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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와 언론의 역할
6·13 지방선거와 언론의 역할
  • 기고
  • 승인 2018.03.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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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관련 모든 정보 전달
토론광장 열어 의견 개진
시민들 정치 참여 높여야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촛불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수의 ‘박식한 시민’(informed citizen)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식한 시민’이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공중을 말한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박식한 시민’들이 정치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 때 우리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 언론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박식한 시민’들이 폭넓게 형성될 수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사건은 언론이 살아있어 제대로 된 역할을 한다면 부정부패 권력이 결코 발붙일 수 없고, 건강한 민주주의가 담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를 맞아 각종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국민들이 과거보다는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국민들이 정치문제를 여전히 어렵게 생각하고, 정치에서 소외받고 있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정치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충분치 못하고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정치현안에 대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정보를 갖게 된다면 그들이 벌이는 토론 수준이 높아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국민들 스스로가 이성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정치를 보다 직접적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커진다.

여론은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엔진이다. 그러나 여론을 형성하는 공중들이 선거를 비롯한 중요한 정치현안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나 식견, 정보를 가졌는지가 문제이다.

언론인 월터 리프만(Walter Lippmann)은 “불행하게도 대부분 사람들이 정치 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언론의 뉴스뿐”이라고 한탄한 적이 있다. 정치 현실을 직접 경험하기 보다는 언론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밖에 없는 공중들이 만들어내는 여론이란 결국 언론에서 제기하는 주장에 근거하기 쉽다. 이런 공중들이 갖고 있는 의견들의 집합을 여론이라고 한다면 이때의 여론은 결코 사회적 공공선으로서의 여론이라고 할 수 없다. 과거 히틀러 정권과 무솔리니 정권에서 잘 경험하였듯이 대중의 의견이란 본질적으로 감성적이고 변덕스럽기 때문에 조작당하기 쉽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인이나 언론인 등의 소수 엘리트들이 공중들의 여론을 의도적으로 조작, 선동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결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유권자들이 선거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갖고서 외부의 선동이나 조작에 휩싸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이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에게 지방선거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전달하고, 보도되는 선거 관련 쟁점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선거 관련 토론 광장을 열어주되 반대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후보자와 정당에게도 발표의 기회를 주며, 국민들에게 선거와 관련한 특정 주장이나 입장을 지지할 수 있는 별도의 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론의 선거보도는 정계와 언론계 소리보다는 일반 시민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려줌으로써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과 정치참여(토론, 집회, 투표 등)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보다 충분하고 수준 높은 정보를 갖춘 ‘박식한 시민’이 되어 이성에 근거하여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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