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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앞섬마을, ‘보검 매직’ 통했다

유명 배우 박보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보검 매직컬’ 촬영지인 무주군 무주읍 앞섬 마을이 연일 관광인파에 휩싸여 있다. 무주군 무주읍 앞섬 길이 일명 ‘보검 매직’에 걸린 것.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발길로 한적했던 시골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다. 무주군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 tvN 예능 ‘보검 매직컬’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타면서부터 현재까지 평일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 주말에는 500 명 이상이 넘는 사람들이 촬영장을 찾고 있다. 아직도 금요일이면 TV 화면 속에서 초보 이발사 ‘박보검’과 네일 아티스트 ‘이상이’, 그 곁에서 뜨끈한 어묵을 끓이고 바삭한 붕어빵까지 구워내는 ‘곽동연’ 배우가 매주 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청자들을 무주로 이끌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서 왔다는 김 모 씨는 “방송이 너무 생생하고 따뜻해서 강원도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라며 “박보검은 없어도 방송의 온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미용실과 집기, 주민들까지 모두 그대로여서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이종대 앞섬마을이장은 “미용실 셔터맨을 자처하면서 매일 바쁘지만,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앞섬마을이 ‘보검매직컬 미용실(무주읍 앞섬1길 14-5)’을 중심으로 ‘자연특별시 무주’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손님맞이에 마음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촬영 당시의 내외부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촬영지는 매일 개방해 사진 촬영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어죽’을 대표 메뉴로 내건 주변의 식당들도 ‘보검 매직컬’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무주군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촬영지 인근에 약 400여 평 규모의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임시 화장실을 설치했으며, ‘금강 맘 새김길’, ‘복숭아 꽃길’, ‘앞섬 체험센터’, ‘향로산’, ‘반딧불이 서식지’ 등 마을 명소와 연계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 무주
  • 김효종
  • 2026.03.12 20:08

[줌] 벤처 CEO, 부안 농촌의 ‘희망 엔진’이 되다

부안의 넓은 들녘에 ‘벤처’라는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 있다. 부안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이하 추진단) 정우중 사무국장은 과거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을 오가던 벤처기업과 연구소기업의 청년CEO였다. 거친 비즈니스 정글에서 생존법을 익힌 그가 이제는 ‘공감’과 ‘시스템’을 무기로 부안 농촌의 신활력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멈춰있던 농촌 자원에 비즈니스 엔진을 달아 혁신의 성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그를 만났다. △멈춰 선 농촌, 벤처의 시각으로 ‘기회’를 읽다 정우중 사무국장의 커리어는 독특하다. 촉망받던 글로벌 벤처 기업가였던 그는 5년 전, 기술 대신 ‘공감’을, 자본 대신 ‘희망’을 들고 부안으로 뛰어들었다. 왜 농촌이었을까. 그는 “벤처의 핵심은 진짜 문제를 빠르게 발견해 해결하는 것”이라며 “제 눈에 비친 농촌의 소멸 위기는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였고, 역설적으로 가장 큰 비즈니스 기회였다”고 답했다. 그가 마주한 부안은 천혜의 자원을 가졌음에도 ‘브랜딩’과 ‘시스템’이라는 마지막 조각이 부족했다. 외부 전문가의 시각으로 지역을 객관화하고, 벤처 시절의 시장 분석 기법을 이식했다. “안정적인 길보다 가슴 뛰는 혁신을 택했습니다. 부안의 자원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로컬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낮은 자세의 경청’이 만든 32개의 혁신 엔진 그가 부안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낮은 자세의 경청’이었다. 지원기관의 일방적 행정을 지양하고, 작은 행사 하나에도 공청회를 거쳐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제가 하고 싶은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진짜 원하는 것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진심은 통했다. 2022년 9월부터 현재까지 32개의 주민 주도형 활동 조직인 ‘액션그룹’이 탄생했다. 그는 10여 년의 경영 노하우를 잠시 내려놓고 액션그룹이 현장에서 쌓아온 로컬 경험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 꼭 필요한 컨설팅과 교육을 지원했다. 그 결과 주민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부안을 대표하는 인적자원으로 성장하여, 벤처기업에 지정되고 대한민국신지식인에도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 “AI는 대도시와의 격차를 허무는 가장 강력한 도구” 정 사무국장은 더 큰 미래를 향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프라 부족을 극복할 열쇠로 AI(인공지능)를 꼽는다. “주민들이 AI로 업무를 자동화하고 마케팅 한계를 극복한다면, 대도시 벤처기업과 비교해도 충분히 우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추진단은 2025년 주민 대상 ‘AI 활용 영상 제작 교육’을 전국 최초로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는 모든 지원 사업에 AI 교육을 전면 배치해 창업, 관광, 로컬푸드 부문의 농촌형 ‘AI 루키즈(Rookies)’를 육성할 계획이다. △ 부안, 로컬 비즈니스의 테스트베드를 꿈꾸다 이제 정 사무국장의 시선은 부안을 넘어 로컬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향하고 있다.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재들이 모여드는 곳, 농촌 자원이 벤처의 심장을 만나 부가가치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부안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무엇이든 실험해 볼 수 있는 최고의 무대입니다.” 벤처의 열정으로 부안의 내일을 설계하는 그의 손끝에서, 대한민국 농촌의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다. 부안=김동수 기자

