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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된 경유차
천덕꾸러기 된 경유차
  • 박인환
  • 승인 2020.03.30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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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논설고문

최근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경유차의 엔진인 디젤엔진은 1890년대 독일 기술자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에 의해 개발됐다. 경유의 영어 단어인 ‘디젤’도 그의 성에서 따왔다.

디젤엔진은 냄새와 소음에도 불구하고 연비와 힘이 좋은 장점으로 트럭이나 건설기계등 출력이 높아야 하는 대형차종에 주로 이용됐다. 1970년대 들어 유럽에서는 승용차에도 디젤엔진을 장착해 타기 시작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가솔린을 연료로 쓰는 가솔린엔진 보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적다는 점을 들어 ‘클린 디젤’이라고 내세웠다. 당시만해도 최근들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나 매연등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때였다.

우리나라도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경유차를 친환경차로 분류해 주차료와 혼잡통행료 감면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경유차를 권장했다. 값도 휘발유에 비해 싼데다 연비까지 높기 때문에 경유차 이용이 늘면서 점유율이 2012년 42.8%까지 기록했다. 전체 등록 차량의 절반 정도가 경유차였던 셈이다.

경유차는 운행중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등을 배출한다. 경유 자체에는 질소(N) 성분이 없지만 고온·고압상태에서 연소하는 방식으로 공기중의 질소와 산소(O)가 반응해 질소산화물이 생성된다. 반면 휘발유차는 이러한 질소산화물 생성 기회가 적어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은 편이다. 질소산화물은 골치 아픈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하나이다. 산성비를 유발하고, 미세먼지와 연관된 스모그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디젤엔진의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유럽에서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1’제 등을 적용하는 한편 자동차 제조사들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개발 장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5년 폴크스바겐이 이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임을 확인 시켜준 꼴이 됐다. 우리나라도 환경부가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폐지하면서 노후 경유차에 대해서 일정기간에는 운행을 제한하는등 경유차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전북도가 내일(4월1일)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도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단속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한때 연료 소비 효율로 국가적인 장려까지 받았던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미운털이 박힌 것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중소형 경유차는 서민들이 생계용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차종이다. 오염물질 배출 덩어리로 몰아 급하게 퇴출시키기 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저감기술 개발 및 친환경 차 보급과 균형을 맞춰가며 점진적인 시행이 바람직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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