키시아나무들이 이리저리 쓰러지고, 넘어지고 찢어지고, 꺾이고, 부러졌다.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쓰러져 엄청난 뿌리를 하늘로 쳐들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전쟁 영화 세트장 같은 참혹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길에 가을이 왔다. 참나무 잎이 지고 하얗게 찢어진 상처는 아물어가고 숲은 오랜 후에 다시 상처 받은 몸과 영혼을 추스르고 가다듬고 정리해 갈 것이다. 인생도 그러하다. 나는 그 길에서 새벽길이라는 산문시를 썼다.'까만 오디가 떨어져 있습니다. 툭, 떨어진 모양 그대로입니다. 흰 새똥이 떨어져 있습니다. 똥 부근 흙이 젖었습니다. 거미줄이 얼굴에 걸립니다. 미안하게도 오늘 제가 이 길에 처음 인가 봐요. 때죽나무 흰 꽃잎이 그림자도 없이 가만히 떨어져 있습니다. 바람이 없었나 봐요. 새가 걸어갔습니다. 왼쪽 가운데 발톱하나가 빠졌나 봅니다. 새가 마른 낙엽을 밟고 지나가는 바스락 소리, 배가 고픕니다. 가만 가만 걷는 내 발소리가 들립니다. 다 버리고 내 발소리만 데리고 어디만큼을 갑니다.' ·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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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30 23:02

전북여연 후원회 '평등·평화의 밤'

전북여성단체연합 후원회가 성평등한 가치를 나누고 소박한 나눔을 실천하는 '2012 평등·평화의 밤' 초대장을 건넨다.지난 9월17일부터 10월19일까지 기부 회원을 릴레이로 받은 전북여연 후원회는 30일 오후 6시30분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2012 평등 평화의 밤'을 연다. 이번 행사에는 포크 가수 장필순(49)의 노래 이야기와 전북여연 회원들이 땀을 뻘뻘 준비한 '댄싱 시스터즈'의 '차차차'가 준비된다. 1980년대 여성 포크 음악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장필순은 '어느새'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제비꽃' 등 히트곡이 수록된 음반을 내면서 대한민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꼽히면서 후배 가수들을 통해 수차례 리메이크됐다. 깊어가는 가을 밤, 사람·인생을 노래하는 진솔한 그의 곡들로 가슴이 먹먹해질 수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질 수도 있을 듯. 몸치, 박치, 방안퉁수, 튼실한 전북여연 회원들은 라틴댄스의 열정을 담아 갈고 닦은 '차차차'를 보여줄 예정이다. 조선희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 대표는 "이제 막 발을 떼기 시작해 서툴지만, 감사한 마음과 열정 만큼은 프로선수 못지 않다"고 귀띔했다. 전통문화관 1층 로비에는 에코 나눔 전시도 이어진다. 문의 063)287-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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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10.30 23:02

'제5회 동초대상' 최동현 군산대 교수, 판소리 세계무형유산 등재 결정적 공헌

고흥군·동초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이일주)가 수여하는 '제5회 동초대상'에 최동현 군산대 국문학과 교수(58·사진)가 선정됐다. '판소리 길라잡이'로서 동초제의 뿌리가 된 김연수·오정숙·이일주 명창의 다섯 바탕을 채록·주석·해설해 동초 선생의 소리 전승과 발전에 기여해온 그간의 이력을 보노라면 어찌보면 뒤늦은 수상에 가깝다.고흥국악협회는 선정 이유로 30년 간 판소리 연구에 매진해오면서 민족음악학을 도입했고, '명창론'과 '고수론'을 개척했으며, 여러 음반의 사설 채록을 맡아 주석하는 등 45편 논문, 53권 저서, 36편 음반을 냈으며, 판소리학회장 등을 맡아 판소리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2003년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선정될 때는 신청서 작성의 총책임자를 맡아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최 교수는 "성우향·송순섭·안숙선 등 명창들에게만 주던 상을 연구자에게까지 기회를 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면서도 "내년이 판소리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 10주년을 맞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동초대상은 최초의 근대식 특성을 가미한 판소리로 재탄생시킨 동초 김연수 선생의 고향인 고흥군이 동초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헌신적으로 노력해 국악발전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자에게 주는 상. 동초 선생의 유일한 가르침을 받은 오정숙 명창은 '김연수 바디'를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내면서 전북에서 터를 잡아 제자로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이순단 명창까지 배출해 전북의 판소리가 동초제 일색이라는 불만까지 듣곤 했다.최 교수는 순창 출생으로 1984년 '남민시' 동인으로 데뷔한 문인이다. 판소리 연구에 매진해 '판소리의 미학과 역사', '판소리 이야기', '판소리 연구', '판소리란 무엇인가' 등 판소리와 관련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것 외에도 한영 대역(對譯)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바디별 전집을 완간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30 23:02

