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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대학 흔들기
한국농수산대학 흔들기
  • 권순택
  • 승인 2019.06.19 2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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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요즘 전라북도가 처한 현실을 보면 ‘동네북’ 신세란 말이 딱 맞다. 정원이 1500명에 불과한 초미니 대학 하나 놓고 이리저리 패대기를 당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총선을 앞두고 전북 때리기로 표 결집을 노리는 외부 정치세력에도 화가 나지만 지역 현안을 놓고 번번이 네 탓 공방만 벌이는 전북 정치권의 한심한 작태에 더 분노하게 된다.

지난 2015년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은 3년제로 학년당 정원이 550명에 불과한 특수대학이다. LH를 경남 진주로 뺏기고 농진청을 비롯해 농업관련 기관을 받으면서 전북을 농생명융합 중심도시로 조성하려는 취지에서 한국농수산대학도 옮겨왔다.

한국농수산대학이 이제 막 전라북도에 안착하려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지난해 한농대 멀티캠퍼스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이 발주됐다. 명분은 중장기 발전방안으로 청년농 육성과 한농대 기능 및 역할 확대를 내세웠지만 지역별 입학생 불균형 문제도 담고 있기에 영남캠퍼스 설립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올 1월 경남 합천군과 경북 의성군이 한농대 분교 유치를 내걸고 지역 정치권과 연계해 한농대 분할 시도에 나섰다. 현 한농대 총장이 경남 출신이기에 대학 분리는 빈말이 아닐 것이란 추측도 나돌았다. 급기야 지난 12일 경북 영주·문경·예천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영남 분교를 설치하기 위한 한국농수산대학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현실화됐다.

전라북도를 얼마나 만만하게 보았기에 이제 갓 이전한 대학까지 나눠 가지려는 발상을 가졌을까. 만약 한농대가 영남에 있었다면 전북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었을까.

처음 한농대 분할 움직임에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강력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자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농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이다. 농식품부를 관장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전북출신 국회의원이 3명이나 있다. 그럼에도 한농대를 계속 흔들어 대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내년 21대 총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북흔들기는 갈수록 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정치권의 반발과 대응 미흡으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된 전철을 또다시 밟아선 안 된다. 주어진 밥그릇도 못 지킨다면 선출직들은 자리를 꿰찰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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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중리 2019-06-20 10:18:42
농업대 분교주고 과학기술원 유니스트 포스텍 카이스트 같은 분교 받아오면되지
딜할줄도 모르냐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