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교사들 4년째 상대 학교 방문 수업
한국과 일본의 중학교 역사 담당 교사들이 4년째 상대방 학교를 교차 방문, 공동수업을 하고 있어 교육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전주근영중(교장 심규인)에서는 색다른 수업이 펼쳐졌다.
근영중 조은경 교사(41세)와 일본의 스즈키 히토시(55·요코하마 나가타중학교) 등 2명의 교사가 2학년 10개 반 학생과 1학년 1∼3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동수업을 했다.
총 10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수업 주제는 '평화를 사랑했던 양국의 사람들'.
북경 올림픽에 맞추어 식민지 시대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일생을 조명하면서 진행된 수업은 '스포츠 평화교육'. 이와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등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은 주로 스즈키 히토시 교사가 가져온 각종 책자, NHK 방송사진, 자료집 등을 활용해 진행됐으며, 히토시 교사가 설명하고 조은경 교사가 이를 통역하거나 부연설명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손기정에 대해 일본인의 입을 통해 그의 위대한 조국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배우고는 순간 학생들은 숙연하기만 했다.
일본 사회과 교재 편집위원이기도 한 스즈키 교사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을 사랑한 사사카와 다쿠미,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을 구한 일본 경찰서장 오오가와 쓰네키치 등을 집중 연구한 일본사회과 교과연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네스코 활동을 오랫동안 하면서 국제적 안목이 탁월한 조은경 교사는 한국교총 대외협력위원, 한중일 역사회의 대표교사 등으로 활동중이다.
이들 두 교사는 5년전 학술회의 때 만나 해마다 상대 학교를 찾아 공동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은경 교사는 한일공동수업과 관련"여러 이해관계와 해석이 얽혀있는 문제지만 한일공동 역사 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시각이 트이고, 한일교류의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업의 효과에 대해서는 "세계는 어디나 가깝고 또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다양성에 대한 열린태도를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틀간의 수업을 마친 스즈키 씨는 조 교사의 안내로 전주시 서신동 막걸리촌을 찾는 등 한국의 맛과 멋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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