전북서 전국 첫 생활예술동호인 페스티벌…예술 사랑 2500명 '멋과 끼로 놀자'

전북지역 문화예술동호인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끼를 축제로 풀어내는 마당이 열린다.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북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협의회(회장 김용주)가 주관하는'전라북도생활문화예술동호회 페스티벌'이 다음달 3일부터 이틀간 전라북도청사 일원에서 펼쳐진다. '멋과 끼로 놀자'는 주제로 진행될 페스티벌에는 전북지역 300여개의 예술동호회에서 2500여명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축제다. 광역 자치단체 단위에서 생활예술동호인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은 전북이 처음이다.전북도는 △생활속의 자생적인 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 △문화예술동호인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 △자생적·자발적 동호회 활동의 지원을 통해 문화향유 확대 △적극적으로 문화를 생산하고 즐기는 문화프로슈머가 되는 동호회원들의 발표의 장이 되고 페스티벌을 통해 도민들의 참여유도 동기를 유발하는 게 페스티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페스티벌은 개회 첫날인 3일 길놀이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각 장르 160개팀 1890명이 참여하는 댄스·합창경연대회, 동호인들의 한마당공연, 다양한 체험의 장, 가족과 함께 하는 어울림 한마당, 14개시군의 만남의 장으로 준비됐다. 또 14개 시·군 동호회원들이 참가하는 합창과 댄스 경연대회가 개최되고, 각 분야별 동호회원들이 직접 꾸며가는 공연이 펼쳐진다. 이와함께 공연장 1층과 도청 본관 1층에서는 미술·사진·서예·시화·공예 등 45개 동호회가 참여한 전시회가 마련된다. 한편, 전북도는 문화복지 시책의 일환으로 생활문화예술동호회 육성을 위해 시군별 지원조직인 사단법인 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를 구성했으며, 시군별 문화코디네이터 1명씩을 배치했다.김용주 회장은 "페스티벌을 통해 동호회원들의 자신감과 성취감을 북돋우면서 더 나은 발전적인 동호회 상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도민들이 만드는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의 모델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30 23:02

2012 여성 불안 극복 프로젝트 - "성폭력 막는 인권감수성 교육 절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주창하는 '여성 대통령론'은 유권자 표심 잡기 일환일까, 정치적 변화이자 쇄신일까.정치적 변화이자 쇄신일까.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를 비롯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여성 유권자들의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여성계는 경제 민주화, 복지, 청년 실업, 가계 부채 등 현안에 파묻혀 여성 공약은 거의 찬밥 신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선을 앞두고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여성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이 느끼는 세대별 불안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 공약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 대표 박영숙·이윤희·조선희)은 이와 관련해 기획'2012 여성 불안 극복 프로젝트'를 통해 여성 유권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청취하고 관련 대안을 몇 차례에 걸쳐 모색해보고자 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지속적인 인권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성범죄의 친고죄와 합의제를 폐지해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사회 성폭력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26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별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성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보고 피해자 지원 중심의 대책을 촉구했다.중앙대 이나영 교수(사회학)는 '성적 폭력, 공포의 확산과 여성 통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성 중심 사회일수록 여성과 사회적 약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사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개인간 폭력에 너그러울 확률이 높다"며 "1960~70년대에도 극단적인 사건은 많았다. 최근 더욱 보도가 집중되는 것은 사회적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보수의 징후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사를 맞듯 모든 국민이 인권·성평등 교육을 필수적,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가는 국민을 가해자로 만들지 않을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더불어 가해자 처벌 위주의 정책에 대한 실효성도 제기됐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소 황지영 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잔혹한 사건으로 전자장치 부착 소급 적용, 화학적 거세, 신상정보 공개 등 다양한 처벌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동 성폭력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처벌제도는 다양하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이라도 실제 15년 정도면 출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소장은 "피해자에게 사건입증 책임을 과중하게 전가하는 상황에서 친고죄와 합의제는 가해자의 협박과 주위의 합의 종용, 피해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등 2차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역설했다. 광주여성의전화 윤하정 성폭력상담실장도 "성폭력 피해자는 사건 담당 수사관과 판사의 인권 감수성 정도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다"며 "가해자는 참고인이나 증인의 지위지만 피해자는 소송기록 열람권, 변호인 선임권 등 공판 참여권 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윤 실장은 "도가니 사건의 경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와 이를 입증하는 증인에게 법정이 재차 진술을 요구, 고통 받고 있다"며 "성폭력 관련법의 일원화, 수사관·재판담당자의 인권감수성과 전문성 확보, 피해 보상권 보장, 관련 부처의 통합과 협조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통해 성폭력을 방지하는 대안도 제시됐다. 전북여성단체연합 조선희 공동대표는 "도시와 건축 공간을 설계할 때 주거 블록의 길이를 짧게 하거나 위험한 길을 줄이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북해바라기아동센터, 성폭력예방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사)전북여성단체연합, 군산여성의전화, 익산여성의전화, 전주여성의전화가 주관했다. 이화정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0.29 23:02