  • 사람들
  • 김동수
  • 2026.03.12 19:58

[사설] 현대차 새만금 9조 투자 기대 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새만금 9조 원대 투자는 전북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 산업지형을 바꿀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야심찬 계획이 성공하려면 선결과제가 있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화끈한 지원을 약속했고, 김관영 전북지사도 지역차원에서 전폭적인 협조를 누누히 강조했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첩첩산중이다. 우선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 유입 여부가 사업속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며, 인프라 확충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5만 장의 GPU가 가동될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데 안정적인 전력망(ESS 포함) 구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수전해 플랜트(수소 생산) 및 공장 가동에 필요한 대규모 용수 공급망도 차질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법적, 제도적 규제 혁파 또한 필수적이다. 로봇, AI, 수소 생태계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기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 확대를 통해 일거에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전북도가 ‘새만금 대혁신 TF’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속도감있게 처리한다고 원칙을 확인한 것은 그런점에서 퍽 다행이다. 수천, 수만개의 전문 일자리 창출을 앞두고 있는만큼 전문 엔지니어 및 데이터 분석 인력을 지역 내에서 육성하거나 유입시킬 수 있는 정주 여건 마련도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주거, 교통, 교육, 병원, 문화 환경 등은 사람이 오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문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약속이 실제 인프라 구축과 규제 혁파로 이어지는지가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지난 11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교육과 교통, 인력 양성, 정주 여건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총리실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퍽 다행스런 일이다. 정부는 TF 논의를 통해 현대차 투자 지원 방안과 새만금 산업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방침인데 총리가 “5월까지 종합 지원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한 만큼 보다 전북도민들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조속히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2 19:53

[사설] 민주당 경선 본격화, 정책으로 승부하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이 확정됐다. 김관영 현 지사와 안호영·이원택 의원 등 3인 경선으로 확정된 민주당 전북도지사 본경선은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16일에서 18일까지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전주시장 등 기초단체장 경선 일정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국민참여경선이다. 후보 입장에서는 당내 조직력과 일반 여론 확장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이제 선거는 단체장 후보 경선 국면으로 전환됐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전북의 정치지형에서 선거전은 사실상 민주당 경선에서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당내 후보들에게는 경선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사실상의 본선이다. 또 유권자들에게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 경선이 후보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지역 발전을 이끌 비전과 정책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는 아직도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 흠집내기식 네거티브 공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방식은 후보 개인은 물론 정당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내 경선은 상대를 공격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감소 대응, 청년과 농촌 문제 등 전북이 안고 있는 현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대자동차 새만금 투자 이행과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시급한 현안도 적지 않다. 후보들은 이런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누가 더 나은 정책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 경선은 단순한 당내 선거가 아니다.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지도자를 가려내는 중요한 과정이다. 경선 후보들은 지역발전 정책으로 당당히 경쟁해야 한다. 더 이상의 네거티브 전략은 지역과 당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2 19:53

[오목대] ‘후보 검증’과 ‘당원 주권’

더불어민주당의 당 운영이 대의원 중심에서 당원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23년 12월이었다. 대의원의 1표가 당원 60표의 가치를 가졌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의원 표 가중치를 권리당원의 20배 이내로 제한하는 당헌 개정을 단행했다. 당사자인 대의원들과 지역위원장(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정면돌파로 ‘대의원 1표 대 권리당원 20표’를 관철시켰다. 이재명 대표의 뒤를 이은 정청래 대표는 ‘완전한 표의 등가성’을 주창하고 나섰고, 지난 2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1대 1로 맞추는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당연직 대의원과 지역위원장 추천으로 선출된 대의원들 모두 일반 권리당원들과 똑같이 ‘1표를 가진 대의원’이 됐다. 모든 당원이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원 주권’이 실현된 셈이다. ‘1인 1표제’ 도입이후 처음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는 당원 주권 실현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평가받는 첫 시험대다. 1인 1표제 도입이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시켜 더 좋은 일꾼을 뽑는 계기가 될 것인지, 과거처럼 지역위원장의 하향식 정치와 조직력에 의해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하나나마한 당원 주권이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여러 논란이 ‘당원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후보 검증 결과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고, 표를 가진 당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쟁 후보 흠집내기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활개치고 있다. 경쟁 상대가 ‘정밀심사 대상’이나 ‘하위 20%’에 포함된 부적격 후보라는 등의 네거티브가 설치고, 소문에 휩싸인 당사자들이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적격 통보를 받은 후보는 서로 다른 기준 적용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경쟁 후보의 적격 통과를 문제 삼으며 컷오프를 요구하는 항의도 나온다. 전북도당 공관위의 검증 결과를 중앙당이 뒤집어 검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 주권’의 성패는 ‘후보 검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원들의 바른 선택을 돕는 기준이 될 수도, 혼란을 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천 심사 결과의 외부 유출을 통한 ‘여론 재판’과 경쟁 후보 솎아내기 등의 주장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터져나오는 것은 문제다. 중앙 및 지역정치의 힘에 의해 후보 검증이 영향받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후보 검증’과 ‘당원 주권’은 서로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톱니바퀴다. 문턱은 높이되, 경쟁의 공정성도 보장돼야 한다. 공관위를 향한 외부의 지시나 압력, 기득권과 특혜 요구 등의 차단은 당원 주권 확립의 선행조건이다. 지방선거 공천이 지역위원장의 권력 강화는 물론 차기 당 대표 선거와 맞물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식되지 않으면 정당 민주주의도, 당원 주권도 바로 설 수 없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3.12 19:53

