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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은 무리한 조사로 숨진 교사에 사과하라
전북교육청은 무리한 조사로 숨진 교사에 사과하라
  • 전북일보
  • 승인 2020.07.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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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전북교육청 인권교육센터의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사망’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부안 상서중 고(故) 송경진 교사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순직 유족급여를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전북교육청과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 징계 착수가 고인의 죽음에 중요한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사건은 학생인권센터의 무리하고 강압적인 조사와 이를 토대로 징계를 강행하려 한 전북교육청의 미숙한 행정이 낳은 살인행위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만든 기구가 막강한 권한을 남용해 오히려 교사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다. 그러함에도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유족에게 사과 한 마디는커녕 냉소와 변명으로 일관해 왔다.

어찌 보면 이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파문을 일으켰던 부안여고 교사 성추행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역작용으로 무리하게 조사가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다. 당시 부안여고 사건은 이 학교 체육교사 등이 오랫동안 수십 명의 학생들을 성추행하고 내신 등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돼 충격을 주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교사와 학생의 인권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송 교사 사건은 학생이나 학부모 등의 성범죄 관련 신고에 혹여 거짓은 없는지 조심스럽고 접근해야 하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경찰 수사결과 혐의가 없다고 내사종결 처리하고 대다수 학생들도 잘못된 진술이라고 밝혔는데도 직권조사를 강행했다. 또 전북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징계절차를 강행했다. 이에 송 교사는 30년간 쌓은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당하고 더 이상 소명 기회도 없겠다는 판단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상적인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 성범죄는 학교나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자가 범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갖가지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피해자를 회유하는 사례가 많아 조사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성범죄 사건은 조사 결과에 따라 사회에서 매장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어 조사과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쨌든 전북교육청은 이제라도 송 교사의 죽음에 정중히 사과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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