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의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가 소홀한데다 유해성 물질 등으로 학생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인조잔디 보다는 자연의 잔디로 교체했으면 한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55개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인조잔디를 점검한 결과, 모두 9개교에서 갈라짐, 파임, 꼬임 현상 등 하자가 발견됐다. 지역별로 전주 3개교, 익산과 김제 각 2개교, 남원과 고창 각 1개교다.
하자가 발견된 인조잔디는 대부분 설치된지 채 5년도 되지 않아, 7~10년의 내구연한에 크게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수가 필요한 9개교 인조잔디 중 5개교는 업체의 무상보수 기간인 3년이 지나 학교 자체예산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인조잔디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외부기관의 지원을 받아 설치된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설치만 했지 관리가 소홀했다. 순간의 편리성만을 생각해 설치하고 나서 사후관리 책임이 있는 학교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인조잔디는 폭우나 가뭄 등 기후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은 장점이 있다. 또 운동장 표면이 균일하고 반영구적이다. 반면 초기 설치비가 많이 들고 부상의 위험이 크다.
요즘같은 여름 고온기에는 표면 온도가 높아 더욱 위험하다. 더불어 토양오염 등 환경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인조잔디는 중금속과 화학물질 등 석유화학 제품으로 부스러기가 코나 입으로 들어가면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는 인조잔디가 아토피 등 피부염과 가래, 기관지염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또 관리비와 보수비도 많이 든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인조잔디의 원조인 미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잔디의 생육이 불가능한 옥내 정원 등을 제외하고 천연잔디로 교체하는 게 대세다. 지방자치단체나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선의를 가지고 지원했겠으나 이제부터 지원하려면 교육적 차원에서 인조잔디로 해야 할 것이다. 합성섬유로 만든 인조잔디 보다는 천연잔디와 흙을 밟고 자란 아이들이 덜 공격적이고 정서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도교육청도 인조잔디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내구연한까지 인조잔디 관리를 철저히 하되, 이후에는 전면 천연잔디로 교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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