[청춘예찬] 예방은 왜 늘 나중이 되는가

우리 사회는 여전히 대형 사건이 터진 뒤에야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라는 허망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 말 속에는 아쉬움과 분노, 그리고 어딘가 모를 체념이 섞여 있다. 마치 예방은 원래 어려운 일이고, 사고는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전북 지역은 더 이상 마약 청정 지역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하수처리장 실태 분석 결과, 전북의 암페타민과 코카인 검출 농도는 전국 상위권을 기록했다. 위험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필자가 처음 마약 수사관이 되었을 때, 전주지방검찰청에는 마약수사과조차 없어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야 했다. 그 사이 전북 마약 사범 검거 수는 2021년 144명에서 해마다 늘어 250명에 육박했으나, 일선 경찰서에는 전담반이 한 곳도 없었다. 신호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지만, 그 신호를 받아낼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청년 세대의 위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마약 중독 진료 환자는 2020년 557명에서 2024년 828명으로 49%가 늘었으며, 그중 20대는 같은 기간 139.1% 폭증했다. 특히 첫 마약류 사용 계기의 75.9%가 ‘주변인의 권유’이며, 사용자의 75%가 10~20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마약이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계망을 타고 번지는 사회적 전염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마한다. “아직 젊으니까”,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식의 안일한 대응은 신호를 무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시스템 부재의 대가는 혹독하다. 개입이 늦어질수록 사후 비용은 커지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과거 버닝썬 사태나 N번방 사건 역시 사전에 수많은 신호가 있었으나, 이를 무시한 결과 수천억 원의 형사사법 비용을 쏟아붓고도 재범을 막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그럼에도 예방은 늘 후순위로 밀린다. 전북의 마약 중독 재활 전문인력은 단 6명, 치료 보호 기관은 3곳에 불과하다.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마약 관련 형사사법 비용에 비해 예방과 재활 예산은 극히 미미하다. 사고가 터진 뒤 투입되는 수사비와 재판비, 교정 시설 운영비 등은 즉각 숫자로 남지만, 예방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예방이야말로 가장 영리한 경제적 투자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언제 알아차릴 수 있었는가’로 말이다. 약학에서 복약지도가 부작용이 생기기 전 신호를 포착하는 예방의 언어인 것처럼, 마약 대응 역시 예방적 상담 체계를 최우선으로 갖추어야 한다. 중독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어 감옥으로 보내는 방식은 오히려 교도소 내 마약 커뮤니티 형성을 돕는 부작용을 낳는다. 전북과 같은 지역 공동체일수록 신호는 더 빨리 포착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아직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면하기도 쉽다. 지역 중심의 전문 치료 및 재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군 단위 경찰서의 마약 전담 인력을 현실화하는 구조적 결단이 시급하다. 예방은 보이지 않는 성과를 만들지만, 그 보이지 않음이야말로 공동체가 거둘 수 있는 가장 값진 결실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자하지 않는 사회에 안전한 내일은 없다. 사고는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그 예고를 지나쳐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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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2 19:52

[금요칼럼] 아직도 아파트인가

만약 지금 당신의 수중에 10억 원의 투자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할 생각인가? 이른바 서울 요지의 똘똘한 아파트 한 채인가, 아니면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글로벌 기업의 지분인가? 곰곰이 생각한다면 이 질문은 단순히 투자처 선택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우리 사회가 그리고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바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부동산은 소유의 경제학이고, 주식은 참여의 경제다.” 부동산 투자는 입지를 선점하고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게임이며, 감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누워 땡감이 달콤한 홍시로 변해 떨어지기만 바라는 게임이다. 반면 주식은 참여의 적극적인 경제적 행위다. 미래를 주도할 메가 트렌드를 탐색하고,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을 찾고 분석하며 그들의 성과에 동참하려는 적극적인 게임이다. 우리는 불패의 신화라고 믿고 싶겠지만 과거 장기간에 걸친 부동산 자산의 가치 상승은 순전히 인구통계학적 수요에 기댄 결과일 뿐이다. 과거와 다른 아니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달라져야 할, 유망 자산의 향방은 강력한 정부의 의지와 정책 드라이브를 만나 짧은 동요 끝에 자침의 방위는 명백히 부동산이 아닌 다른 곳을 가리킨 채 멈췄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부동산 공화국’이었다. 낮은 보유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갭 투자 같은 높은 레버리지 활용은 아파트를 가장 효율적인 부의 축적 수단으로 유지해왔다. 집값 상승은 근로 소득의 상승률을 압도했고, 자산 격차는 콘크리트 위에서 점점 더 극적으로 벌어졌다. 가계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구조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논의, 초고가 주택 부담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은 부동산을 ‘들고 있으면 가치가 상승하는 수익형 자산’에서 ‘보유할수록 비용이 발생하는 손실형 자산’이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경고음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과거의 공식이 미래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고령화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예상되는 폐해는 더 심각하다. 현금유입은 없는데 보유세라는 현금지출은 지속된다. 자칫 가계의 국민연금을 매년 보유세로 탕진할 수도 있다. 반면 자본시장은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보유세 제로, 제한적 자본이득 과세, 상법 개정을 통한 소액주주 권리 강화는 기업의 이익을 보다 투명하게, 보다 많이 주주에게 환원하도록 압박한다. 자사주 소각 확대, 소액주주 권리 강화, 이사회 책임 제고 등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래된 오명의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다. 신뢰가 쌓이면 자본은 움직인다. 이미 일본 금융시장이 이를 증명했다. 2012년 초 8,400~8,500선에 머물던 니케이225 지수는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주주환원 정책을 거치며 2026년 2월 27일 58,850포인트로 마감했다. 14년 만에 약 7배 상승이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ROE 중심 기업 경영이 기업의 체질을 바꾸자 시장은 냉정하게 재평가로 화답했다. 정책은 방향을 제시했고, 자본은 그 방향으로 이동했다. 세제와 상법은 국가의 경제 철학이다. 한국 역시 토지 보유에 따른 자본이득보다 기업의 성장과 혁신에 참여하는 자본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물론 안락한 주거는 모든 이의 삶의 기반이므로 실거주는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투자의 대상이라면 질문과 답은 달라져야 한다. 정책과 제도의 흐름이 어디를 향하는지 읽어야 한다. 자본은 감정이 아니라 세후 수익률과 성장 가능성을 따라 움직인다. 보유 부담이 높아지는 자산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자산 사이에서 선택의 기준은 점점 명확해진다. 다시 묻는다. 아직도 아파트인가. 아니면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의 성장에 동참할 것인가. 부의 지도는 이미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12 19:52

