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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통령의 破格

정치 지도자가 TV를 통해 감동의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것은 아마도 미32대 대통령 프랭크린 루스벨트의 노변정담(爐邊情談)이 아닌가 싶다. 그는 1930년대 대공황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TV에 나와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적 대단합을 호소했다.

 

루스벨트는 난로가에 앉아 직접 상대방과 대화하듯이 실업·인플레등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달랠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들을 제시했다. 이 메시지는 TV를 지켜본 미국민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을 한층 두텁게 하는 감명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중매체를 이용한 국민설득이 어느 대중연설이나 의회연설보다도 호소력에서 뛰어났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정적(政敵)들로부터는 ‘무능하고 교활한 정략가’라는 혹평을 듣기도 한 루스벨트지만 그는 뉴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4선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새 정부들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했고 그 반응 또한 신선하다는 평가다. 취임후 두 차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뤄진 대화 프로그램에서 김대통령은 국정현황과 자신의 정치철학을 자세히 설명하고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국민들의 협조를 호소하는등 새로운 정치문화를 정형화(定型化)하는데 성공한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국정의 고비마다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한다는 야당측의 곱지않은 시선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권위주의의 가식을 벗어버린 꾸밈없는 대통령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TV 대화’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대통령은 엊그제 MBC의 ‘21세기위원회’프로에도 출연하여 젊은이들과 대화를 가졌다. 데이트 장소를 소개하고, 테크노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의 주역으로서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도전정신등에 대해서도 충고한 대통령의 활달하면서도 때로 진지한 태도는 참석한 젊은이들은 물론 TV를 시청한 국민들에게도 파격(破格)이 돋보이는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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