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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정치와 ‘陰謀論’

총선시민연대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 발표가 정치판을 들끓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아무개 리스트가 나돌때마다 홍역을 치르곤 하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엄청난 파장과 색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까지 묵묵히 지켜보던 국민과 시민단체가 드디어 화를 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스스로 정화능력을 잃은 정치권에 준엄한 판단과 심판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받아들이는 여야 3당의 입장도 제 각각이다. 새천년 민주당은 16대 총선 공천에 명단을 반영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공천에 선별적인 반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 등 지도부가 대부분 명단에 포함된 자민련은 청와대와 민주당 측의 배후조종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

 

우리의 일상에서 때로는 정말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집단이나 세력의 은밀한 음모에 의해 끌려 다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칼 포퍼는 ‘고통과 재난등이 어떤 강력한 개인이나 집단의 음모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음모론은 사회가 혼란스럽거나 어려울때 등장하기 마련이다. 혼란과 불확실성의 정체를 밝히고 그 이면에 숨겨진 악의 음모를 찾아내겠다는 대중들의 욕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추리 기법을 통해 문화로 표출되는 음모론은 대중을 끓어들이는 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어찌보면 음모론은 처음부터 대중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특성이 시대적 불안과 맞물리면서 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음모를 밥먹듯 하는 정치권이 또 다른 음모론을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다. 본래 정당을 말하는 당(黨)이라는 의미는 검은 무리들이 모여 있는 곳을 말함이 아니던가. 이번의 정치 음모론 시비는 이전투구와 흑색선전, 그리고 상호비방이 난무하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스스로 대변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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