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야당 텃밭인 전북에서 새정치연합의 공천 후보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무소속 후보들에게 무너졌다. 도지사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송하진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전체 14개 지역 중 7개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됐다.
익산의 박경철, 완주 박성일, 김제 이건식, 진안 이항로, 장수 최용득, 임실 심민, 부안 김종규 당선자가 무소속 후보들이다. 전주 김승수, 군산 문동신, 정읍 김생기, 남원 이환주, 무주 황정수, 순창 황숙주, 고창 박우정 당선자는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김제 지역을 제외하고 13개 지역의 시장 군수들이 모두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던 것을 고려하면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상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약진이 두드러졌고 그동안 6∼7곳에서는 경합이 벌어졌었다.
원인은 복합적일 것이다. 우선 새정치연합의 공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1일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 합당 선언 이후 기초선거 무공천을 놓고 오락가락 했고, 합당 이후엔 자격심사와 경선 룰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특히 경선 방법을 놓고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 했고 공천과정에서 계파 간 지분 안배와 자파 챙기기가 두드러졌다.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은 고함과 욕설, 농성과 무력행동 등으로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이런 게 새정치냐’는 반발과 실망이 크게 솟았고 정치 혐오감으로 이어졌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민심 이탈로 이어진 것이다.
또 하나는 실정에 대한 심판이다. 익산이 그런 케이스다. 2선을 지낸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데도 지역 민심을 끌어안지 못했고 소각장 설치 문제로 지역이 분열됐다. 담당(계장) 자살과 국장 투옥 등 불미스런일도 벌어졌다. 현역인 진안의 송영선 후보도 비서실장 비리 연루 문제로 군수 자리를 무소속 후보한테 내줘야 했다.
민심은 천심이다. 무소속 돌풍은 정당정치 후퇴라는 비판이 있지만 민심은 존중돼야 한다. 일당 독주에 대한 피로감과 국회의원의 공천에 대한 반발도 묻어 있다. 당장 책임론도 표출될 것이다. 정당 대 무소속 7대7의 비율이 지역정치를 살아 숨쉬게 하는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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