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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배출한 국내 최고 배드민턴 4인방, 김동문·하태권·이덕준·황선호
전북이 배출한 국내 최고 배드민턴 4인방, 김동문·하태권·이덕준·황선호
  • 위병기
  • 승인 2013.02.08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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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때 만나 의기투합…한국 셔틀콕 정상 견인
 

김동문(원광대 교수), 하태권(국가대표 코치), 이덕준(군산대 감독), 황선호(생활체육지도자). 전북이 배출한 국내 최고의 배드민턴 4인방이다.

이들은 초등학교 코흘리개때 만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동기동창으로 다녔고, 실업팀에서도 함께 울고 웃으며 선수생활을 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 친구들의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라고 할만하다.

1984년 전주진북초 3학년 특별활동 시간에 이들 4인은 배드민턴과 운명적인 인연을 맺게됐다.

처음에는 취미활동의 일환으로 약 40여 명의 학생들이 배드민턴을 배우기 위해 학교 강당을 찾았다.

당시 담당 교사였던 임채경 현 전북배드민턴협회 고문은 배드민턴부를 정식으로 육성하기 위해 체력테스트를 거쳐 선수를 선발했다. 처음에 선발된 선수는 4인방 중 황선호와 이덕준 뿐이었다.

약 6개월뒤 김동문이 운동을 하고 싶다며 친구들이 있는 훈련장을 찾아왔고, 얼마 후 김동문의 권유로 같은 반 친구였던 하태권까지 합세하면서 그들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현대적 기술을 터득했던 임채경 선생의 체계적인 훈련과 열정적인 지도로 이들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6학년 때는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 전 대회를 석권했다.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 단식, 복식 1,2위를 모두 휩쓸면서 초등학교 시절 이미 전국적인 스타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들 친구들은 나란히 전주서중학교로 진학을 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다른 학교 고학년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나 체력이 크게 차이나 성적이 저조했으나 2학년이 되면서 다시 전국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1991년 4인방 모두 전주농림고(현 전주생명과학고)로 진학했다. 전북에서 열린 전국체전때 주목을 받았으나, 부담이 컸는지 예선탈락이라는 쓰라린 아픔을 맛봤고,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당시 감독이던 유성진 현 정읍중 교장과 코치이던 김태종 현 봉동초 지도자가 지옥훈련을 실시한 결과다.

마침내 고교 2학년때 김동문과 하태권이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지금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이듬해(1993년) 이덕준과 황선호도 태극마크를 달게됐다.

초등학교 코흘리개 4명이 고교에 가서 모두 국가대표가 된 것이다. 이들의 진한 인연과 우정은 국가대표 이후 계속 이어졌다. 1992년부터 1993년까지 전 대회 단체전,개인전을 석권했다. 전국체전 2연패의 위업도 만들어냈다.

고교 졸업당시 최고의 몸값을 자랑했던 4인방의 진로를 놓고 한국체대와 한남대에서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친구들과의 우정과 의리, 그리고 전북 배드민턴을 위해 지역에 남았다.

팀이 해체 위기에 빠져있던 원광대학교를 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해체위기에 빠진 팀에는 코치나 감독도 없었다.

하지만 4인방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기에 지도자가 없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도자 없이 선수들만의 힘으로 1학년 때부터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2학년이 되면서 참가하는 모든 대회를 석권했고, 이들은 마침내 전북 4인방을 넘어 대한민국을 책임질 4인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김동문(원광대 교수)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4명의 친구들은 원광대를 졸업할때까지 모든 대회를 석권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졸업을 눈앞에 두고 실업팀 선택 문제로 4인방의 우정과 의리에 금이 갈뻔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숱한 유혹을 뿌리치고 친구들과의 의리를 생각하며 삼성전기팀 입단을 결정했다.

당시 삼성전기로서는 단칼에 4마리 토끼를 잡는 행운을 누렸다.

오늘날 삼성전기가 배드민턴 명가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들 4인방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삼성전기에서 생활하면서 이들은 수년동안 전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김동문과 하태권이 짝을 이뤄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은퇴 이후 김동문은 캐나다 유학을 떠났고, 현재는 원광대학교 교수로 활동중이다. 하태권은 삼성전기 남자팀 코치와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덕준은 군산대학교 여자팀 감독겸 전북배드민턴협회 총무이사를 맡고있다. 황선호는 현재 경기도에서 배드민턴 동호인들을 지도하는 생활체육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이들을 수십년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전북체육회 이대원 전 사무차장은 "만일 이들 4인방이 다시 전북으로 모인다면 침체돼 있는 전북 배드민턴이 훨훨 날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친구들과의 의리와 애향심을 먼저 생각했던 4인방이 힘을 합쳐 전북 배드민턴 발전과 후배 양성에 주력한다면 전북 배드민턴은 단시간내에 다시한번 전국무대에 우뚝 설 것이라는게 그의 소망이자 관측이다.

한 시대를 주름 잡았던 전북 배드민턴 4인방이 과연 다시 힘을 합쳐 새로운 배드민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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