[기고] ‘9조의 선언’ 새만금, 대한민국 공간 전략의 판을 바꾸다

2026년 2월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체결된 투자협약(MOU)은 단순한 기업 투자 발표가 아니었다.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이 함께한 이번 협약은 약 9조 원 규모의 AI·로봇·수소 기반 산업단지 조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투자금액’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토경제 전략의 방향 전환에 있다. 먼저 왜 지금 새만금인가(공간의 재정의)이다.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생산·인구·자본의 수도권 집붕은 빠른 성장과 높은 효율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동시에 지역 소멸 위험과 성장 불균형을 초래했다. 국토경제학적으로 볼 때, 성장거점이론은 특정 지역에 전략 산업을 집중시켜 파급 효과를 확산시키는 방식을 설명한다. 문제는 그 거점이 늘 수도권에 형성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번 새만금 투자는 다른 지점을 선택했다. 광활한 부지, 재생에너지 잠재력, 확장 가능성. 첨단 산업은 이제 인구 밀집지보다 전력·데이터·공간 확장성을 중시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생산 설비는 오히려 넓은 공간과 친환경 전력이 필수 조건이다. 즉, 새만금은 더 이상 ‘개발 대기지’가 아니라 미래 산업이 필요로 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전략 공간으로 재정의된 것이다. 9조원의 구조는 산업 집적의 설계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 구성은 다음과 같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산업·웨어러블 로봇 생산기지 조성 △200MW급 그린 수소 생산 플랜트 △대규모 태양광 재생에너지 설비 및 이를 통합한 AI 수소 스마트 시티 모델 구현이다. 이 구조는 우연한 조합이 아니다. AI는 연산 능력을, 로봇은 물리적 실행을, 수소는 에너지 기반을 제공한다. 여기에 재생에너지가 결합되면서 에너지 자립형 첨단 산업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클러스터 이론에 따르면 산업의 집적은 비용 절감과 혁신 가속화를 동시에 유발한다. 데이터센터는 연구개발 인력을 끌어들이고, 로봇 생산은 부품 협력사를 형성하며, 수소 인프라는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된다. 9조 원은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설계 자금에 가깝다. 국토 경제적 의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MOU는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정부, 대기업이 동시에 참여했다. 이는 국토 개발이 더 이상 행정 주도의 공급 정책이 아니라, 공공-민간 협력형 전략 투자 모델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고급 일자리 창출과 인재 이동의 방향 전환이다. AI·로봇·수소 산업은 고숙련 인력을 요구한다. 이는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 기반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둘째,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의 분산 가능성이다. 첨단 산업이 반드시 수도권에 위치해야 한다는 전제가 약해지고 있다. 전력과 데이터 중심 구조에서는 입지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셋째, 지속가능한 에너지 모델 구축이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기반 산업은 탄소 중립 시대의 필수 전략이다. 이는 단기 개발이 아니라 장기 국가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투자 발표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국토경제는 ‘조성’보다 ‘운영’에서 성패가 갈린다. 사람이 머물 수 있어야 하고,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새만금은 시험대다 2026년 2월 27일의 협약은 선언이다. 그 선언이 실현될지 여부는 앞으로의 실행 전략에 달려 있다. 만약 새만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지역 개발 사례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토 전략은 수도권 중심의 압축 성장 모델에서, 다핵형 첨단 산업 구조로 전환하는 계기를 맞게 된다. 새만금은 지금 대한민국 국토경제의 미래를 시험하고 있다. /남기환 새만금리더스포럼 감사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12 19:52

현대차 9조 투자 발판…57조 규모 전북 산업 대전환 로드맵 제시

전북특별자치도가 대통령 타운홀미팅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도내 산업 구조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새만금 개발, 인공지능(AI)·에너지, 농생명 산업을 중심으로 총 57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관영 지사는 12일 도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운홀미팅에서 논의된 정부 부처 과제와 관련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전북의 미래 성장을 이끌 4개 분야 57개 프로젝트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전북도가 제시한 사업 규모는 총 57조 7000억원 수준이다. 분야별로 보면 SOC 분야는 새만금 국제공항 적기 개항과 전북권 광역철도 건설 등 15개 사업이 포함됐다. 새만금 기반 조성 분야에서는 새만금 수상태양광 확대와 수문 증설·조력발전 추진 등 9개 사업이 추진된다. 미래 산업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피지컬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등 11개 프로젝트가 제시됐다. 농생명 산업 분야에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추진과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 22개 사업이 포함됐다. 특히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와 연계해 ‘AI 수소시티’ 조성을 추진하는 구상도 제시됐다. 새만금을 인공지능·로봇·에너지 산업이 결합된 미래 산업 거점으로 육성해 기업들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산업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7일 새만금에 인공지능과 로봇, 에너지 기술을 결합한 혁신 성장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2029년까지 약 9조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북도는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도 차원의 대응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정부와 기업이 약속한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며 “행정부지사는 타운홀미팅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를, 경제부지사는 현대차 투자 지원 전담팀을 맡아 추진 상황을 관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현대차 투자 지원을 위해 41개 특례를 담은 전북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특별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도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경쟁자인 이원택 의원이 제기한 ‘내란 방조 의혹’ 공세와 관련해 김 지사는 “의혹은 이미 해명됐고 관련 자료도 당 검증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필요하다면 경선 이후 수사도 자처하겠다고 밝힌 만큼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면서도 “지금은 정쟁보다 정책과 도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3.12 17:26

