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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군 대둔산 항전지 문화재로 지정하라

대둔산 최후 항전지를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군은 1894년 11월 중순부터 다음해 2월 18일까지 3개월여 동안 관군·일본군에 맞서 싸웠는데, 동부 산간지역으로 숨어들었던 일부 동학농민군들이 최후까지 살아남아 항전하였던 곳 중 하나가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산15-1번지 해발 715m의 거대한 암반의 상단에 자리한 대둔산 최후 항전지이다. 즉 대둔산 최후 항전지는 다른 지역의 동학농민군이 대부분 사라진 이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저항함으로써, 동학혁명의 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암벽등반가들이 아니면 접근하기 힘든 곳에 자리 잡아, 당시 원형이 상당부분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더하다.

 

그러나 이처럼 가치가 상당한 역사적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 됐으나 여전히 많은 관련 유적과 유물 등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전북은 대둔산 항전지 뿐만 아니라 전국 동학혁명 유적지 가운데 가장 많은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그 가치를 홀대하고 있다. 유적지에 대한 더 이상의 홀대를 막고, 가치에 맞는 체계적인 보존 및 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문화재’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시·도지사는 그 관할구역에 있는 문화재로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아니한 문화재 중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둔산 항전지는 등록문화재로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나아가 현재 전북도기념물 등도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완주군 등 관련 자치단체들은 최후 항전지에 대한 현장조사와 학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후 타지역 유적지와 함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것이 요구된다. 모든 자치단체가 어떻게 해서라도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유산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자신들을 알리는 수단으로 독창적 스토리텔링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지금, 전라북도 역시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다양한 문화재가 부족한 전라북도의 경우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거리가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방치한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둔산 항전지 문화재 지정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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