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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민심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의 현장은 승리의 환호와 참패의 아쉬움이 교차한다. 선거 결과는 ‘민심’으로 결정된다. 선거철이 되면 ‘민심’이란 말이 모든 이슈의 중심이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올해 지방선거 결과도 ‘민심’의 척도를 헤아리는 일이 간단치 않다.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야당에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은 민심이 주는 메시지가 미묘하다.

 

그런 중에도 주목을 끄는 민심의 변화가 있다. 교육감 선거 결과다. 5일 발표된 최종 개표 결과를 보니 세종시를 포함한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13개 시도가 진보성향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 2010년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의 성적이 10대 6이었던데 비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룬데 비해 보수 성향 후보들은 단일화에 실패, 각개약진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표의 분열을 가져온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경쟁’보다는 ‘인간적 교육’을 주목한 ‘앵그리 맘(Angry mom)’의 표심이 진보의 압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진보성향 당선자 중 가장 화제가 된 후보는 역시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조희연 후보다. 그는 진보학자로 돋보이는 활동을 해왔지만 후보로 나선 초기, 모든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10% 미만의 지지율로 고전했다. 인지도가 낮았던 탓이다. 그러나 공식선거운동을 하면서 일관되게 구체적인 공약을 앞세운 정책 경쟁을 펼쳤다. 민심의 역전은 투표일 3-4일 앞두고서야 불씨를 당겼다. 그의 면면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아버지를 존경하는 조후보 아들의 편지글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으며, 고승덕 후보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고후보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의 파장이 선거판을 요동치게 했다. 조후보 역시 서울의 ‘민주진보 단일 후보’였다. 애초, 그는 다른 진보인사를 교육감으로 추대하기 위해 나섰다가 출마를 고사하는 선배들 대신 후보가 됐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같은 기적의 9회 말 대역전’은 더 빛나 보인다.

 

전북지역 선거 결과도 들여다보니 의미심장하다. 지역의 거대정당이 자기 교훈으로 삼아야 할 근거가 적지 않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비방과 모함, 선동의 목소리를 내려놓지 않는 이들도 보인다. 선거의 후유증을 스스로 키워가는 격이다. 선거는 상대를 죽여야 자기가 사는 전쟁이 아니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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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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