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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는 쓰레기 마트
돈 주는 쓰레기 마트
  • 권순택
  • 승인 2019.10.16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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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논설위원

버려지는 쓰레기로 쇼핑하는 마트가 화제다. 지난 6월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쓰레기 마트는 빈 캔이나 페트병 등을 가져가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준다.

이 쓰레기 마트에는 자판기와 비슷한 순환자원 회수로봇인 네프론이 설치돼 있어서 사람들이 빈 캔이나 페트병 등 재활용 쓰레기를 투입하면 바로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페트병은 10포인트, 캔은 15포인트씩 적립해주며 이 포인트로 마트에서 에코가방이나 벌집 밀랍으로 만든 친환경 랩, 저온 압착 방식으로 짜낸 참기름 등 30여개 제품을 살 수 있다. 빈 캔 두 개를 가져가면 30포인트를 받아 에코가방 구입이 가능하다.

쓰레기 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냥 버리는 쓰레기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자 너도나도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마트를 찾았다. 많이 올 때는 하루 800명까지 찾았고 지난 9월 5일 운영을 종료하기까지 70일동안 1만5000명이 이 쓰레기 마트를 이용했다.

순환자원 회수로봇인 네프론은 정부 과천청사와 어린이대공원을 비롯 제주 여수 의왕시 등 전국 80여 곳에 설치돼 있다. 폐지를 줍는 노인이 네프론을 이용해 리어카를 구입한 사례도 있고 사람들이 감사의 뜻으로 네프론 위에 편지와 빵 등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 쓰레기 마트는 국내 스타트업 수퍼빈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코카콜라도 수퍼빈의 뜻에 함께해서 업사이클 상품 전시와 판매를 지원했다.

쓰레기로 새로운 문화를 만든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원래 철강회사를 운영했다. 고철을 제련해서 새로운 철을 만드는 것에 착안해서 버려지는 캔과 페트병 등을 재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 그는 연남동에 이어 쓰레기 마트 2호점을 준비 중이다.

우리들이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까지 파괴하는 쓰레기 재앙시대에 쓰레기 마트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쓰레기 재활용에 나서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쓰레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소각장으로 가면서 대기오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무단 투기된 쓰레기는 토양과 하천, 그리고 해양까지 오염시키면서 지구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넘쳐나는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에도 쓰레기 마트를 설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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