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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전기차 지속가능성 있는가
군산 전기차 지속가능성 있는가
  • 권순택
  • 승인 2019.11.05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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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적자생존 경쟁 치열
세계적 기업도 개발 포기 잇따라
자체 기술력 가격 경쟁력 갖춰야
권순택 논설위원
권순택 논설위원

혁신의 아이콘인 영국의 다이슨이 지난달 10일 갑자기 전기차 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3년 전 3조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신개념의 획기적인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엄청난 투자비만 날린 채 사업을 접고 말았다. 제임스 다이슨 회장은 “개발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더는 상업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포기이유를 밝혔다.

다이슨의 전기차 포기는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예견된 일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비교했을 때 비용은 더 많이 들지만 수익은 적은 ‘고비용 저수익’ 구조이다. 여기에 자동차는 약 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전기차는 1만1000개 정도 부품만 있으면 가능하기에 진입장벽도 낮다. 그러니 수많은 신생업체가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적자생존의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다이슨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수많은 업체가 도산했거나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때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던 디트로이트 일렉트릭 브라이트 오토모티브 앱테라 코다 러에코 등이 날아보지도 못한 채 날개를 접었다. 20억 달러를 투자한 피스커는 차량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품질 문제와 경영 실패로 문을 닫았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은 곳은 테슬라가 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막대한 자금만 투입되고 있는 상태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중국도 정부보조금이 줄면서 500여 곳에 달하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고 있다. 중국의 테슬라로 알려진 전기차 업체 니오(NIO)도 지난 4년간 손실이 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적부진으로 주가는 최고가 대비 86%나 폭락했다.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 FDG는 지난 9월에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전기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2030년까지 520억 달러를 투입해 300개 이상 글로벌 모델을 공급할 계획이고 다임러는 117억 달러, 포드도 110억 달러 이상 투자해 전기차 모델 개발에 나섰다. 수소전기차에 주력했던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 41조원을 쏟아붓는다.

이처럼 생존경쟁이 첨예한 전기차 시장에 군산이 뛰어들었다. 옛 한국GM 군산공장 자리에 현대차 협력업체인 (주)명신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과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가 중심이 된 새만금 컨소시엄 등 2곳이 2022년까지 4100억여 원을 투자, 전기차 위탁 생산에 들어간다.

하지만 군산 전기차가 글로벌 전진기지로 발돋움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국 전기차 업체인 퓨처모빌리티의 위탁생산을 맡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 중국 퓨처모빌리티는 군산을 교두보로 한국 시장 선점과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속셈이다. 한국에서 전기차 보조금도 받고 미·중 무역분쟁을 피해 메이드인 코리아로 수출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문제는 명신이 만드는 퓨처모빌리티의 전기차 ‘엠바이트’의 경쟁력이 있느냐다. 아직 양산되지 않아 성능에 대한 검증이 안 된데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차에 대한 선호도도 떨어지고 판매망과 서비스체계 구축 등도 쉽지 않다.

명신컨소시엄은 2023년부터 독자 모델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단순히 전기차만 만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앞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등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과 전기차 생태계 집적화, 막대한 자금 조달능력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명신컨소시엄도 기업의 명운을 걸고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대한민국 전기차의 메카로 비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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