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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發) 식량위기
코로나 발(發) 식량위기
  • 박인환
  • 승인 2020.04.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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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논설고문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침이 없다. 전 세계 감염자가 5일 현재 12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6만6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말 중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지 약 석달 만에 전 세계를 집어 삼키고 있다.

바이러스의 충격으로 전 세계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각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시키면서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됐던 글로벌 경제시스템은 붕괴 일보 직전이다.

전 세계 유통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그 파장으로 식량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물자 이동의 어려움과 자국의 식량 안보를 내세우면서 ‘식량 무기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국제 식량 공급망을 유지하면서 식량 시스템에 미칠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완화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않을 경우 4월과 5월에 식량 공급망의 붕괴가 예상되는 식량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기관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식량위기를 공식 경고 한 것은 FAO가 처음이다.

실제 쌀 주요 생산국을 비롯 농업 비중이 큰 국가들이 최근 잇따라 곡물 수출중단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쌀 세계 3위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으며, 캄보디아도 5일부터 금지를 시작했다. 수출 금지 여파로 국제 쌀 가격은 7년만에 최고로 폭등했다. 태국은 달걀을, 카자흐스탄에서도 밀가루, 야채 등 농산물 수출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도 지난달 쌀, 보리, 밀 등 모든 종류 곡물의 수출을 10일간 정지시켰다.

식량 장벽이 더욱 강고해 질 경우 우리처럼 곡물 자급률이 낮은 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피치그룹 산하의 컨설팅업체 피치 솔루션스는 식량가격 급등에 가장 크게 노출될 나라로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중국과 중동 국가 등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1985년 48.4%에서 2018년 21.75%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 수년째 20%대에 그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주곡인 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로 가축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의 경우 자급률은 1%도 되지 않는다. 옥수수 수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육류 가격파동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코로나19 기세가 언제쯤 수그러들지 기약도 할 수 없다. 세계적 식량 생산과 유통에서 쇼크가 발생하면 우리에게는 생존 차원의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국내 식량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식량 자급률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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