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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놈 위에 현역
나는 놈 위에 현역
  • 김재호
  • 승인 2018.03.21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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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도의회 의원 7명이 단체장 선거에 출마한다며 사퇴했다. 이들은 군산과 익산, 정읍, 김제, 남원 등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군수 선거에 도전하려는 도의원 8명도 조만간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완주를 비롯해 진안, 무주, 장수, 고창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다.

이는 현역 단체장의 입지가 취약하거나 건강상 또는 3연임 제한 규정 등 사유로 불출마하기 때문이다. 견고한 현역 장벽이 무너졌거나 느슨해졌으니, 그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단체장 출사표를 앞다퉈 던지는 것이다.

군산은 3연임 한 문동신 시장이 출마하지 못하니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익산은 현역 정헌율 시장이 민주평화당 소속이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그를 만만하게 보는 형국이다. 익산갑 국회의원 이춘석은 집권여당 사무총장이고, 익산을에 공을 들여 온 한병도 전 국회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이들 거물급이 버티고 있으니,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경선만 통과하면 시장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익산지역 4명의 도의원 중 무려 3명(김영배, 황현, 김대중)이 줄사표 냈다.

정읍과 김제는 시장이 각각 선거법과 업무상배임 등 혐의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중도 낙마한 곳이다. 남원은 현역 시장이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 도의원 출신 이상현·윤승호와 국회의원 출신 강동원 등 정적들 움직임이 활발하하다. 최용득 군수 건강악화설이 파다했던 장수도 그의 불출마로 인해 어수선하다.

전주에서는 전주시와 전북도청에서 고위간부를 지낸 이현웅이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전주시장 경선에 뛰어들었다. 변호사 엄윤상도 전주시장 후보로 나섰다. 도지사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김춘진 전 국회의원이 경선에 나섰다. 정의당 권태홍 예비후보도 뛰고 있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후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도전자들은 저마다 현역 단체장의 허점을 꼬집고, 자신의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현역이 ‘결정적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힘겨운 싸움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현역’이 있다는 건 그동안 선거에서 드러나 있다.

그래서 도전자가 현역 꺾기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란 말이 나온다. 현역은 법이 정한 사퇴시한까지 단체장 신분을 최대한 유지한 채 합법적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도전자는 대로변에서 인사하고 손흔드는 것이 고작이다. 부안 김종규군수는 한때 ’사탕군수’로 유명했다. 그처럼 운동화 끈 질끈 매고 뛰어야 가까스로 현역 방패를 뚫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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