전북서 처음 만나는 김창열의 ‘물방울’…300호 대작의 압도적 위용

김창열(1929-2021)의 물방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16살에 홀로 38선을 넘고, 21살에 목도한 전쟁터의 비극을 기억에서 닦아내기 위한 ‘생존의 산물’에 가깝다. 피난처 제주에서 경찰관으로 순찰을 돌며 죽음의 공포를 마주해야 했던 청년에게 그림은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평생 물방울 하나에 매달려온 거장의 여정을 담은 기획전 ‘물방울, 존재를 묻다’가 전주아트이슈프로젝트에서 열린다. 전북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물방울 화가’라는 익숙한 수식어 너머, 작가가 평생을 걸쳐 찾아 헤맨 삶의 본질을 추적한다. 캔버스 위에 맺힌 영롱한 방울들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생하지만, 사실은 물감으로 만든 정교한 눈속임이다. 전시를 기획한 한리안 관장은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가의 시선에 주목했다. 거장의 물방울은 반세기 동안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1970년대 작품은 실제 물방울이 맺힌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면, 이후에는 화면 위에서 흐르고 흡수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확장됐다. 1980년대부터는 천자문이나 도덕경 같은 글자 위에 물방울을 얹는 과감한 실험을 시도했다. 1990년대 이후 ‘회귀(Recurrence)’ 연작으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한다. 빽빽한 글자들을 투명한 방울로 덮었고 그 의미를 지워나가는 과정은 복잡한 세상사를 비워내고 맑은 평온을 채우는 수행과 닮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22점의 작품이 1부와 2부로 나눠 선보인다. 50호 크기의 작품부터 벽면을 가득 채우는 300호 대작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거장의 호흡을 더욱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리안 관장은 “거대한 물방울 앞에 잠시 멈춰 서보기를 권한다”며 “물방울이 품은 빛을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일상의 소란함은 사라지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평온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이어진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3.12 17:26

전주 종광대 보상 절차 ‘속도’

후백제 유적이 대거 발견되면서 재개발이 무산된 전주 종광대 토지 보상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주시는 12일 국토교통부의 공공개발용 토지비축사업 대상지에 종광대 토지 등 매입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시는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선정에 따라 이르면 내년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종광대 일원 후백제 도성 부지를 우선 매입하고, 향후 시가 분할 상환 방식으로 재매입할 예정이다. 종광대 2구역은 2008년부터 18년간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추진됐다. 해당 부지에서 후백제 때 축조된 토성과 기와 등이 발견되면서 재개발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매장유산으로서의 보존 가치가 인정되면서 3만 1243㎡에 달하는 면적이 전북도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시는 종광대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토지 매입을 검토해 왔지만, 대규모 토지 보상비 투입에 따른 재정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지급해야 할 보상금이 무려 1095억 원에 달하면서 부담이 상당했던 것이다. 시는 이를 통해 재정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토지 보상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더 나아가 LH가 선매입하는 기간 국가사적 지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적 차원의 보존·정비사업으로 발전시켜 전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단순 유적 보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역사적 가치를 지켜내는 균형 있는 행정을 추진하겠다”면서 “종광대 일대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거점으로 조성해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도 지정 문화유산이 해당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 장관은 “지역 문화유산 보존과 공공개발 정책이 조화를 이룬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공공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3.12 16:59

[기획]정근식 서울시교육감 “2026년은 교육 패러다임 전환 체감의 해…‘경쟁’ 넘어 ‘협력’으로”

