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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지방자치에서 배운다
스위스 지방자치에서 배운다
  • 기고
  • 승인 2016.10.24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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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발전 위해 주민 참여도 높이는 제도 개선 서둘러야
▲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

올해 유럽의 작은 나라 스위스에서는 세계의 주목을 끄는 두 가지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다.

그 하나는 지난 6월에 실시된 ‘기본소득법안’에 대한 것으로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자는 내용이었다. 다른 하나는 9월에 실시된 ‘국가연금법안’에 대한 것으로 국가연금을 현재 및 미래의 모든 수급대상자에게 10% 인상 지급하자는 안이었다. 두 투표 모두 스위스 국민들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자기에게 더 많은 소득과 연금을 주는 복지법안을 스스로 거부하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위스 국민들은 당장 혜택을 더 받으면 좋을 것 같지만 어차피 그로 인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판단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투표가 실시되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세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선심성 복지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때 스위스 국민들의 이 같은 결정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스위스는 세계에서 지방자치를 가장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나라다. 연방정부가 있긴 하지만 그 권한은 극히 제한적이다. 국가와 지방정부간의 권한은 철저히 보충성의 원칙(subsidiarity principle)에 입각하여 기초자치단체에 우선 배분된다.

즉 주민복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무는 기초자치단체인 코뮌(郡)에서 처리하고 코뮌에서 처리하기 힘든 사무에 대해서만 상급 자치단체인 캔톤(州)이 처리한다. 마찬가지로 연방은 연방헌법에 의해 배정된 사무만을 처리하고 캔톤의 역량을 보완해 주는 역할에만 그친다. 이런 의미에서 보충성 원칙은 캔톤과 코뮌의 자치권을 지키는 확고한 이념적 보루이다.

스위스는 또한 주민 직접 민주주의의 전통이 살아있는 나라다. 물론 정부단위마다 의회가 있지만 국가나 지역의 주요 정책현안이 있을 때는 반드시 국민(주민)의 의사를 직접 물어 결정한다.

스위스에서는 연방수준에서 매년 4차례 정도의 국민투표가 실시되고, 캔톤이나 코뮌 등 지방수준에서도 매년 20회 정도의 주민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공공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기의사를 직접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다. 이를 통해 자율과 책임에 바탕한 건전한 민주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인구가 700만에 불과하고 국토면적이 우리의 40%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지만 유럽에서 가장 안정된 정치체제와 8만 불이 넘는 높은 소득수준을 자랑하는 강소국 스위스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법도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직접형 주민참여제도를 많이 도입하고 있다. 주민투표제, 주민소환제, 주민소송제, 주민청구제, 주민참여예산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요건이 너무 까다롭고 대상도 제한적이라 제대로 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투표가 도입된 지 13년, 그동안 실시된 것이 모두 8건에 불과하여 스위스의 한 개 자치단체의 1년 건수에도 못 미친다.

제임스 브라이스경의 말처럼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학생 없는 학교처럼 주민 없는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성숙된 시민의식은 스위스처럼 참여의 기회와 경험이 축적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건전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주민의 직접 참여가 보다 원활해 질 수 있도록 자치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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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6-10-24 00:30:22
외세에 시달리다 영세중립국 선언한 것처럼
조선도 영세중립국을 선언해서 외세를 몰아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