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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 시력 발달
소아의 시력 발달
  • 기고
  • 승인 2020.07.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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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진 전북대병원 안과 교수
이행진 전북대병원 안과 교수

“선생님, 우리 아이 동생이 태어난 지 2개월 되었는데 제 얼굴은 알아볼까요?” 아이의 시력검진을 위해서 병원을 찾아온 어머니의 질문이다. 고도근시로 시력이 좋지 않은 어머니는 아이들도 눈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많아 병원을 찾았다. 아이들은 시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점차 발달하기 때문에 시력이 나쁘더라도 특별한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다. 세상이 흐려보여도 원래 그런 줄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잘 보이지 않아도 표현력이 발달하지 않아 말을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하는 과정 중 아이의 시력발달에 대한 부모의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대학교병원 안과 이행진 교수의 도움을 받아 소아의 시력발달에 대해 알아본다.

 

△ 시기별 시력발달

사람의 시력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점차 발달한다. 시력이란 눈에서 후두엽이 있는 대뇌 피질까지 다양한 구조물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만 형성되는 복잡한 기능으로 정상적인 시력발달을 위해서는 단순한 안구성장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성숙이 동반되어야 한다.
 

눈부터 후두엽까지의 시각경로
눈부터 후두엽까지의 시각경로

출생 직후의 신생아는 미숙한 상태의 시력을 가지고 있으며 단순하고 대비가 큰 물체(예. 엄마의 머리윤곽)만 알아보다가 점차 좀 더 세밀한 부분(에. 엄마의 눈)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 흔히 말하는 시력으로 출생 직후 0.05의 시력을 가지며 생후 첫 2~3개월 동안 가장 빠르게 발달하는 민감기(sensitive period)를 지나 약 생후 3개월이 되면 눈을 맞추고 따라보게 된다. 이후 만 2-3세에 대략 0.6의 시력에 도달하고 지속적으로 시력이 발달하여 만 6~7세 정상 성인의 시력에 도달하게 된다. 만 8~9세경은 소아의 시력발달이 완성되는 최종 시기로 그 이후에는 교정시력이 발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각 시기에 안과검진을 적절하게 받고 시력발달을 도와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검진 시기

어린이들은 시력이 나쁘더라도 특별히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다. 항상 세상을 낮은 시력으로만 봐 왔기 때문에 원래 그렇게 흐린 줄 알지 다른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또렷하게 세상을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시소아안과학회에서는 만 4세 이전에 모든 어린이가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래 항목들과 같이 아이의 시력이 나쁘다는 것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있을 때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안과 검진이 꼭 필요하다.

- 생후 3-4개월이 지나도 눈을 못 맞출 때

- 눈이 가만히 있지 않고 흔들릴 때

- 검은 동자 가운데인 동공이 하얗게 보일 때

- 사진을 찍으면 한눈이 안쪽으로 몰리거나 바깥쪽으로 나가는 등 초점이 맞지 않아 보일 때

- 햇빛 또는 불빛에 과도하게 민감하거나 눈부심을 호소할 때

- 텔레비전 등 사물을 볼 때 가까이 다가가서 보거나 눈을 찡그리고 볼 때

- 눈을 자주 비비고 깜빡거릴 때

- 사물을 볼 때 고개를 좌우 또는 상하로 돌리거나 옆으로 기울일 때

- 부모님을 포함해서 저시력의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 질환이 있을 때

 

△진단을 위한 검사 종류

만 3-4세경 첫 안과 검진을 시행할 때 글자를 모르는 어린이의 시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그림 시표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는 소아의 협조도, 검사방법이나 검사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굴절도수를 알아내는 조절마비굴절검사와 세극등현미경검사, 황반부, 시신경 등을 포함한 안저검사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소아의 검사는 협조가 잘 되지 않고 검사가 쉽지 않아서 숙련된 소아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진정제를 사용한 수면 검사나 전신 마취를 해서 검사를 하기도 한다. 첫 안과검진 후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이후 적어도 매년 시력검진을 하도록 권장한다.
 

시력측정 시 사용되는 글자·그림 시력표
시력측정 시 사용되는 글자·그림 시력표

△시력발달을 위한 치료

시력저하의 원인이 선천백내장이나 녹내장, 안검하수와 같은 특별한 질병이라면 그것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또한 근시, 난시, 원시 등 굴절이상이 있다면 정확한 굴절검사를 시행해서 안경 착용이 필요한지를 결정한다. 안경 착용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망막에 선명한 상을 만들어서 시각이 발달되도록 적절한 자극을 주는 중요한 치료다. 두 눈의 시력차이가 큰 경우에는 시력이 좋은 눈에 일정시간 패치를 붙이는 가림 치료를 해서 덜 좋은 눈을 쓰게 해주는 치료를 시작한다.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않았을 경우 예후

소아는 시력을 포함해서 입체시 등 시기능이 발달하는 시기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력발달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추후에 시력저하를 발견해서 원인질환을 치료하더라도 정상시력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약시가 있다. 약시란 다양한 원인으로 교정시력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인데 소아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라식, 라섹 등과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받아도 시력이 개선되지 않는다. 즉, 시력발달 시기를 놓친 만 10세의 소아가 안경을 끼고 볼 수 있는 최대교정시력이 0.3 이라면 더 이상 시력이 나아지지는 않고 평생 0.3의 시력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치료가 힘들고 일생 동안 지속되는 시각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과 아이와 부모님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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