"내 문학을 지탱한 힘은 외로움" 익산출신 소설가 홍석영씨 '전주 백인의 자화상' 무대

"소설은 끊임없이 인생을 묻고 내면 속에서 싸우는 피흘리는 작업입니다."익산 왕궁 출신의 원로 소설가 홍석영씨(82)는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소설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뇌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왜 태어났느냐'고 자신은 물론, 외롭게 자라는 풀 한 포기에게까지 묻는다. 그의 문학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외로움'이었다. 4세때 어머니를, 8세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실제 어려서부터 외로움을 천형처럼 앓고 살았다.전주문화재단이 지난 25일 저녁 완판본문화관에 마련한 '전주 백인의 자화상'에 초대된 노 작가는 8순의 나이에도 제자와 가족, 문인 등 30여명의 지인들 앞에서 정연한 논리와 숫자 하나까지 기억하는 총기를 과시했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씨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소설가 박범신씨를 비롯, 소재호·정군수·강상기·장재훈 시인, 화가인 이승호·박미서씨 등이 참석했다. 수필가 선산곡씨가 창으로 분위기를 돋웠다.그의 문학 인생은 본명인 홍대표(洪大杓) 대신 석영(石影)이라는 이름을 필명으로 갖게 된 이야기로 시작됐다. '몸집은 작은 데 왜 이름은 크냐'는 등 놀림을 많이 받아 등단때 이름을 바꿨다. 월북 작가인 임화 시인의 '현해탄'를 읽으며 피가 끓었으며, 피끓는 마음을 놓아둔 채 돌은 될 수 없어 돌의 그림자가 되고자 '돌 그림자'(석영)로 자신이 작명했단다.신석정·박용래·천상병 시인과 허세욱 박사와의 일화들이 그의 입을 통해 술술 풀어졌다. 특히 석정과는 사제관계가 아님에도 가까이 있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 석정 선생이 전주상고 교사로 재직하던 어느날, 문단생활 40년만에 처음 인정을 받았다고 그래요. '당시 전주남중 2학년 학생이 선생에게 시를 잘 쓴다던데 시 한 번 봅시다'고 당돌하게 말하더란 거예요. 선생이 시를 보여줬더니 학생이 하는 말,'아닌 게 아니라 잘 쓰네'그러더라나요. 소탈하고 인간적이었던 석정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일화입니다."정렬·이광웅 시인 등 좋은 작가들이 너무 일찍 세상을 뜬 것과, 이철균·박봉우 시인 등의 말년 불우한 삶에 가슴이 아팠다고 추억했다."일제시대 전북 출신 작가들의 문학은 있었지만, 전북에서의 문학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해방후 석정 선생이 태백신문 편집위원으로 오면서 전북문단이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후 백양촌 신근 선생이 전북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두 분이 전북문단의 중심 축이 됐습니다"소재호 전 전북문인협회장은 "선생님은 전북문단의 지평을 연 1세대다"며, "고매하고 고결한 인품과, 제자가 담배를 피워도 용납할 만큼 훈훈한 마음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0.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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