취임(2024년 10월) 1년 5개월을 맞은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의 행보가 거침없다. 역사사회학자 출신다운 통찰로 교육을 사회 전체의 맥락에서 짚어내는 그는 2026년을 ‘교육 패러다임 전환 체감의 해’로 선언했다. 또 AI(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시대, 단순한 지식 암기를 넘어선 ‘인간다움’과 ‘협력’의 가치를 역설한다. 더불어 전북을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와의 농촌유학 협력을 통해 도농 상생의 모델을 제시해 온 그는 이제 ‘2040년 수능 폐지’라는 파격적인 미래 설계를 통해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이달 10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그가 그리고 있는 AI 시대에 걸맞는 서울시 교육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대담= 김준호 전북일보 서울본부장 - 취임하신 지 1년 반 정도가 됐는데, 취임 초 제시하신 ‘창의·공감·자치·협력’의 가치가 학교 현장에 얼마나 안착되었다고 평가하십니까. “지난 기간동안 정책을 안착시켰고,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 서울교육청 정책에 참여한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상당히 잘 가고 있다’는 응답이 68%, ‘앞으로 3년 이내에 희망적으로 보인다’는 응답이 83% 정도 나왔습니다.” - 최근 AI가 사회 전체의 큰 변화를 몰고 오면서 교육 현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맞는 교육,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AI 시대 교육의 핵심은 두 축입니다. 한편으로는 독서·토론·인문교육을 강화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AI 활용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질문하는 능력, 토론하는 능력을 기르려면 오히려 고전적인 독서·토론 교육이 더 중요해집니다. 동시에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도 길러야 합니다. 이 두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야 AI 시대 교육이 제대로 갈 수 있습니다.” - AI를 교육 현장에 접목시키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 “AI 시대 교육은 활용 교육과 윤리 교육, 개발 역량 교육이라는 세 축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AI교육센터를 만들고 대학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연세대는 교사 역량을, 서울시립대는 학생 AI역량 프로그램을 맡습니다. 올해 2월에는 이미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있고, 서울과학기술대와는 피지컬 AI 관련 협력도 하고 있습니다.” - 교실에서의 수업 방식도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가 체계도 마찬가지이고요. “옛날처럼 칠판 중심, 필기 중심 수업이 아니라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식을 많이 외우는 것보다 정확하고 창의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에 맞춰 평가도 서술형, 논술형으로 확대합니다.“ - 평가와 관련해 일각에선 AI채점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입니다. AI를 활용하면 평가자의 주관성을 줄일 수 있어 오히려 더 공정할 수 있습니다. 서울형 모델은 교육과정을 먼저 충분히 학습시킨 뒤 기준이 분명한 AI가 채점하도록 합니다. AI가 1차 채점을 돕고, 최종 판단은 교사가 합니다. 현재 교사 채점과 AI 채점의 일치율이 0.8 정도인데, 데이터를 축적해 0.9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일치율은 1에 가까울수록 완벽한 일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0.8은 통계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수준.)” - AI 교육에 대한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학부모들도 ‘AI 인재가 돼야 하니 우리도 AI를 좀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학부모 교육센터, 학부모 학습센터를 더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학부모 지원체계 안에서 그런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한편으론 지나친 AI 의존이 우려됩니다. 교육감께서는 이를 ‘생각의 외주화’라고 표현하시기도 했는데요. “가장 걱정되는 지점이 아이들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AI에게 묻게 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를 ‘생각의 외주화’라고 부릅니다. 예전에는 길을 외워서 찾아갔지만 지금은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만 갑니다. 그러다 보니 지리 감각이 떨어지죠. 글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컴퓨터가 들어오고 나서 손글씨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AI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생각 자체를 AI에 맡기는 인간이 됩니다. 인간이 기계의 주인이어야지, 기계가 주인이고 인간이 종속되는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출발합니다. AI를 제대로 다루려면 무엇보다 질문을 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지식을 많이 외우는 것보다 정확하고 창의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교육의 핵심은 바로 그 질문 역량을 키우는 데 있습니다. 잘못 가면 인간이 주체적 사고를 잃고 기계가 시키는 대로만 사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의 주체성, 근원적인 사고 능력이 기계에 종속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지식 기반 교육에서 역량 기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운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AI 시대의 교육은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배움의 주체는 학생이어야 합니다. 질문하는 힘, 생각하는 힘, 타인과 협력하는 힘, 그리고 책임 있게 선택하는 힘이 교육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입니다. - 이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 있습니까.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기르기 위해서는 첫째, 가치 지향적인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비판적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독서·토론·인문학 교육 2030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습니다. 둘째, 타인과 협력하는 역지사지의 힘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며 공존할 수 있도록 ‘역지사지 토론 모형’을 개발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 강력한 도구일수록 이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책임감’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AI를 교육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안전하게 활용하도록 하는 ‘인간 중심의 AI 교육‘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교육은 더 많은 지식을 주입하는 경쟁이 아니라, 아이들 내면에 잠들어 있는 인간다움을 깨워주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 질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독서·토론·인문학 교육은 바로 이런 점에서 중요합니다. 작품을 읽고 자기 나름의 문제를 설정하고, 질문을 만들고, 서로 토론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단지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책 속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교육으로 가야 합니다. 자유·평등 같은 개념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 현재의 대입 현실을 감안하면, 이같은 교육은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요. "이런 교육이 고등학생과 입시를 앞둔 학생에게는 느슨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대학 입시도 바꿔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대학 서열 구조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서울대, 연고대 식의 수직적 대학 구조를 완화해야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 입시 제도 개편은 국가 차원의 일인데, 서울시교육청의 의지만으로는 버거울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이 문제는 서울시교육청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거점국립대 교수협의회와 함께 대학 입시 제도 개선 논의를 제안해 왔습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진로·융합선택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2033학년도 대입에는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로의 전환을 제안했습니다. 2040학년도에는 학생 수가 크게 줄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능 제도는 폐지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도 했습니다. 교육부는 수능 폐지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서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나머지 방향들은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사교육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근본 방향은 바뀌어야 합니다. 다만 변화 과정에서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 다른 한편에서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혹시라도 AI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AI 디지털 리터러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초등 5학년과 고등 1학년 1만 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올해는 중학교 2학년까지 포함해서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검사할 계획입니다. 또 AI 디지털 리터러시 기초소양교육을 전 학교에 실시하고, AI 디지털 자료를 이용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과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출 계획입니다.” - 다소 결이 다른 질문인데,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학생인권과 교권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인권이 잘 보장될수록 교권 존중도 더 강화됩니다. 인권은 상호 존중에 기초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체벌하고 학생을 억누르는 방식으로는 존중이 생기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존중해줄수록 선생님에 대한 존경도 커집니다. 한국 교실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매우 질서 있는 편입니다. 그런 점도 객관적으로 봐야 합니다.” - 전국 시·도 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협력 사업이 있습니까. “대표적으로 전북·전남·강원도·제주도·인천광역시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농촌유학’이 있습니다. 전북은 매우 중요한 협력지입니다. 2022년 시작 이후 누적 589명의 서울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진안·임실·순창 등은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도시 학생에게는 생태 감수성을, 농촌 학교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도농 상생 모델을 계속 확대할 계획입니다. 농촌 학생은 서울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서울 학생은 농촌 지역의 삶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울교육청과 전북교육청과 같은 협력은 단순한 행정 협력이 아니라 미래교육을 위해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교육감협의회뿐 아니라 교육청 실무 차원의 협력도 더 강화돼야 합니다." - 앞으로 전북교육청과 특별히 협력할 사업이 있으신지.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이 AI 시대 교육의 기본 방향, 농촌유학, 여러 교육협력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 농촌유학 프로그램 같은 다층적 협력을 할 수 있습니다. 협력은 일방향이면 안 됩니다. 전북교육청이 서울 것을 따라오기만 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전북교육청이 개발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서울에서도 받아들이고, 서울이 개발한 진단 도구나 교육 프로그램도 전북과 교류해야 합니다." - 취임 후 일선 교육 현장을 누비고 다니고 있습니다. 교수 출신이라 교육 현장을 잘 모른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전공은 역사사회학입니다. 교육을 단순히 학교 행정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와 연결해서 봅니다. 오히려 보통 선생님들보다 더 폭넓게 본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5개월 동안 200곳이 넘는 현장을 다니며 매번 1~2시간씩 깊게 대화했습니다.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의 핵심은 협력입니다. 선생님·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제대로 된 학교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어떤 교육감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미래를 여는 협력교육’ 서울시교육감 정근식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임기가 끝난 뒤 ‘정근식은 우리 아이들에게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갈등이 아닌 공존의 가치를 가르치려 애썼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서울 교육이 시민의 자부심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정근식은…‘사회학자’에서 ‘서울 교육 수장’으로 1957년 전북 익산 황등 출생. 남성중-전주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형적인 ‘학자형 리더’이다. 전남대를 거쳐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사회사학회장, 문재인 정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우리 사회의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고 역사 인식을 바로 세우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2024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제23대 서울특별시교육감으로 취임했다. 정 교육감의 행보 중 가장 파격적인 것은 ‘2040학년도 수능 폐지’를 골자로 한 대입 제도 개편안이다.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기초학력 보장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대학과의 벽을 허무는 ‘통합적 교육 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교권 보호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대응팀 운영은 교사의 긍지를 회복시키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긴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재선 도전 여부는 교육계 최대의 화두로, 최근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위에 경선 후보 등록을 하면서 재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리=이준서 기자

