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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반달가슴곰의 귀환 - 파괴하고 복원하는 과오의 사슬, 언제쯤 끊어낼까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반달가슴곰의 귀환 - 파괴하고 복원하는 과오의 사슬, 언제쯤 끊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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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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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흔했던 반달가슴곰 이제 야생에20여마리만이
한때 지천이었던 쇠똥구리 이제 마리당 100만원 호가
한 종 멸종 전체생태계 파괴 회색늑내 복원 사례서 증명
‘오리진’ 저자 리차드 리키 “대규모 멸종 이미 진행중”
▲ 진료받는 반달가슴곰 KF-27과 새끼곰들. 서울대공원에서 자란 KF-23(12살)은 지난 2008년 방사되었으며, 야생에서 새끼를 낳은 것을 확인했다.

물관리일원화를 포함한 드루킹 특검으로 여·야간 신경전이 한창이던 5월 중순, 한편에서는 반달가슴곰 KM53의 수술이 진행됐다. 버스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던 KM53의 수술은 12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야생동물의료센터와 전남대 의료진이 달라붙어,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 사이 복합골절을 고정시켜야 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KM53은 현재 의식을 회복했고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낼지는 회복 경과를 지켜보며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90년대 말부터 진행해온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한 최근의 성과는 무척 고무적이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멀리 러시아와 북한에서 들여온 20마리로 시작해서, 2004년 첫 방사가 시작된 이래 올해 초 태어난 8마리의 새끼를 포함해 총 56마리까지 늘었다. 애초 2020년으로 예상했던 최소 존속개체군 50마리의 목표치가 앞당겨졌다. 현재 추이라면, 10년후 쯤에는 약 100마리 규모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개체 수 증가에 따라 서식지도 확대될 것인데, 지리산을 거점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퍼져나갈 것으로 짐작된다. 이미 2014년 광양과 곡성, 김천 수도산까지 100㎞를 이동했던 사례가 있다. 조만간 지리산과 덕유산 일대 남원과 무주, 진안, 장수에서도 곰을 만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될 것 같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곰과 호랑이는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서식해왔다. 우리는 아직 지난 평창 패럴림픽과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였던 ‘반다비’와 ‘수호랑’을 기억하고 있다. 분명 특별한 인연을 맺은 동물이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수난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과거에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전국에 서식하였으나 일제강점기 해수구제(害獸驅除) 명목으로 대량 포획되었다.

‘조선총독부통계연감’ 기록에 따르면 1915년~1943년 사이 곰 1076마리가 포획되었고, 1950년대 이후 수렵에 의해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지리산 등에서 개체수가 급감하였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절멸되었다. 그간의 서식·분포조사에서 중동부 민통선부터 지리산까지 약 20여 마리 정도가 겨우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멸종 위기는 비단 반달가슴곰만의 문제가 아니다. 흔히 ‘꽃사슴’으로 불리는 대륙사슴과 사향노루, 황새, 따오기, 소똥구리 등 정겨운 이름들이 남획과 서식처 파괴 등의 이유로 이미 멸종했거나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어서, 반달가슴곰처럼 종복원사업 대상이다. 국가가 이들을 보호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9년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지난 해 말까지 지정된 멸종위기야생생물은 모두 267종(I급 60종, II급 207종)이다. 전라북도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지난 2014년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77종이 목록에 올라있고, 우리 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임실납자루나 부안종개 같은 종도 있다.

△파괴와 복원을 반복하는 아이러니

멸종 우려와 보전에 대한 목소리는 우리보다 앞서 국제사회에서도 꾸준히 있어왔다. 세계적인 과학지인 네이처(Nature)는 2200년에 현재의 포유류 25%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기후변화와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지금처럼 지속될 경우 우리 후손들은 표범과 코끼리, 펭귄을 박물관에서나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자원 및 자연보호를 위하여 국제연합(UN)의 지원을 받아 1948년에 국제기구로 설립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들에 관한 적색목록을 작성하여 전 세계국가들의 협력을 끌어내고 있다. 『오리진』의 저자 리차드 리키는 공룡의 멸종에 필적하는 상상 이상의 대규모 멸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도 있다.

한때 회색늑대는 북미대륙 전역에 분포했었다. 그런데 19세기 후반 양과 소를 치는 농장주와 사냥꾼들에 의해 약 200만 마리가 사라졌다. 그들에게 늑대는 악마 같은 존재였고, 마녀사냥 같은 늑대사냥이 벌어졌던 것이다. 1973년 미국 의회가 멸종위기종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킬 즈음 겨우 400~500마리 만이 남게 되었다. 뒤늦게 복원사업이 추진되었고, 1990년대 중반 캐나다와 인근 지역으로부터 66마리의 늑대가 옮겨졌다. 그리고 약 10년 후,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167마리를 포함하여 복원지역에 총 301마리의 늑대가 확인되었다. 늑대의 수가 늘어나면서 예상대로 로키산맥 북부 지역주민들의 피해도 늘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도 벌어졌다. 최상위 포식자의 증가는 풀을 뜯는 엘크(Elk)와 가지뿔영양의 감소로 이어졌고, 황폐해졌던 초원의 식생이 점차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개울가의 사시나무와 버드나무의 군락이 점차 회복되면서 물길이 안정되고 토양침식이 줄었다. 비버들이 다시 댐을 지어 다양한 서식기반이 마련되자, 물고기와 새의 개체수도 늘었다. 늑대가 먹다 남긴 엘크의 사체는 회색곰들을 살찌웠고, 절반으로 줄어든 코요테 때문에 다람쥐와 여우같이 작은 동물들이 늘면서 독수리와 매의 출현도 빈번해졌다. 전문가들은 늑대 복원 이후 훨씬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게 된 국립공원의 생태계가 건강해졌다고 진단했다.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 환경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의 쇠똥구리·명태 채집 공고.
▲ 환경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의 쇠똥구리·명태 채집 공고.

반달가슴곰은 겨우 멸종의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현실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곰과의 공존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까치나 멧돼지와 같은 동물들과의 공존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 과수농가나 지역주민들의 피해도 증가할 것이고, 더러는 한밤중에 쓰레기통을 뒤지는 곰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빈번해질수록 낭만적인 동화 같은 상상이나 민족의식 고취의 의미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건강한 한반도 생태계 회복의 징표라고 설명하는 학자들의 설명조차 달갑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1차 복원사업의 성공소식에도 불구하고, 반달가슴곰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 없는 이유다.

바로 엊그제, 물관리일원화와 관련된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천관리법을 국토부에 존치시키기로 한 부분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반쪽짜리 물관리일원화’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성명서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이며, 지난 과오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4대강 재자연화도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담겨있다. 위기를 만들어 내고, 또 다시 복원을 반복하는 과오를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몇 해 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집 나간 명태를 찾는다’며 마리당 50만원의 사례금을 내건 적이 있었다. 그런가하면 소똥구리 50마리를 5천만 원에 구한다는 입찰공고가 지난 3월, 환경부 홈페이지에 떴다. 한 마리당 백만 원이다. 어른들의 추억 속에 발에 밟히도록 지천이었던 소똥구리가 어쩌다 멸종위기 II급에 지정되고, 종복원 대상 목록에 오르게 된 것일까. 학자들은 1970년대 이후 사료와 항생제로 소를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소똥구리들이 급감했다고 원인을 밝혔다. 이미 우리의 산, 들, 바다에서 무엇 하나 멀쩡한 것이 없어 보인다. /신진철 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장

▲ 신진철 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장
▲ 신진철 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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