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방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한국 축구는 숱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종전 5차례의 월드컵 본선에서 이루지 못한 숙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 한국 축구의 변화된 모습을 ①강력한압박축구 정착(26일) ②골결정력 높아졌다(27일) ③달라진 패스워크(28일) 등 3차례에 걸쳐 출고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운 압박축구.' 18개월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손을 거친 한국축구는 공격진영, 수비진영을 가리지 않고 상대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수비는 수비진영에서 수비수들이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완전히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며 월드컵 4강 신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볼을 빼앗기면 측면공격수와 오른쪽 미드필더, 중앙미드필더 등 3명이 모여들어 상대를 압박하고 중앙으로 연결됐을 경우에는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측면공격수 1명이 그물망처럼 조여 들어간다.
아크 정면을 상대 플레이메이커가 치고 들어오면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여기에다 측면 미드필더가 가세해 상대 공격의 템포를 끊어 놓는다.
위치가 어디인지를 불문하고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포위하면서 원활한 공격을막는 작업, 다시 말해 `압박'이 이제는 보편화됐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태극전사들의 움직임은 이렇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공격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프라인 아래로 잘 내려오지 않았고 오버래핑까지 곁들여지는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하는 수비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공격수들에게 수비도 해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선수들은 수비진영까지 내려오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를 몰라 허둥지둥됐다.
수비진영으로 내려왔다가 공격으로 전환될 때는 공격대열이 재빨리 갖춰지지 않아 어렵게 잡은 공격 기회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토털사커의 나라' 네덜란드 출신답게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의 역할간 `벽'을 없애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수비수도 공격에 가담할 수 있으며 공격수도 수비를 해야만 현대 축구의 흐름에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90분동안 공격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 히딩크 감독의 축구철학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먼저 압박축구를 소화할 수 있는 재목을 찾아 나섰다.
국내 프로축구는 물론이거니와 아마추어 경기가 열리는 곳까지 찾아 가 척박한한국축구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그나마 있을 지도 모르는 재목을 찾느라 눈을두리번거렸다.
히딩크 감독이 발굴한 선수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최진철.
최진철은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여 만 30세였던 지난해 9월 대표팀에 합류했고본선에서는 힘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의 공격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김남일도 주위에서는 `선수도 아니다'는 호된 비난도 있었지만 히딩크 감독은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김남일은 상대 공격의 시발점인 플레이메이커를 꽁꽁 묶는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대략의 선수선발이 끝나자 히딩크 감독의 혹독한 조련은 시작됐다.
압박축구의 기본인 체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체력전담 트레이너를 별도로두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의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났고 중간에 나자빠지는 선수도 있었지만 히딩크감독의 파워프로그램은 그칠 줄 몰랐다.
이로 인해 월드컵 본선 개막을 1개월전에는 태극전사들의 체력은 유럽의 어느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히딩크 감독은 파워프로그램과 함께 세부적인 압박 기술도 가르쳤다.
플레이메이커가 공을 잡았을 때는 어떤 포지션의 선수들이 조여 들어야 하는가,또 측면 공격수가 치고 들어갈 때는 압박형태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야 하는가 등을 상세하게 가르쳤고 친선경기를 통해 소화정도를 점검했다.
한국축구는 이제 세계최고 수준의 체력에 이르렀고 특유의 스피드를 겹합시켜강한 압박이 습관화됐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 한국과 압박축구는 궁합이 맞다는 것도 증명됐다.
이 스타일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는 이제 국내 축구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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