  • 기획
  • 김준호
  • 2026.03.12 16:44

군산시 대형 계약 10년간 심의 생략⋯전면 재점검해야

군산시의 계약행정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됐다. 군산시의회 김경구 의원은 12일 열린 제28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시 계약행정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난 본회의에서 군산시 계약행정의 문제점인 페이퍼컴퍼니와 수의계약에 대해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시장님께서 나름의 입장을 밝히고, 일부 개선의지를 표명했지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보면 계약행정의 근본적인 개선은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특히 “10년간 반복된 계약심의 생략과 법령위반 의혹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시는 지난 2016년 1월 서면심의 이후 추정가격 1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 다수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계약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담당부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기집행에 해당하기 때문에 심의 생략이 가능했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10년 동안 발생한 수많은 대형계약이 단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조기집행 대상인지, 그러면 계약심의위원은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의원은 “법령이 정한 극히 예외적인 규정을 집행부 스스로 고무줄처럼 늘려 해석하고, 사실상 모든 대형계약에서 계약 심의절차를 지워버린 것“이라며 ”이것은 관행이 아니라 시민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행부는 이제 자의적인 법 해석으로 더 이상 시민을 우롱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군산시 계약시스템과 절차를 뿌리부터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민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의원님께서) 시정질문을 통해 계약업무와 관련해 대안을 주신 만큼 이를 계기로 수의계약 등 계약운영과 선급금 운영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계약 의뢰 시 사전점검 시행 △수의계약 요청절차 강화로 수의계약 제한적 운영 △선금급 최대지급율 하향조정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이 개선방안의 대전제는 신속•정확•투명•공정한 계약행정 운영”이라며 “더불어 예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업체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목적도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부서뿐 아니라 사업부서 전 직원이 개선방안을 철저히 이행해 신속•정확•투명•공정한 계약행정 운영이라는 대전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군산=이환규 기자

  • 군산
  • 이환규
  • 2026.03.12 16:37

전북 농촌주민은 ‘에너지 난민’... 완주군의회, 도시가스 공급규정 개정 촉구

전북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 규정이 타 시·도에 비해 현저히 불합리해 도민의 에너지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완주군의회는 12일 열린 제29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경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에너지 복지 실현을 위한 전북특별자치도 도시가스 공급규정 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현재 완주군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약 63% 수준으로, 전북 평균 보급률(7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에너지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아파트 단지 있는 봉동읍, 삼례읍, 용진읍, 이서면, 상관면 등 5개 읍·면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 나머지 읍면 주민들은 비싼 LPG와 등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건의안의 핵심은 전북자치도의 도시가스 공급 규정이 농어촌 지역 주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전북은 배관 100m당 ‘83세대 미만’일 경우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타 지역과 비교할 때 기준이 높게 책정돼 있다. 이경애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 34세대 △충남 39세대 △전남 45세대와 비교해 최대 2.6배에 달한다. 이 의원은 “이러한 기준은 인구 밀도가 낮은 완주군 농어촌 지역에는 사실상 도시가스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며 “민간 공급업체의 공급 의무 면제를 쉽게 만들어주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일부 지자체는 미공급 지역 해소를 위해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며 “막대한 독점 이익을 누리는 공급업체들이 수익성만을 이유로 배관망 투자를 미루는 것은 도민의 기본권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완주군의회는 이번 건의안을 통해 △타 시·도 수준으로 수용가 시설분담금 세대수 기준(100m당 83세대) 하향 조정 △전북자치도와 공급업체 간 미공급 지역 사업비 공동 부담 협약 체결 △배관망 투자 확대 등을 촉구했다. 이경애 의원은 “에너지 복지는 단순한 기반시설 확충을 넘어 보편적 주거 복지를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전북자치도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완주군의회는 채택된 건의안을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등 관련 기관에 전달하여 실질적인 규정 개정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완주=김원용 기자

