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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스트레스

 

비밀번호 없이는 현대문명의 이기를 활용할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은행 통장, 신용카드, 컴퓨터 단말기, 스마트 폰, 스마트 뱅킹, 공인인증서, 각종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고는 정보유출에 따른 피해를 감수하거나 아예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히 비밀번호 시대라 할 만하다.

 

문제는 비밀번호가 까다롭고 긴 조합을 요구하면서 자신이 설정한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낭패를 본다는 점이다. 과거 4자리 숫자면 충분했으나 영문 대소문자에다 특수문자까지 조합을 요구하는 곳이 많고,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대상이 개인마다 수십 개씩 이르면서다. 자신에게까지 비밀이 된 비밀번호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에 설정했던 유심(USIM)카드의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 적이 있다. 폰에 접근할 수 없게 된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려고 평소 자주 사용하던 비밀번호 4자리를 이리저리 들이댔다. 전화번호, 주민번호, 자동차 등록번호, 회사와 집 전화, 번호키 숫자 등이 총 동원됐으나 허사였다. 결국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그곳에서도 해결책이 없었다. 결국 초기화할 수밖에 없어 폰에 저장된 연락처와 자료 등을 고스란히 날리는 낭패를 경험했다.

 

비밀번호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간편 결제, 모바일 결제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자율형 자동차·홈 자동화 등 사물인터넷(IoT)로 대변 되는 새로운 기술들이 도입될 경우 보안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과거에도 보안은 중시됐다.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가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주로 군사적인 목적이었다. 어떤 메시지를 암호화된 문장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평문으로 바꾸는 작업, 비록 중간에 빼앗기더라도 알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최근에는 메시지의 도청, 송·수신자의 인증, 디지털 사인, 컴퓨터 보안 등 많은 분야에서 필요해져 암호학 학문으로까지 발전했다.

 

정보유출에 따른 피해 증가와 비례해서 보안기술이 크게 발전해왔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접속할 때 공인인증서뿐 아니라 다양한 인증수단이 나오고 있다. 지문·안면인식·홍채·정맥 인증 등 온몸이 비밀번호가 된 생체 인식시대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낭패를 겪는다든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거나, 카드 뒷면에 반드시 서명하면서 비밀번호를 유지해야 한다는 등의 주의를 받지 않아도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다. 비밀번호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것만도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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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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