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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환 신부 선종 - 전주 중앙성당 빈소 분위기]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지정환 신부 마지막 가는 길
[지정환 신부 선종 - 전주 중앙성당 빈소 분위기]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지정환 신부 마지막 가는 길
  • 김태경
  • 승인 2019.04.14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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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분위기 속 추모 발길 이어져
임실 치즈의 아버지인 지정환 신부가 숙환으로 별세한 13일 전주 중앙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조문을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임실 치즈의 아버지인 지정환 신부가 숙환으로 별세한 13일 전주 중앙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조문을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14일 오전 전주 서노송동 중앙성당 앞,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하나 둘 톡톡 떨어지고 있었다. 디디에 세스테벤스(Didier t‘Serstevens), 우리에게는 임실 치즈로 유명한 지정환(池正煥) 신부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라도 건네듯 빗방울이 하나둘 땅에 내려 앉았다.

성당 정문에는 지정환 신부의 별세를 알리는 검은 바탕의 현수막이 붙었다. 주일 교중미사가 열리는 예배당을 지나 소성당 쪽으로 가니 지 신부의 빈소가 마련돼있다.

“주님. 디디에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빈소 안쪽으로 들어서니 스무명 남짓한 신도와 조문객들이 지 신부의 영정 앞에 둘러앉아 위령기도를 올리고 있다.

중간에 들어온 한 중년 남성은 영정 앞에 서서 두 번 절을 한 뒤 성호를 그었다. 그렇게 무릎 꿇은 채 한참을 기도에 집중하던 남성은 향을 새로 꽂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빈소 뒤쪽 의자에 앉아 기도를 드리던 신도들은 “이 분이 피자 신부님 아닌가”, “좋은 일 많이 하시고 했는데 너무 일찍 가셨다”, “생전에 뵙지 못해 아쉽다”면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오후 5시 입관예절을 앞두고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정동영 의원, 조배숙 의원, 김승수 전주시장, 심민 임실군수, 송지용 전북도의회 부의장 등 지역 정치·사회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한병성 회장은 “지정환 신부님은 단순한 종교인으로서의 사명을 뛰어 넘어 한국전쟁 직후 굶주리는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근본적이 해결법을 고민하신 분”이라면서 “종교로서의 안식과 희망 뿐 아니라 어려운 경제를 해결함으로써 주민들이 생활의 안정을 되찾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생전 지 신부의 행적은 많은 성직자와 신자에게 큰 감명을 남겼다.

영정 속 지정환 신부는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평상복을 입고 있다. 신부라는 직책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어려운 주민들의 삶으로 기꺼이 들어가 부대끼며 ‘함께 잘 사는 법’ 고민했던 참 목자. 특유의 푸근한 미소가 떠오를 즈음, 온종일 찡그리고 있던 하늘에 반짝 밝은 빛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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