  • 완주
  • 김원용
  • 2026.03.12 16:29

우석대학교, 2026학년도 ‘유레카 초청강의’ 대장정 시작

우석대학교(총장 박노준)의 대표 교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유레카 초청강의’가 올해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우석대학교는 12일 전주캠퍼스 문화관 2층 아트홀에서 2026학년도 첫 번째 유레카 초청강의를 개최하며 새 학기 교양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강의에는 재학생과 교직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강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레카 초청강의는 1999년부터 이어져 온 우석대학교의 대표적인 교양필수 강좌로, 매주 목요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외 저명 인사와 본교 출신 선배들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에게 폭넓은 시각과 통찰을 제공하고 미래 진로에 대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강좌의 목적이다. 특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전달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날 첫 연사로 강단에 오른 이충훈 전주MBC 아나운서는 ‘실패에서 배우는 말하기 기법’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충훈 아나운서는 방송 현장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말하기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말하기에서 중요한 요소로 기본, 소재, 구성 등을 꼽으며 “효과적인 말하기는 단순한 전달을 넘어 청중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와 말하기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말하기의 끝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6학년도 유레카초청강의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어질 예정이다. 주요 강연으로는 △송민규 미디어젠 대표이사의 ‘AI 인재상과 AI 리터러시’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의 ‘AX 시대의 기업가 정신’ △정재섭 IBK기업은행 전 부행장의 ‘인생은 두려움, 고민 그리고 용기!’ △최현주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의 ‘우석에서 나를 찾자’ △박진호 고려대학교 교수의 ‘21세기 신기술 XR-Bus와 AI 영화의 세계’ △최원규 네바다주립대학 교수의 ‘경쟁력 개발과 글로벌 인재상’ 등이 예정돼 있다. 우석대학교 관계자는 “유레카초청강의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재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배움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강연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모 기자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3.12 16:26

[딱따구리] 지역투자 헛구호 이제는 끝내야

혁신도시 조성 당시 지역에는 큰 기대감이 있었다. 공공기관들은 연이어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10년이 지났다. 기대감을 가졌던 대학생은 어느덧 청년이 됐다. 변화는 있었을까. 공공기관 이전 이후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금융사나 현대 등 기업들의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실제 투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만금 등에서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기업 이전과 투자 계획이 언급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삼성의 새만금 투자 철회와 혁신도시 자산 위탁사들의 연락사무소 개설이 그렇다. 투자 발표는 화려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투자는 어땠나. 최근 거론되는 투자 분야가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 고도화 산업이라는 점에서 고용 창출 효과 및 지역경제 효과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사람은 없고 로봇만이 가득한 공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금융사들의 혁신도시 투자 발표 역시 정치권의 관심 속에 이어지고 있지만, 그 실체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과거 자산위탁사의 사무실 개설처럼 ‘보여주기식 투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발표나 상징적인 이전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방선거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등장하는 ‘보여주기식 투자 발표’가 아니라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말이 있다. “기업은 이익이 된다면 가지 말래도 간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무슨 이득이 있길래 지방에 투자를 하는 것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인구가 적고, 교통이 불편한 지방에 투자를 하는 기업이 얻고 싶은 것은 전기와 새만금의 땅 그리고 국민연금의 1500조가 넘는 기금일 것이다. 정치인들은 지방분권을 외친다. 기업인들의 생각은 과연 그럴까.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발전되면서 일자리 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지방소멸이라는 말은 더 이상 미래형이 아닐지도 모른다. 성과를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역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투자 발표가 아니다. 껍질을 벗겼을 때 나오는 알맹이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김경수
  • 2026.03.12 16:26

전북 아파트값 ‘나홀로 상승’…매매·전세가격 강세

전국 주택시장이 보합권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북 아파트 시장은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과 일부 지방에서 혼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전북은 상승률 상위권을 유지하며 ‘나홀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2주차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수도권은 0.08%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1% 상승에 그치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반면 전북은 같은 기간 0.08% 상승하며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전북의 매매가격은 전주 덕진구와 완산구, 남원시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8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주 덕진구는 0.23% 상승하며 도내 상승세를 이끌었다. 송천동과 인후동 등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졌고, 완산구 역시 0.12% 상승하며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남원시도 0.14% 상승하는 등 중소도시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다만 익산은 보합, 김제와 정읍 등 일부 지역은 약보합 흐름을 보이며 지역별 차이는 나타났다. 전세시장 역시 전북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9% 상승했으며 지방은 0.07% 상승했다. 전북은 0.14% 상승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주 덕진구(0.26%)와 완산구(0.22%)에서 상승 폭이 컸다. 대단지 아파트와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남원 역시 0.14% 상승하며 전세가격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전북 주택시장이 상승 흐름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수준과 실수요 중심 거래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처럼 투자 수요가 급격히 빠지며 가격이 흔들리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지역 내 실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전국적으로 하락 지역이 늘어나고 지방 상승세도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금리와 입주 물량 등 시장 변수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북은 수도권과 달리 실수요 중심 시장이어서 급락보다는 완만한 흐름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전주를 중심으로 한 핵심 생활권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거래량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6.03.12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