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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희허락락 전북여성인권영화제, 3일간의 잔치 마무리
제13회 희허락락 전북여성인권영화제, 3일간의 잔치 마무리
  • 김태경
  • 승인 2019.07.07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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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성단체연합 주최, 4~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15편 무료 상영…감독·배우·관객, 소통의 시간도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열세 번째 ‘희허락락(喜, Her, 樂, 樂) 전북여성인권영화제’가 사흘간의 영화잔치를 마무리했다.

지난 4일 ‘해미를 찾아서’(감독 허지은·이경호), ‘증언’(감독 우경희), ‘연락처’(감독 강지이) 등 3편의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6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총 15편 영화를 선보였다.

지난해 시작된 ‘미투운동’으로 더욱 다양해진 여성영화를 더 많이 나누기 위해 상영일을 하루 더 늘린 것도 올해 영화제의 특징.

특히 개막작에는 성폭력, 성희롱, 가정폭력에 노출돼 고통받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가 중심 주제로 떠올랐다. 이 작품들은 여성이 살아가는 ‘장소’, 그 일상의 공간에서 느껴야 하는 공포와 두려움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만드는지 질문했다.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해미를 찾아서’, 회사를 배경으로 하는 ‘증언’,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를 배경으로 하는 ‘연락처’ 속 인물들은 거울처럼 사회현실의 민낯을 보여준다.

‘해미를 찾아서’를 만든 허지은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문단 내 성폭력 소식을 접한 뒤, 지금까지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당장 불길처럼 일어나지 않아도 계속해서 지치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감독과 함께 작업한 이경호 감독도 “성폭력 피해 때문에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 제 꿈을 포기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었다”면서 “그때 제가 받았던 느낌을 영화를 통해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증언’에서 오대리(한해인 분)와 갈등을 풀고 연대하는 주인공 ‘혜인’역의 문혜인 배우는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우경희 감독을 대신해 영화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문혜인 배우는 “각자의 이야기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여성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인 만큼 의미 있게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온갖 이해관계로 둘러싸인 사회에서 내가 영화 속 ‘혜인’의 입장에 있었다면 곤경에 처한 동료를 위해 용기있게 나설 수 있었을까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오대리 역의 한해인 배우도 “제가 맡은 ‘오대리’역은 자기가 처한 피해를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홀로 스스로 맞서고자 했다”면서 “이 인물을 실제로 만난다면 충분히 잘했고, 지금 네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틀리지 않다고 격려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연락처’의 강지이 감독은 “이번 영화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비공개 쉼터에 침입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히며 “처음 활동가들을 통해 사례를 들었을 때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며 무척 참담했다. 그래서 우리만 이 시간을 알아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시나리오를 썼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상영에 이어 5일에는 ‘막달레나 기도’, ‘명호’, ‘핑크페미’, ‘어른이 되면’, ‘자유연기’, ‘새나라의 이선생’, ‘버스’, ‘전 부치러 왔습니다’를 상영하고 ‘낳을 권리, 낳지 않을 권리’를 주제로 씨네톡을 진행했다.

또 6일에는 바디토크, ‘메리 셀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씨네톡을 비롯해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여성영화워크숍을 통해 제작된 단편여성영화 시사회를 갖고 영화 ‘추자’를 상영했다. 이어 영시미 여성영화워크숍참가자들과의 ‘연대를 위한 토크’를 끝으로 이번 영화제는 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신민경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전북여성인권영화제가 13번째를 맞았다. 그간 영화를 통해 수많은 여성들을 만났고 그녀들의 삶을 알게 되고 동질감을 느꼈다”면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여성 연대와 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영화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성숙 대표도 “영화를 보시면서 서로 다른 자리에서 지내고 있는 그녀들과, 그리고 그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항상 잊지 않고 전북여성인권영화제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 여성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연대를 이뤄나가는 전북지역 여성단체의 연합체로서 군산여성의전화, 전북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등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도내 9개 회원단체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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