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11-20 20:34 (수)
전주한옥마을의 미래
전주한옥마을의 미래
  • 김은정
  • 승인 2012.09.28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한옥마을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올랐다. 굳이 주말이 아니더라도 상가와 거리, 좁은 골목길까지 번잡해진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 덕분이다. 전주한옥마을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전주시의 전통문화 중심도시만들기를 향한 비전의 출발점이었다. 풍남동과 교동 일원(행정구역 개편으로 지금은 풍남동으로 통합)의 29만6천3백㎡ 영역에 7백여 채의 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한옥마을은 1910년대, 산업화사회로 진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조성됐다. 독특한 공간적 특성도 그렇지만 1백년이란 짧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건물형태나 구조, 골목길 등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비교적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있어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한옥밀집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북촌, 경주와 안동에서도 한옥마을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전주처럼 대규모로, 그것도 도심에 운집되어 있는 형태는 드물다. 일본의 경우, 교토나 가나자와를 비롯해 전통가옥밀집지역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 규모가 전주한옥마을을 따르지 못하거나 종교를 중심으로 집단화하면서 형성된 마을로서의 성격이 짙다. 생활문화의 바탕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전주 한옥 마을의 의미나 가치가 주목 받는 바탕이기도 하다.

전주한옥마을의 지구단위계획에 참여해온 전문가들도 "문화는 과거와 현재 뿐 아니라 미래를 경작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전통문화 또한 그런 연상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며 전주의 한옥마을을 그런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공간으로 꼽았다. 사실 한옥마을의 진정한 가치는 박제화된 공간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창조적 영역이라는데 있다. 한옥마을의 건축물들이 농경사회의 전통적 한옥이 아니라 도시생활이나 도시경제 등 그 환경과 구조에 맞게 발전되어온 '도시형 한옥'이라는 특성 또한 원형의 보존 가치가 우선되는 문화유산과는 또 다른 가치를 생산해낸다. 전주는 한옥마을말고도 풍부한 유무형문화유산과 생태자원이 어우러지고, 또한 그것들이 특정한 공간에 집적되어 있으며, 통일된 역사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거나 특정한 문화적 주제로 묶여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도시적 여건을 주목한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전주를 문화도시 지향형 RIS(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 모델 구축의 가능 조건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지목했었다. 그런데 전통문화도시를 지향해온 전주의 비전을 실현해나가는 바로 그 한옥마을이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공간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고 상업적 변신이 가져오는 화려함과 번잡함의 기운이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한옥마을의 미래도 위태롭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